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 잎이 피고 지기를 마흔 번. 처음 교정을 들어서던 그 해에 태어났던 아이들이 이제는 불혹을 넘겼습니다.”

오는 30일을 끝으로 39년 6개월의 교직생활을 마감하는 하청초등학교 정동한 교장은 정년이 못내 아쉽다. 정든 교정, 사랑하는 제자들, 아직도 남아 있는 가르침에의 열정이 그를 쉽게 떠나보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교육계에 헌신한 지난 40년은 그가 추억할 생의 8할이 넘는다. 신임 교사로 계룡초등학교 교정을 처음 넘은 이례로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제자들을 가르쳤다.

“제자들이 훌륭하게 성장해 밝은 모습으로 사회 곳곳에서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한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제자들이 가끔씩 전화로 안부를 물어 올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감에 빠져듭니다.”
그가 교정을 처음 밟던 그해 태어난 아이들이 자라나 그의 제자가 되고 다시 사회로 나가 어느 듯 불혹에 접어들었다. 그런 제자들이 그를 잊지 않고 지금도 안부를 전하는 것은 그의 교육철학이 ‘인간존중, 실천교육’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직생활을 하는 동안 급변하는 사회와 교육정책의 변화 등 어려움이 닥칠 때가 수없이 많았지만 교육의 근간은 불변한다는 생각으로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확고한 그의 교육철학은 교육현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많은 일들을 하게 했고, 훌륭한 제자를 길러내는 원동력이었다.
특히 지난 2007년에는 경남도에서 유일하게 ‘방과후 학교 지원센터’를 유치해 매년 8천만원 이상의 예산확보와 이를 통한 사교육비 절감 및 소외계층교육기회 확대 등의 성과를 이뤘다.
그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수없이 많은 상을 수상했다. 대표적인 게 ‘근정훈장 홍조’와 ‘국무총리상’이다.

“이제 며칠 있으면 내 생을 통틀어 전부라고 말해도 아깝지 않을 교육계를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몸이 떠난다고 해서 마음까지 완전히 떠나는 것은 아니며, 거제교육발전을 지원하는 봉사자로 계속 남아 있을 것입니다.”
교육계를 떠난 후에도 거제교육의 발전을 위해 봉사자로 남겠다는 정동환 교장은 그러한 자신의 뜻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교육발전을 지원하는 ‘교육공동체’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교육의 최일선에서 40년간 희노애락의 시간을 오로지 ‘선생님’, ‘교육자’라는 자존심으로 살아 온 그의 마지막 바람이 실현되길 기대해 본다.

조용원기자  saegeoje@paran.com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