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항 재개발 문제를 두고 지속적인 우려 목소리를 높여온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거제시의 계획들이 공익성을 담보하지 못한 채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언의 중심에는 김일환 국장이 있었다. 고현항 재개발 문제점을 줄곧 지적해 온 김 국장은 언론 기고를 통해서도 ‘고현항 재개발은 결국 땅장사’라고 질타했었다. 기업 지원도 있어야겠지만 공공재 사용에 따른 공익성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환경련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市 계획은 졸속” 고현 집중화 등 문제점 우려
‘공익성’ 확보토록 의견 개진 및 서명운동 계획

“연초 한내 해안부터 오비를 거쳐 하청 석포까지가 ‘개발연안’으로 고시돼 있어요. 공장용지확보가 중요하다는 이유에서겠죠. 고현항 재개발의 경우는 ‘항만재개발’이란 건데 계획을 들여다보면 헛점이 한 둘이 아닙니다.”

김 국장은 고현항 재개발이 국토해양부 추진 사업으로 돼 있다는 점에서 그간 지적되오던 문제점들을 감안한 조건부 협의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의견 개진을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를 위해 중앙연안심의위에 환경련과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을 밝히는 동시에 서명운동도 계획하고 있다.

“이번 공청회만도 그래요. 이전 계획안과 달리 주거지 부분이 상업지로 바뀌어 있더군요. 게다가 전에 없던 시민문화광장과 주차장 부지도 불쑥 첨가돼 있더군요. 이 부분은 사실 우리(환경련)가 지적했던 부분이긴 한데, 그만큼 계획이 들쭉날쭉하단 얘기 아닐까요.”

그는 공익성 축소를 우려하면서도 다른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현항 재개발 이후 인공섬 부지에 마트나 병원 등이 들어서게 되면 기존 도심의 상권이 크게 축소될 것이란 우려다. ‘여유가 있어야 환경도 돌아보게 된다’는 지론처럼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와 대안 찾기도 환경단체의 몫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공익성을 도외시한 새로운 도심이 형성되면, 그러잖아도 문제가 되고 있는 고현 집중화 현상이 더 심해지지 않을까요. 지금도 가속화되고 있는 면 지역의 공동화 현상도 더 커질 것이란 생각도 듭니다. 한 마디로 균형발전과는 거리가 있다는 거죠.”

그는 일례로 거제와 가까운 통영을 들었다. 통영 죽림 신도시가 만들어지면서 기존 도심의 상권 축소를 완화할 대책도 없이 새로운 도심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나 항남동 등 기존 상권이 크게 무너졌다는 것이다. 거제지역도 활황에서 멀어지고 있는 조선산업 문제나 기존 상권 축소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고현항 재개발 절차도 그렇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번 사업이 공공용지를 확보하는 공익사업으로 진행되야 한다고 밝혔죠. 거제시는 이에 대해 ‘판단유보’의사를 밝혔어요. 후행 계획단계에서 검토하겠다는 얘기였습니다. 민간사업자의 계획대로 가겠다는거죠.”

제대로 된 여론수렴 과정 없이 인허가만 받게 되면 이후 공청회는 형식에 불과할 뿐이라고 경계했다. 실질적인 대응방안이 있냐는 물음에 “지속적인 의견 개진과 더불어 잘못되고 있는 부분은 계속 지적하고 시민서명운동 등 여론을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의 우려와 예견이 현실화될지 두고 볼 일이다.

전의승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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