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지운/KFG 경남BO 부지점장, 재무설계사

공이 구르는 곳에서 수비수·공격수 할 것 없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공 주위를 둘러싸 듯 쫓아다니는 동네축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각자의 포지션과 역할보다는 투지만으로 체력을 쏟다보면 금새 방전되어 결국 경기를 포기하기에까지 이르는 광경을 예전의 한국 축구에서도 보았다.

그러다 히딩크 감독의 강인한 체력과 포지셔닝을 중요시하는 정책 아래 한국 축구의 성공적인 월드컵을 보면서 ‘히딩크식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수식어로 경제·문화 여러 분야에 접목시켜서 교훈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러한 교훈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의 투자모습은 좀 더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강남 부자들의 돈이 어디어디에 몰린다’ 또는 ‘시중 자금이 은행에 몰리는 이유’, ‘연기금이 투자하는 곳을 투자하라’는 식의 뉴스 기사는 귀 얇고 미약한 서민 투자자들의 쫓아가기식 투자를 부추기고 개미투자자들을 현혹시켜 쌈짓돈까지 잃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투자하는 사람은 다른 생각을 한다.

이른바 칵테일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라고 부르는 것인데 이는 많은 소리가 무질서하게 섞여 있는데도 한 가지 소리에 집중하면 그것을 들을 수 있다는 것으로, 선택적 지각(Selective Perception) 또는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고도 한다.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시끄러운 파티에서 신기하게도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는 잘 들리는 것처럼 특정 분야에 투자를 하는 순간 주변에서 듣기 좋은 말만 들리고 주관적인 판단에 빠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려고 마음먹으면 그때부터 투자하려는 부동산이나 주식의 좋은 정보만 들리게 되고 객관적인 정보는 들리지 않게 된다. 특히 과거에 큰 수익을 올렸던 투자자의 경우 다양한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보다는 본인이 선호하거나 좋은 기억이 있는 자산에만 올인 투자를 감행함으로써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내가 산 주식은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고 지금 잠깐 주춤하더라도 곧 오를 것이라는 희망 속에 갇혀서 ‘남들이 손실을 볼 때 내가 찍은 투자는 최소한 이익은 볼꺼야’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소하고 신빙성 적은 정보라 할지라도 한사람이라도 그 정보에 긍정적이 되면 금새 투자 동반자가 되어 마치 보물지도를 발견한 양 주위에 권하게 된다. 그때부터 동네축구가 시작되는 것이다.

정보의 양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사실 문제이다. 그 수많은 정보 속에서 진실과 옥석을 가려내는 것이야 말로 전문성이겠지만 직장인으로, 주부로서 부업수준으로 투자를 하기에는 갖춰야할 기본기와 준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100만원을 소위 ‘땄다’면 공돈이 생긴양 쉽사리 써버리지만 100만원을 잃으면 너무 아까워서 복수의 칼날을 갈며 재투자로 원금이라도 회복하려는 ‘손실혐오’ 상태가 되기도 한다.

결론은,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그 외 금융상품이든 누가 좋다 ‘카더라’식의 흐름에 편승하지 말고 한 번에 하나씩 전문가로부터 배우고 신중히 접근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리라 생각된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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