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에 한나라당 ‘간판’을 달고 나설 기초단체장 및 도·시의원에 대한 경남도당 공천심사위원회의 ‘옥석가리기’가 끝났다. 그러나 예비후보들 사이에 희비(喜悲)가 갈리면서 당협위원장의 사천 논란과 공심위 무용론 등 공천 결과를 둘러싼 뒷말도 갖가지. 특히 이번 한나라당 공천은 현역 의원이 불과 4명만 살아남는 등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져 교체지수 또한 비교적 높았다. 윤영 국회의원의 김기춘 전 의원(한나라당 구 주류) ‘색깔 빼기’ 의지가 강했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 덕분에 기초의원 나선거구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는 예견된 부작용을 겪었다.

‘공천화약고’ 거제시장 후보 권민호 품으로

이른바 ‘공천화약고’로 불리며 관심도가 가장 높았던 거제시장 후보는 권민호 전 도의원으로 결정됐다. 유승화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은 여론조사 경선의 부당성을 제기하며 합의서 서명을 거부, 중도에 떨어져 나갔고 김한겸 시장과 펼친 두 차례의 맞대결 여론조사에서 총 9% 앞서며 ‘윤(윤영 국회의원)의 남자’로 낙점된 것.

경남도당 공천심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과 대구 등 여론조사기관 두 곳에 의뢰해 이뤄진 이번 여론조사 결과 권민호 예비후보는 각각 53.6%, 50.9%의 지지율로 46.4%와 49.1%를 얻는 데 그친 김 시장을 따돌렸다.
여론조사 수치만 놓고 보면 당초 논란의 쟁점이 됐던 ‘현직 프리미엄’이 거의 힘을 쓰지 못한 결과. 때문에 사실상의 ‘3선 피로감’에 따른 교체 심리가 상당 부분 작용했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유 전 청장은 이번 주말쯤 무소속 출마 여부 등 향후 거취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도의원 1 김일곤, 2 김병원, 3 김선기 확정

도의원 선거의 경우 2·3 선거구 주자가 김병원 김선기 예비후보로 일찌감치 확정된 가운데 두 명이 나선 1선거구(고현·장평·상문·수양동)만 여론조사 경선이 이뤄졌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 1선거구 여론조사 결과 김일곤 예비후보가 52.2%의 지지를 얻어 47.8%에 머문 천종완 예비후보를 근소한 차로 따돌리고 공천장의 주인공이 됐다.

애초에는 당협 조직부장 등을 거치며 한동안 윤 의원 곁에서 바닥을 훑은 천 예비후보가 유리할 거란 관측이 적지 않았으나 정작 민심은 김 예비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김병원 김선기 예비후보는 당내 경쟁자 없이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 무난하게 공천 관문을 통과한 경우다.

기초의원 후보 현역 대거 탈락

각 선거구별로 최소 2명에서 많게는 4명을 뽑는 시의원 선거는 현역 의원이 대거 탈락하는 등 ‘물갈이’ 바람이 거셌다. 특히 옥기재 의장과 옥진표 의원이 속한 나선거구(연초·하청·장목면)는 두 명 모두 공천 과정에서 배제되거나 심사 결과 떨어져 현역 의원이 전멸했다.

가선거구(고현·장평·상문·수양동)는 현역 의원(이상문 이태재)이 시장선거에 도전하거나 중도 사퇴해 자연적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지역. 비례대표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선회한 김정자 의원, 반대식 전 의원, 라선거구(당초 다선거구)에서 옮긴 유수상 의원, 이형철 씨 등 4명이 공천을 따냈다.

‘현역 학살’로 공백이 생긴 나선거구는 뉴페이스(정치신인)로 채웠다. 신임생 윤부원 씨가 지역 정치권의 전면으로 나서게 된 것. 당협위원장의 의중으로 대변되는 윤심(尹心)이 크게 작용했을 거란 분석이 대체적이다. 공천에서 탈락한 4명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진풍경이 벌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거제의 ‘진보 벨트’로 꼽히는 다선거구(옥포1·2동)는 인물난을 겪다 우여곡절(?) 끝에 후보자를 찾아낸 경우. 덕분에 기초의원 5개 선거구 중 유일하게 정수(2명) 공천에 실패했다. 민노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 성향이 강해 한나라당 주자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떨어진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지역. 이번이 첫 도전인 전기풍 예비후보가 얼마만큼의 본선 파괴력을 보여줄지 관심거리다.

강연기 의원과 황종명 전 의원이 공천 자리를 꿰찬 가운데 남은 한 장을 두고 여론조사 경선이 진행된 라선거구(거제·둔덕·사등·남부·일운·동부)는 박호영 씨가 선택됐다. 지역 안배에 따라 선거구 안에서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사등 거제 일운 등 상위 세 곳에서 각각 한 명씩 공천을 받은 구도.

세 명이 경합을 벌인 마선거구(능포·마전·장승포·아주동)에선 여론조사 경선을 거쳐 윤동원 김두환 예비후보가 공천자로 확정됐다.

이동열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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