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고현중학교 체육관에선 거제시교원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2009년 교직원 배구대회(본선)가 열렸다. 지역 각급학교 교직원들의 친목을 다지기 위해 초·중등 및 여교원부로 나눠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8개 팀이 경합한 초등부 우승은 계룡초등학교(교장 김희태)가 차지했다. 이번이 첫 우승인 탓에 감회가 남다를 듯 하다. 지난 15일 팀의 주장이자 전력의 핵심인 곽욱정(38) 교사를 만났다.

▲ 계룡초등학교 체육부장 곽욱정 교사

이날 오후 계룡초교 3학년 4반 교실. 점심시간인 탓에 아이들 소리로 요란하다. 복도에서 교실로 들어서자 곽 선생이 웃으며 반갑게 맞는다. 아이들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골라 마주 앉았다. 항상 아이들 곁에서 지내서일까. 미소가 떠나질 않는 그의 표정이 편안하면서도 무척 인상적이다.

“평소에는 수업이 끝나면 모여서 연습하고 타 학교와 친선경기도 가졌습니다. 당초에는 교직원들간 친목 성향이 강했는데 서로 손발을 맞추다보니 자연히 실력이 늘어 결국 우승까지 하게 됐네요.”

밝고 경쾌한 어조로 이번 대회 우승 비결을 밝힌 그는 다른 학교에 비해 남자 교사가 많아 선수층이 두터운 점도 한몫했다고 슬쩍 귀띔한다. 또 전문 리베로는 없지만 탄탄한 수비력 또한 전력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이번 대회 규정은 3전 2선승제의 9인조(여 교사1, 관리자1, 행정실1 반드시 포함) 경기. 국제룰을 적용해 4회 터치까지 인정했다. 그는 특히 우승하기까지 하루 3경기를 치르는 일정 탓에 무엇보다 체력적인 면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털어놨다.

“사실 우승은 예상하지 못했고, 4강 정도를 내다봤는데 뜻밖에 우승을 차지해 모두의 기쁨이 배가됐습니다. 팀 구성원들의 연령대가 높은 노장층이라 체력적 부담이 있었는데 고비를 잘 넘겨 큰 결실을 맺은 것 같습니다.”

계룡초 교직원 배구팀에서 그가 맡은 포지션은 승리의 첨병인 레프트 공격수. 다름 아닌 주포 역할이다. 포인트를 따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몫을 담당한 것이다. 평소 축구와 배드민턴도 즐기는 편이라 체력에 큰 무리는 없었다면서 시원스레 웃어 보였다. 아울러 볼을 배급하는 세터(반찬식 교사)와의 호흡이 절묘해 무리 없이 공격을 펼친 게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전했다.

“세터와는 거제초등학교에 근무하던 때부터 지금까지 5년 정도 손을 맞췄습니다. 프로배구 ‘권혁민-박철우’ 콤비에 버금가는 ‘궁합’이라고나 할까요.(웃음) 이제는 서로의 눈빛만으로도 어떤 공을 원하는지, 어디로 공이 올지 아는 수준이 됐습니다.”

사실 그는 정식 배구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상당한 실력을 갖춘 배구 마니아.
교대 체육과를 들어가 본격적으로 배구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그는 일취월장하는 기량으로 1학년 2학기 때부터 주전으로 대회에 참가했다고 한다.

배구 애찬론도 곁들였다. 여러 종목이 있지만 교직원이 즐기기엔 팀원들의 호흡이 중요한 배구만한 운동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번 대회 우승을 계기로 내년 개교 80주년을 기념해 ‘경남도 초등학교 교직원 배구대회’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개교기념일(4월 10일)을 즈음해 개최할 예정이지요.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잘 진행돼 교직원 배구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경남 진주가 고향인 그는 1997년 신규임용(국산초)으로 거제와 첫 인연을 맺은 후 동부초-거제초를 거쳐 계룡초에서 체육부장(3-4 담임)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동열 기자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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