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 /건강보험공단 통영고성지사장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공통적인 부분이 있어 보인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배짱이 좀 두둑한 것 같고 무엇보다도 역경을 극복하는 힘이 있다. 반대로 실패를 자주 경험하는 사람들은 왠지 자신감이 없어 보이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실패의 이유를 자신보다는 주변 환경에 돌리고 역경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약해 보인다. 역경 없는 성공은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고 역경을 극복한 성공이야말로 정말 의미 있는 성공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서는 우리 인생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역경을 극복하는 힘에 대하여 간단히 생각해보고자 한다.

경영 컨설턴트이자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인 폴 스톨츠는 1997년 역경지수라는 것을 개발했다. 그는 이 지수를 만들기 위해 1967년부터 역경에 처한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연구하면서 10만명이 넘는 사람의 역경지수를 측정했다고 한다. 역경지수가 높다는 것은 도전의식을 갖고 역경에 잘 대처하는 능력을 말해 주는 것인데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역경이나 실패를 겪은 뒤에도 자신과 남을 비난하지 않고 스스로 노력을 하면 이를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은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마치 오뚝이처럼 무게중심을 낮추고 겸손한 사람들이 역경을 잘 이겨낼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고 역경을 통해서 배우려 하기 때문에 결국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믿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믿기에 새로운 방식으로 재도전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학자들은 성장과정에서 적절한 역경과 좌절의 경험이 왜 필요한지를 동물실험을 통해서 확인한 바 있다. 1960년대 초반 스탠포드대학 생물학자로 버트 샤폴스키는 막 태어난 일부 쥐들을 21일 동안 매일 작은 우리 속에 15분 정도 격리를 시켰다. 그리고 15분 뒤에 다시 어미에게 보내주었고 이를 격리 경험을 겪지 않은 다른 쥐들과 비교해 보았다.

실험결과 일시적 격리 현상을 경험했던 쥐들은 성장하면서 더 모험적이고 더 용감했으며 스트레스에 덜 민감하게 자라났다. 그에 비해 분리경험이 전혀 없는 쥐들의 경우에는 성장하면서 스트레스에 민감하여 자주 놀라는 일이 있었다. 즉, 삶에 있어서 적절한 좌절과 자신의 능력에 맞는 스트레스를 경험한다는 것은 역경극복의 힘을 기르는 필수요소라 할 수 있다.

정신적으로 나약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원인 중의 하나를 과거의 불행에서 많이 찾는다고 한다. 그렇기에 물질적으로 정서적으로 풍족한 환경을 동경하게 되고 그런 환경이 주어졌다면 자신의 삶은 크게 좋아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하지만 힘든 일이 적었다는 것은 정신적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며 우리의 지난 삶이 적절히 힘든 정도였다면 오히려 감사해야 하고 시련을 극복할 수 있었다면 원래 강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고난과 역경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생명에게 불편함이 없는 좋은 환경이란 독과 같다. 식물은 가물고 바람이 불어야 그 뿌리를 땅 속 깊이 내린다. 그래야 더 큰 비바람과 가뭄에도 견딜 수 있다. 우리의 삶도 적절한 시련과 역경이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자식을 키우는 부모입장에서는 적절한 스트레스 속으로 아이를 노출시켜야 한다. 아이가 어려움에 처한다면 바로 가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 아니라 한 발짝 물러서서 아이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보아야 한다. 그리고 사랑을 할 때는 아이를 온전히 사랑해주어야 한다. 그 사랑의 힘이야말로 아이가 세상에 맞설 힘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기 때문이다. 무게중심을 낮추고 좋은 사람들 안에서 자신의 능력에 걸 맞는 목표에 도전해보자. 실패를 두려워말고 아무리 어려운 역경이라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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