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 줄줄이 지연

개발행위가 규제되는 ‘해상국립공원’은 남해안만 지정돼 있다. 거제, 통영을 포함하는 한려해상국립공원(546㎢)과 전남 여수, 신안 등을 아우르는 다도해 해상공원(2,321㎢)이며 철통 규제가 적용되는 자연보존 및 자연환경지구가 대부분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민자유치가 부진하고 공원사업 시행허가 자체도 장기간이 소요되는데다 심의통과마저 어려운 실정이었다. 여기에 수산자원보호구역도 족쇄(?)가 된 형국이다. 전국 10개 구역 중 9개 보호구역이 모두 남해안에 집중돼 있다.

보호구역 행위규제도 까다롭다. 농어가주택이나 농수산물 가공공장, 3층 이하 숙박시설만 지을 수 있는 게 전부다.

이런 상황에서 ‘남해안 관광벨트사업’ 등 각종 관광사업이 추진됐으나 투자유치도 큰 진척이 없었고 그나마 추진되는 사업들도 중복되거나 연계성이 떨어져 투자효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가 이번 방안을 들고 나온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2000년부터 공사가 시작된 해금강집단시설지구(원내)는 부지 조성과 하수처리장 시설 등에 129억원이 쓰였으나 규제로 인한 투자유치 실패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투자유치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자연공원법과 수산업법 등을 집중 개선키로 했다. 기존 투자계획 중 규제로 인해 부진한 사업과 잠재적 투자자가 진입하지 못하는 분야를 집중 개선대상으로 선정한다는 것이다.

‘개발과 보존의 조화’도 빼놓지 않고 있다. 남해안 특성을 반영한 경관 및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자연경관과 조화로운 개발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핵심사업에 필요한 지역을 집중개발하는 한편, 다른 지역은 보존을 강화키로 했다.

우선 ‘자연공원 제도개선’과 관련해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구역조정을 검토한다. 거제지역은 지난 2000년부터 추진됐으나 여지껏 제자리걸음 중인 ‘해금강집단시설지구 조성사업(사진)’이 여기에 해당된다.

공원구역 내 행위제한도 완화한다. 자연보존, 자연환경지구내 숙박시설 설치가 금지되던 것을 공원심의위 심의를 거쳐 저밀도 친환경 숙박시설 설치를 허용한다는 것. 건폐율과 높이 제한을 완화하고 주변경관과 조화되도록 색상과 디자인을 관리할 계획이다.

이 지역 숙박시설 설치와 관련, 처리절차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입지적정성 평가 및 공원계획결정(변경)을 동시에 진행하고 공원심의위가 통합 심의키로 했다.

항만인프라 관련 제한완화

‘동서남해안권 발전특별법(이하 특별법)’에 따른 개발대상지역의 경우 대형크루즈선 접안이 가능한 수준으로 유선장 설치 한도가 확대(3,250㎡ 에서 1,5000㎡)된다. 자연보존지구내 선착장 설치허용 면적도 중형선박과 소형크루즈 접안이 가능한 수준(300㎡ 에서 3,250㎡)으로 확대 검토키로 했다.

공원시설 범위도 경비행장, 수상레저기구계류장, 주차장, 도로 등을 포함하는 등 확대 방안이 검토되며 전망대 부지면적(400㎡)과 높이(9m)도 완화한다. 특별법상 공원시설은 유선장, 탐방로, 전망대만 설치가 가능했었다.

이밖에 공원시설에 해양레저시설을 포함토록 하며 공원계획 변경주기(현재 10년)를 조정해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도 담았다.

수산자원보호구역 합리적 조정

개발여건 등 지역특성을 반영하는 신축적인 방식으로 조정된다. 해안선으로부터 500m 이내(육지) 또는 100m 이내(도서) 지역이라도 수산자원보호 목적을 달성하면서 투자유치를 위해 필요한 지역은 해제한다는 것.

보호구역내 관광지에서는 숙박시설 바닥면적과 층수제한이 완화되게 됐다. 예컨데, 바닥면적 1,000㎡ 및 층수 3층 이하에서 건폐율 40%, 높이 21m 이하로 개선한다는 것이다. 마리나항만구역으로 지정 고시된 구역에 한해 해양레저시설도 설치가 허용된다. 거제지역은 지세포와 대포 마리나 사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완화 이후 대책도 마련

정부차원의 가이드라인이 제정된다. 남해안 특성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시설물 색채 및 형태를 고려한다는 것이다. 여기엔 지자체의 경관개선방안도 포함되며 우수 지자체에게 재정지원을 우선 추진키로 했다.

환경보존대책도 내놓고 있다. 공원 및 수산자원보호구역 해제시 지자체에 환경보전과 관리계획을 세우도록 하며 각종 시설 설치시 엄격한 적합성 평가를 거치도록 했다. 해상공원의 체계적 보전과 관리를 위해 육지 중심의 용도지구제도 개선해야 할 것으로 꼽고 있다.

중복투자를 막기 위한 체계도 구축한다. 관광개발계획 신청시 주변지역과 연계 계획이 있는 경우 재정지원 등 우대한다는 방침이다. 대규모 관광투자가 추진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주변지역과 연계개발로 투자효율성을 높인다는 것.

자금조달 여건도 개선한다. 관광SOC(사회간접자본·social overhead capital)에 대한 직접투자가 가능하도록 PEF(사모투자펀드·private equity fund) 규제를 완화하며 관광개발진흥기금,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 등을 활용한 자금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강구된다. 남해안에 ‘외국인투자지역’지정으로 외국인 투자에 대한 조세지원, 도로 등 인프라 설치도 지원한다.

더욱이 중앙부처, 지자체, 투지유치기관 등이 국내외에서 합동 사업설명회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나서며 이 같은 마스터플랜을 통해 남해안을 ‘동북아 관광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전의승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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