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국 (주)마린플러스 대표

블루시티 거제, 블루오션 참치, 아귀가 맞다. 국내산 참치 양식의 가능성은 어디까지일까. 최근 이와 관련한 낭보가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부터 남해안에서 ‘국내산 참치(참다랑어)’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던 ‘(주)마린플러스’ 이영국 대표가 참다랑어 치어 600여 마리를 확보해 순치(馴致)중인 것으로 확인된 탓이다. 특히 이 대표는 거제지역에서 활동중이어서 거제를 ‘참다랑어 메카’로 만들 수 있는 장본인으로도 기대를 받고 있다.

선진기술 접목, 양식 노하우 ‘탄탄’
마린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남해안 앞바다에서 참다랑어 치어 600여 마리를 확보했다. 현재 어린 참다랑어는 평균 길이 25~30㎝, 무게 700~800g으로 왕성한 먹성을 보이며 순조롭게 양식장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시험조업에서 50여 마리를 포획했던 이 업체는 이번 조업을 통해 ‘국내 치어’로만 양식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영국 대표는 “국내산 참다랑어 양식이 성공할 수 있는 청신호”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내 참다랑어 양식은 2~3년전 통영, 제주 등 일부 지자체에서 시작하고 있지만 걸음마 단계로 '참치산업'으로 발전을 위해서는 치어의 '자급자족'이 급선무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독자적으로 양식할 수 있을 정도의 어린 참다랑어를 확보한 곳은 마린플러스사 외는 전무한 실정이다.
통영의 경우도 올해 선단을 구성하고 예산까지 지원하면서 참다랑어 확보에 나섰으나 몇 마리만 잡는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국 대표는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참다랑어의 특성과 정확한 이동 포인트를 예측할 수 있어야 어린고기를 잡을 수 있다"며 "이 같은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참다랑어 양식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행정의 적극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국내 다른 지역에서 포획됐던 참치 치어의 경우 통영의 사례처럼 정치망에 우연히 몇 마리씩이 걸려 든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일본에서 치어 포획을 위해 사용하는 어구를 도입, 자신의 노하우로 체질화시켰다. 이 대표는 “작은 것부터 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기술팀장과도 매 시즌마다 상호 방문을 통한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참치 양식 실태, 걸음마 수준
3년 전부터 경남도는 참치 양식에 의욕적으로 뛰어들었다. 통영 지역에서 수산업체들을 중심으로 양식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아직까진 시험단계여서 걸음마 수준이란 평가다. 경남 도는 07년부터 2억원의 사업비를 둘여 한국해양연구원에 남해안 5개소에 해양환경조사, 시설가능 구조물, 자연산 종묘확보와 양식방법, 종묘이송방법 등에 대한 적지조사를 했었다.
일부 수산업체에서 참다랑어를 포획해 가두리에서 기르고 있지만, 완전한 양산단계는 아니라는 것. 대규모 선단을 구성해 포획에도 나섰지만 큰 성과가 없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영국 대표의 이번 성과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종묘생산 기술이 궁극의 과제이지만 현재까진 연구 단계라는 점도, 넘어야 할 벽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앞서 경남도는 참다랑어 양식을 위해 지난해 1개소당 20억원씩, 총 2개소에 40억원 규모의 국비지원사업을 확정했었다. 향후 매년 50억원씩 지원해 100ha의 양식단지를 조성해 어업인 소득증대를 도모한다는 구상이었다. 경남도는 이에 따라 참치 완전양식 기술 개발을 목표로 2008년부터 2014년까지의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태풍 등 기상이변에 대비한 시설 유지와 유해성 적조 대비 및 저가의 사료개발도 추진키로 했고 향후 2020년까지 매년 50억원씩 총 5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양식어장을 외해로 넓혀 100ha를 확보하고, 참다랑어 양식집단화를 통한 고소득 창출을 이룬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반면, 거제시는 이와 관련해 뚜렷한 정책 마련은 없는 실정이다.

‘고부가 가치’ 창출 가능한 참치
참치는 50㎏ 기준 마리당 가격이 250~3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부가 가치를 충분히 띠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해 참다랑어 소비량은 대략 2000t 정도로 알려져 있다. 몸무게가 증가하는데 따른 사료 소비량을 사료계수라고 하는데 참치의 경우 1㎏ 몸무게가 느는데 먹이는 12㎏이 드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성어까지는 2년 정도 걸리고 출하 때 무게는 500~600g에 불과한 우럭에 비해 크게 경쟁력을 지닌다는 것이다. 참치는 눈이 작고 등쪽은 진한 청흑색, 배쪽은 황색을 띈 은백색이나 가늘게 담색 횡대가 있다. 참다랑어는 참치류 중 가장 대형이며, 체장은 3m 내외, 체중은 500kg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부태평양에서 동부태평양, 대서양, 지중해 등 북반구에 서식하며 가장 고위도 및 찬 해역에 분포한다. 최적 수온 10~28℃, 적조·태풍의 영향이 적은 곳이 좋다. 표층 유영시는 10~13km이며, 순간 최대속도는 약 100km, 수명은 25년 정도다. 크기는 체장 2.5~4m, 체중 30~500kg이다. 성장기간은 약 3년이다.

참치 전문가, 이영국 대표는?
이영국 대표는 참성돔 양식에 성공한 전남대 정관식 교수와 함께 수산계통으로 오랜 역사를 지닌 일본 큐슈 긴키대학에서 참다랑어를 비롯한 어류양식 관련 선진기술을 전수받은 독보적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특히 행정 지원도 없이 지난해 50여 마리의 참다랑어 치어 순치에 처음 성공해 주목 받았었다.
그에게 선진기술을 전수한 이는 세계 최고의 참치 양식 전문가로 알려진 일본 긴끼대학 시라하마 수산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무라다 오사무 교수. 무라다 오사무 교수로부터 제대로 된 참치 양식 관련 교육을 받은 국내 인사는 이 대표와 함께 전남대학교 수산해양대학 어류양식학과 정관식 교수 정도다.
이들은 10여년간 일본 긴끼대학에서 무라다 오사무 교수로부터 각종 어류 양식과 관련한 선진 기술을 전수받았고 특히 국내산 참치 양식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4~5년 전부터는 국내에서 정기적 교류를 가지는 한편 일본 시라하마수산연구소의 참치 양식 프로젝트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대표는 “행정에서 참치 양식에 적합한 외해성 가두리 제작비 지원과 함께 이를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소를 지원해 주면 무라다 오사무 교수를 국내 자문으로 모시고, 시라하마수산연구소 한국 출장소를 만들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면서 “이를 계기로 일본과 한국에서의 참치 성장률을 비교, 테스트하는 정책적 연구 교류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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