“일본에서 지내던 시절, 해양개발을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을 봤더랬죠. 가능성을 봤습니다. 바다의 잠재력을 깨닫게 된거죠. 공부가 필요했고 대학의 문을 두드리게 됐습니다.”

이 대표의 현재를 이끈 건 일본 방송사 NHK의 모 프로그램이었다. 미래산업이 바다에 있다고 확신한 그는 바다와 관련해 가장 커리큘럼이 풍부한 오사카 긴키대학과 동경수대에서 88년부터 학업에 정진했다. 참치 양식의 세계적 전문가로 꼽히는 무라다 오사마 교수를 만난 것도 그때였다. 95년 귀국한 이 대표는 서울서 생활을 하다 거제로 온지 3년째다. 지난해 처음으로 치어 확보에 성공했고 올해도 수백여마리를 확보한 그는 단신으로, 그것도 노후어선 단 한 척으로 치어 확보에 성공해 양식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국내 해역에서 참치 양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요. 수입으로 그칠 게 아니라 우리도 수출을 제대로 해보잔거죠. 관광산업의 아이템으로도 만들 수 있다 봅니다.”

그는 현재 동부면에서 지내고 있다. 긴끼대 무라다 교수와도 꾸준히 교류한단다. 치어를 양식하는 과정에서 노하우의 차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예를 들었다. 3년간 40kg 수준까지 성장하는 참치 치어 1,000마리를 양식할 경우, 지식 부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 제대로 양식한 참치에 견줘 마리당 3~5kg의 무게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1,000마리로 셈하면 3톤 이상의 무게차가 발생하는데다, 사료도 45톤이 더 소요된다는 설명이었다. 전문가의 노하우가 성패를 좌우할 수 밖에 없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대마도 해역에선 양식 참치가 3년간 50kg까지 성장하기도 하죠. 참돔은 같은 기간 1kg이 늘어나는데 비해 참치의 성장이 엄청남을 알 수 있습니다. 식량자원으로 손색 없죠.”

이 대표는 미래식량자원의 개념에도 참치가 부합한다고 했다. 때문에 하루 빨리 우리만의 노하우를 확립하고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이윤 추구 차원을 넘어 큰 그림을 그리자는 얘기였다. 거제를 만약 전진기지로 삼는다면, ‘참치 선어회’와 ‘참치 낚시’ 등 관광 아이템 창출도 가능할 수 있단 설명도 곁들였다. ‘블루시티 거제’와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다. 양식을 체계화해 수입 대체 효과도 톡톡히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거제지역 정치인과 행정가들이 적극적인 검토를 해야 하지 않을까.

“국내에서 참치 양식 움직임이 본격화된 시기는 불과 4년여 남짓입니다. 한국에서 참치 양식이 가능한지를 타진했던 2006년 세미나가 시초이죠. 일본은 40여년간 연구했어요.”

현재 국립수산과학원이 치어 확보를 통한 양식에서 수정란을 부화시켜 양식할 수 있는 인공종묘기술을 연구, 검토중이라는 사실도 덧붙였다. 아직까지는 참치 양식이 걸음마 단계라는 얘기였다. 정확한 체계를 세우지 못할 경우 일본으로부터의 선진기술 이전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일본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가 그리는 밑그림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예단키 어렵다. 노후어선 한 척과, 선진기술을 단련한 그의 몸이 전부다. 남은 건 거제시와 경남도, 정부의 몫인 셈이다. 완전한 참치 양식의 꿈은 과연 이뤄질까.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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