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거제시 제14·15학교군 중학교 무시험 진학 추첨이 끝난 가운데 올해 3월 문을 여는 수월중학교에 배정된 아이를 둔 장평지역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통학거리가 만만찮은 데다 장평에서 수월로 한번에 가는 버스노선도 없어 당장 아이들의 등하교를 걱정해야 하는 탓이다. 게다가 교육당국이 발 빠른 대처에 나서 사태를 해결하기는커녕 미온적인 자세를 보여 학부모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거제교육청에 따르면 15학교군(옛 신현읍)에는 신현, 고현, 중앙, 계룡, 수월중학교가 속한다. 신설되는 수월중(배정인원 306명)의 경우 이번 추첨에 고작 163명만 지원했다. 학교 건물 완공시기가 미뤄져 입학과 동시에 제산초교에서 5개월 가량 더부살이를 해야 하는 것도 모자라 통학 문제까지 겹치면서 희망자 수가 정원을 크게 밑돈 것.

몇 해 앞서 개교한 계룡중 또한 배정인원(455명)에 턱없이 부족한 298명이 지원하는데 그쳤다. 신설된 학교이거나 집에서 거리가 멀어 통학이 불편한 학교일수록 선호도가 떨어지기 마련.
반면 신현중은 547명이 지원해 정원(341명)을 200명 이상 초과하면서 15학교군 내 중학교 가운데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중앙중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533명(배정인원 455명)이 진학을 희망해 추첨 경쟁이 치열했다. 고현중도 357명이 지원, 정원(341명)을 다소 웃돌았다.

학교 배정은 진학을 희망하는 학교를 미리 1~5지망(15학교군 내 5개 중학교)까지 접수받아 입력, 전산처리 한 뒤 컴퓨터 추첨을 통해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이때 컴퓨터가 몇 초 동안 난수를 발생시켜 뽑게 되는 것.
더러는 1지망에서 당첨되지 못해 뒤로 밀리다 결국 5지망 학교에 배정되는 경우도 있다. 받아들이기에 따라선 ‘복불복’으로 여길 수 있는 방식. 자신이 지망하는 곳에 지원자가 덜 쏠릴수록 원하는 학교에 배정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 지원자가 몰리다보니 지난 12일 교육청에서 있은 중학교 추첨 결과 ‘썩 내키지 않거나, 생각지도 않은’ 학교에 당첨된 사례도 다반사. 특히나 장평지역과 인접한 신현중 등에 우선 지원한 이 일대(장평?양지초교) 예비중학생들과 학부모들 입장에선 ‘수월중 배정’이란 결과는 날벼락에 가까웠다. 때문에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기가차고 막막하기까지 하다”는 푸념도 터져 나왔다.

아이를 수월중에 보내야 하는 장평지역 학부모들이 이구동성으로 염려하는 것은 다름 아닌 학생들의 통학 문제. 현재 장평과 수월을 잇는 시내버스 노선이 없는 탓에 등·하교 때마다 상당한 불편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건물 완공이 늦어져 제산초교에서 한 학기 동안 더부살이를 해야 하는 점도 학부모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

그나마 120번 도심순환버스가 포스코 더샵 아파트 단지와 중곡 일대, 장평 일부(장평동주민센터, 오거리, 디큐브백화점 등)를 거쳐 가는 노선이지만 등교시간대(오전 7~8시 사이)에는 단 두 차례 운행에 그쳐 우려를 씻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학부모 김모씨는 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아이가) 수월중학교에 배정돼 처음에 기가차고 막막한 생각에 이사를 가야하나, 교통편이 좋은 인근 학교로 전학을 해야 하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씨는 또 “집이 장평이라서 그 학교를 갈려면 두 번 이상 교통편을 이용해야 가능한 곳”이라 지적하며 “대도시도 아니고 두 번 이상 차를 타고 등하교를 해야 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씨는 특히 “더 한심한건 교육청에 있다는 분들이 이런 현실조차도 모른다는 것”이라며 “가장 기본적인 등하교 문제조차도 생각하지 않는 거제교육청은 딴 동네 사람의 교육을 책임지는 곳인지 되묻고 싶다”고 교육청을 강하게 성토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측은 “올해 3월 1일 신설 수월중학교 개교를 계획하면서 수차례 거제시와 버스노선 문제 및 통학로 확보에 대해 요청했다”면서 “아이들이 입학하기 전까지 그동안 협의한 사항을 완결 지을 때라고 생각한다”고 원론적인 답변 수준에 머물렀다.
버스노선 변경 등과 관련해서는 “교육청이 계획하고 결정할 수 있는 행정업무가 아니고 거제시나 버스 운행업체와 협의해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한편 거제시는 “현재 운행 중인 120번 순환버스 외에 거제대교-시외버스터미널 구간을 오가는 시내버스 노선을 연장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학생들의 통학에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동열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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