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돌려 막기’ 악순환에 빠진 거제지역 초등교육이 비로소 ‘교사 양성소’라는 오명을 벗을지 주목된다. 정년퇴직, 전출 등으로 매년 경력교사가 떠난 빈자리의 상당수를 신규 임용된 새내기 교사들이 대신하던 예의 모습이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3월 1일자 초등교원 인사에서 첫 근무지가 거제로 배정된 신규 임용 교사는 전체 86명 가운데 단 한 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두 차례의 초등교원 인사발령(3월 1일, 9월 1일)을 통해 신규 임용된 교사 410명 중 가장 많은 70명(17%)이 거제로 배정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격세지감(隔世之感)을 실감케 하는 수치인 것.

앞서 2008년 초등교원 인사(3월 1일자)에서도 전체 새내기 교사(322명)의 23%인 74명이 ‘거제의 교단’에서 첫 교편을 잡은 것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변화다.
특히 이번 신규 임용은 규모면에서도 역대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신규 임용된 86명 중 합천이 22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거창 19, 남해 18, 고성 13, 창원 2명 등의 순이다. 사실상 거제교육청이 생긴 이후 가장 적은 숫자의 새내기 교사가 발령 난 셈.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예년에 비해 지역 초등학교의 학급 수가 다소 줄었고, 도내 신규 임용 규모도 대폭 감소한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학급 수가 감소하면 그 숫자만큼의 담임교사 뿐 아니라 전담교사 등 해당 학교의 전체적인 교사수가 덩달아 줄어든다고 교육청 관계자는 전했다.

올해 지역 초등학교의 학급 수는 전체 679학급으로 지난해(691학급)에 비해 12학급이나 줄었다. 12명 이상 교사 숫자가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도교육청의 신규 임용 규모 또한 전년보다 급감, 새내기 교사들의 일터가 상당부분 줄어든 것도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해마다 차이는 있으나 적게는 60명에서 많게는 100명 정도의 신규 임용 교사들이 거제로 발령 나는 추세였는데, 적은 수의 교사를 새로 뽑다보니 거제로 배정되는 숫자도 자연스레 감소한 것이란 진단.

실제 지난해엔 신규 임용 규모가 410명에 달했고, 2008년에도 300명이 넘는 새내기 교사를 도내 각지로 발령 냈었다.
이밖에 타 시군에서 거제로 오는 전입교사의 수가 예년보다 많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새내기 교사의 경우 3~4년 정도 거제에서 경험을 쌓은 뒤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창원, 마산 등 도내 타 도시나 연고지 초등학교로 근무지를 옮기는 경우가 허다했다. 올해도 시군 간 전보 및 시도 간 교류를 통해 작년(61명)과 비슷한 수준인 64명의 교사가 딴 곳으로 전출됐다.

하지만 경력교사의 전입 숫자는 지난해 22명에서 올해 48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상당수 빈자리가 고참들로 채워지면서 예의 대규모 신규 임용이 필요치 않았던 셈.
거제교육청 관계자는 “당초엔 신규 임용이 3~40명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1명만 배정돼 상당히 놀랐다”며 “교육청이 생긴 이래 최소 인원인 듯 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관내 초등학교 학급수가 감소하고, 전입교사가 늘어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규 임용 규모가 줄어든 것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앞으로 지속될지는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동열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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