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관내 중고등학교의 교복가격이 경남도내에서 가장 비싸다고 한다. 지난 달 29일 참교육이 발표한 거제 관내 중고등학교 교복가격과 경남도가 발표한 도내 20시군별 교복가격을 보면 10만원 이상의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각 지역별 차이가 두드러지는 현상을 품질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그 차이가 대단히 심각하다. 지금 이대로라면 아이 하나를 졸업시키기 위해 교복에 들어가는 비용이 동·하복, 춘추복에 여벌까지 계산해 100만원이 넘을 지경이다.

거제에는 현재 4개의 대형 브랜드 등 5개 업체가 교복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들 대부분이 거제뿐만 아니라 경남, 전국 등에 교복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별 가격차에 따른 품질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교복이 기성복 형태로 제작되는 특성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가격차는 지역 내 업체들 간 담합 등 다른 불순한 요인이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지역간 가격차를 없애고 가격의 거품을 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공개 입찰을 통한 업체간 선의의 경쟁을 유발하는 방법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량구매 이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특히 교육당국이 직접 나서 이러한 대량구매을 주도할 경우 교복의 가격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 품질은 기존대로 유지한 채 학생들이 교복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대량구매를 통해 가격을 줄이고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는 우리지역 주요 업체들의 작업복 구매의 예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의지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이미 교복을 공동구매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이미 서울시 전 학교에 공동구매를 지시했다.
하지만 경남도와 거제시 교육당국은 복지부동이다. 교육당국이 적극 움직이지 않으니 학부모들은 공동구매를 하고 싶어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거제지회는 성명서에서 학교장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학부모들이 발 벗고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만큼 교육행정이 경직돼 있으며 학부모들을 향해 권위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맹모삼천지교를 어려서부터 배워 온 학부모들에게 자식 교육에 있어서는 과하다 할 정도이고 보면 교사나 학교를 향해 자신들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펴지 못하고 눈치를 보는 게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제는 교육당국이 먼저 변해서 학부모에게 다가가는 적극적인 교육행정이 필요하다. 학부모와 학교가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교육문화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다른 지역은 다 변해 가는데 경남도와 거제시만 변하지 않고 불필요한 절개를 지킬 필요는 없어 보인다.
지금이라도 거제교육청이 먼저 교복 공동구매에 나선다면 경남도와 다른 시군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구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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