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지운

2026년 그러니까 앞으로 26년쯤 뒤에 우리 각자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혹은 어떤 옷차림으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하고 혹은 이야기하고 있을까? 거제도엔 조선소가 주업종이니 회사작업복을 입고 여전히 현장에서 혹은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배우자와 가보지 못했던 곳을 다니며 사진도 찍고 여행을 즐기고 있을까. 또는 이미 성인이 된 자녀와 손자들을 가끔 품에 안으며 흐뭇한 얼굴로 지금의 옛이야기들을 회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평온하고 바람직한 미래도 있는 반면에 이미 잠재적 은퇴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은퇴관련 준비상황이 마냥 안정적이지만은 않다. 이미 몇몇 나라들에서는 국가적 차원의 사회 복지제도를 통해 안정적인 노년기를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왔고 그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 예를 들면 최상의 복지국가로 손꼽히는 스웨덴의 경우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독일은 2010년, 이탈리아는 2008년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편성되었다.

초고령화 사회란 유엔 기준에 따라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를 말하는 것인데 그만큼 젊은이들의 부담도 늘고 국가적 지원도 엄청나게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의 경우 2026년을 염두하고 있는데 총 저축률의 추이로 그때를 가늠해본다.

한국의 경우 개인가계 총저축률은 1988년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여 결국엔 현재 은퇴자들의 75%가량은 은퇴 전까지 노후준비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고소득층의 경우 저축률이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저소득층의 개인가계순저축률이 현저하게 낮아서 약 35%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개인가계의 저축률이 이처럼 저조한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은 교육비의 지출이다. 주택마련을 위한 자금지출, 주택마련 이후엔 부동산 자산을 자녀들을 위한 상속자산 개념으로 생각하는 한국의 경우에는 그때서야 다시 저축을 늘려나가야 하는 또 한번의 고비를 겪는다. 결국 젊어서는 학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저축을 못하고 자녀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쯤엔 주택을 넓혀나가기 위해 저축을 못하고 그 후엔 자녀들의 결혼자금을 위해 통장은 잠깐 채워지다 이내 곧 바닥을 드러낸다.

결국 부모들의 노년기를 위한 저축통장은 언제 다시 채워질지 미지수이다. 외환위기 이후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대비로 저축과 투자의 개념은 편안해졌지만 그것이 실제 저축으로 실현되기에는 너무나도 약소하였다. 여전히 최고의 투자는 자녀교육이라는 한국적인 문화가 큰 포석처럼 남아있고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가계자산을 뽑아내려는 금융회사들의 복잡하고 날조된 일부 금융상품들의 폐해가 드러나자 또다시 불신을 던져줬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최근 일렁이는 추세중의 하나는 눈여겨 볼만하다. 가계부를 인터넷 카페나 금융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의 가계부가 점차 사라지는 가운데 재미와 정보를 결합한 온라인 가계부는 권장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를 재차 추천한다면 입금통장, 지출통장, 투자통장 이렇게 세 가지 통장을 뚜렷이 구분해서 통장관리를 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거창하지 않고 실용적인 자산관리가 그 어떤 금융상품보다 나은 100%의 수익률을 올리는 테크닉이라 여겨진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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