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협 등 각종 조합장 선거관리업무가 지난 2005년부터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되면서 거제선관위가 한층 바빠졌다. 다음달인 10월 산림조합장 선거를 필두로 축협과 지역별 농협장 선거가 내년 초까지 줄을 이을 예정이어서 선관위 직원들은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내년엔 지방선거도 예정돼 있어 숨 돌릴 여유가 없을 듯 하다. 거제선관위 정상권 관리계장은 부정선거를 막기 위한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감시와 제보를 신신당부하고 있다. 듬직한 체구답게 화통한 언변을 느끼게 했던 그를 지난 31일 선관위 사무실에서 만났다.

10월부터 각종 조합장 선거 줄이어 ‘긴장’
계도활동 및 밀착감시 등 관리 만전 다짐

“각종 조합장 선거가 선관위로 위탁 관리되면서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지요. 예전 같은 혼탁·과열 선거양상은 거의 사라진 셈입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계도 및 감시활동은 강화할 계획입니다.”

지난 2005년부터 장목·하청 농협장 선거를 시작으로 각종 조합장 선거관리는 선관위에 이관됐다. 상당수 조합장 선거들이 ‘금권 선거’로 얼룩졌었고 그 폐단을 보다 개선시키기 위한 조처였다. 선거관리에 있어 ‘스페셜리스트’인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과정을 조율하면서 어느 정도 개선된 분위기다. 일례로 선관위 관리 이전에는 조합장 후보들의 유세활동 중 사적모임이 유난히 많았다. 그 모임에서 한 표를 부탁하며 돈 봉투가 오갔을 정황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선관위의 감시체계가 도입되면서 유세기간 중 사적모임은 뚝 끊길 정도로 적어졌다는 게 그의 설명.

“아무래도 후보와 조합원들의 인식이 바뀌게 됐죠. 선관위가 개입하게 되니 몸을 사리게 될 밖에요. 상대 후보 진영의 감시도 붙는 셈이니 예전보다 비교적 나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시골지역 일부 유권자들의 인식이 그대로인 듯 해서...”

정 계장은 지난 2007년 2월부터 거제선거관리위원회에 부임, 동부농협과 일운농협, 거제수협 조합장 선거를 치렀다. 선거관리를 맡으면서 아직까지도 변하지 않는 선거 행태를 느꼈을터다. 금권 선거 영향이 일부 시골 지역엔 남아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운 표정이었다.
단속 대책에 대한 설명도 강한 톤으로 이어갔다. 경로당 등 순회홍보활동을 거제전역에서 펼칠 계획이라고 했다. 문자 메시지를 활용해 전 조합원과 유관기관 및 단체 대표자 5,500여명에게 시기별 안내사항과 선거법 위반행위 신고 및 제보를 유도할 심산이다. 9월부터 선거일까지 시기별로 메시지를 발송해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것이다.

선거부정감시단도 공개 감시단은 물론 은밀하게 활동하는 비공개 감시단도 운용키로 했다. 광역단속반도 비공개로 활동할 예정이어서 물 샐 틈 없는 조직망 구축에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후보 예정자와 측근들의 밀착감시도 한다니 007 첩보작전을 방불케 한다.

“공직선거법과 조합 정관이 부딪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후보로 출마한 현직 조합장이 조합장 신분을 그대로 유지하게 되니 부작용이 있었죠. 조합 임원이 직무대리를 할 수 있도록 정관 개정을 추진중입니다. 아마 내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봅니다.”

내년 1월엔 무려 6개 조합 선거가 예정돼 있어 더욱 바쁠 것 같다는 그는 “부정사례 신고시 신고자를 불러서 조사하지도 않고 전화내용만으로 정황을 추적하게 된다”며 신분이 확실히 보호되는 만큼,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감시와 제보를 재차 당부했다.

전의승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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