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거제시장 후보가 3배수로 압축된 가운데 벌써부터 이번 6.2 지방선거를 둘러싼 공천 후유증이 예고되고 있다.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된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가 하면, 각 선거구 마다 적잖은 파열음이 터져 나와 ‘탈락자 연대’ 등 이합집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초의원 후보의 경우 상당수 선거구는 당내 여러 주자 가운데 특정 인물이 심심찮게 거론되며 공심위의 공식 발표가 있기도 전에 이미 내정된 것처럼 말들이 나돌아 공천 후폭풍 또한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시의원 나선거구에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던 옥진표 시의원은 지난 6일 공천신청을 철회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지방선거 입후보예정자 가운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한 건 옥 의원이 처음이다.

‘당 공심위에서 심사받을 이유가 사라졌다’는 게 보도자료를 통해 그가 밝힌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실상은 공천받기 힘든 상황에서 택한 정치적 돌파구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자신의 선거구를 후배에게 물려주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 출마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는 얘기도 파다하다. 사실 옥 의원 입장에선 말이 좋아 전략공천이지 도박에 가까운 모험과 다름없는 셈이었던 것.
때문에 선거를 코앞에 둔 늦은 시기에 지역정서마저 사뭇 다른 선거구에서 출마하느니 무소속으로 돌아선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현역 의원 중 ‘물갈이 대상’에 포함되는 숫자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탈락의 쓴잔을 마신 이들 또한 옥 의원과 같은 대열에 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부는 반발 심리가 강하게 작용해 한나라당 주자의 대항마를 자처하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결국 이렇게 되면 최종 공천 결과에 따라 이른바 ‘윤영 대 반(反) 윤영’ 구도의 집안싸움 양상으로 번지며 보수층 분화를 불러와 선거판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도 당 공천을 받지 못한 예비후보의 무소속 출마 선언이 잇따르며 혼전이 벌어졌었다.

‘공천 화약고’로 불리는 거제시장 후보 공천 역시 민감한 문제다. 권민호 김한겸 유승화 예비후보 등 3명으로 좁혀진 상태지만 탈락한 주자들의 향후 행보 등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 하는 것. 잠재적인 불만 요인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잠재우느냐에 따라 한나라당 공천 후유증의 내홍 또한 강도를 달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열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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