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행규 시의원

최근 우리나라는 국토의 체계적인 관리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성장관리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오세훈 시장의 도시정책에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노력들을 하나 둘 엿볼 수 있다.
2000년 시민이 뽑은 런던시장과 시의원으로 구성된 ‘대런던위원회’에 의해 작성된 ‘런던플랜’은 자치구와 전문가들의 염려와 우려 가운데 4년간에 걸친 연구-컨설팅-재검토-홍보의 과정을 거쳐 2004년 2월 출간됐다. 그리고 2006년 6월에는 당초 런던플랜을 수정ㆍ보완한 런던플랜이 작성, 발표됐다.
런던플랜은 런던시장의 큰 치적 중 하나로 소개되고 있으며, 2016년까지의 월드시티 런던의 도시계획과 개발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 런던플랜의 작성과정
2000년 ‘대런던위원회’는 런던시장이 런던의 개발계획인 ‘공간개발전략’, 일명 런던플랜을 작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속가능발전 기본법’에서 광역도시는 의무사항, 기초자치단체는 권고사항임.) 런던시장은 런던지역의 개발과 토지이용계획에 대한 전략적 방향을 담고 국가의 도시계획정책을 토대로 런던플랜을 작성한다. 연구와 컨설팅, 공공심사를 거쳐 2016년까지의 런던 개발전략을 담은 런던플랜을 2004년에 공식 공표했다. 2004년 런던플랜 작성과정을 개략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ㆍ1998년 런던정부설립 청사진을 위한 백서발표
ㆍ1999년 ‘대런던위원회법’ 작성
ㆍ2000년 7월 ‘대런던위원회’설립
ㆍ2001년 ‘런던플랜을 향하여’ 발표
ㆍ2002년 6월 ‘런던프랜을 향하여’에 대한 런던시장 견해 발표
ㆍ2002년 ‘런던플랜을 향하여’ 초안 작성
ㆍ2002년 6월 ‘런던플랜초안’ 작성
ㆍ2003년 3월 ‘런던플랜초안’에 대한 공공심사 실시
ㆍ2004년 2월 ‘런던플랜 출간
ㆍ2005년 10월 출판된 ‘런던플랜’에 대한 변경사항에 대한 컨설팅(주택공급, 목표수치, 쓰레기, 광물분야)
ㆍ2006년 12월 변경사항에 대한 ‘수정ㆍ보완된 런던플랜’ 출판

- 런던플랜의 목표와 지향점
런던플랜의 목표와 지향점은 런던시장이 런던플랜의 서두에서 언급하고 있는 월드시티 런던이 앞으로 겪게 될 여러 ‘변화 와 도전’의 맥락에서 ①인구증가, ②경제성장, ③환경문제, ④ 생활스타일의 변화 그리고 ⑤기술변화로 요약하고 있다. 이들의 현안을 바탕으로 런던플랜은 2016년까지 지향하는 목표를 아래와 같이 정리하고 있다.

ㆍ녹지공간과 오픈스페이스를 파괴하지 않는 내에서의 성장지향
ㆍ사람중심적인 도시 만들기
ㆍ성장하는 경제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이며 다양성을 가진 도시
ㆍ빈곤과 차별이 없는 사회적 융화를 꾀하는 도시
ㆍ접근이 용이한 도시
ㆍ매력적이고 높은 수준으로 디자인된 녹색도시

- 런던플랜의 구조와 내용
런던플랜의 목표와 지향점을 바탕으로 런던플랜은 크게 런던시장의 비전을 담은 서문과 6장으로 구성돼 있다. 아래 <표>는 런던플랜의 각 장이 다루고 있는 상세내용과 주제별 도시계획 분야의 정책을 보여준다.

- 런던플랜의 주요 현안과 정책
서문을 통해 2016년까지의 주요 전략적 현안을 크게 일곱 가지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는 런던플랜이 지향하는 목표와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인구와 2016년에 늘어나는 인구에 대한 대책 △약 64만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측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이에 대한 대응 △삶의 가치에 대한 변화 △친환경적인 도시건설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대응 △다양한 인종으로 이뤄진 런던 커뮤니티의 평등 문제 등이다.
이러한 런던의 전략적 현안을 바탕으로 런던시장은 지속가능한 월드시티 런던을 만들기 위해 안전적이고 다양한 분야의 경제성장, 심화되고 있는 커뮤니티의 계층분화를 막기 위한 사회융화, 지속가능하며 친환경적인 도시를 강조했다.
런던시장이 제시한 비전은 런던플랜의 3장 주제별 정책, 4장 전반적 정책, 5장 권역별계획을 통해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주요 내용은 크게 7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현재 세계의 금융과 경제 그리고 문화의 중심지인 월드시티로서의 역할유지와 지속적인 인구증가(1016년 예상인구)를 실전에 두고 런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 도시의 경제적 성장과 인구성장과 관련된 일자리(64만 개의 일자리 창출), 주택, 환경, 교통, 다양한 인종의 사회융화 등에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런던의 성장과 함께 야기되는 서민주택공급문제, 일자리문제, 그리고 환경관련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둘째는, 교통인프라 투자를 통한 접근이 용이한 런던 만들기와 교통인프라를 따라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공간개발 전략이다. 런던플랜의 2장에서 언급하고 있는 전반적 개발전략에서는 광역차원의 런던의 공간개발 전략을 ①탬즈케이트웨이 ②런던ㆍ스텐스테드ㆍ캠브리지, ③완들계곡(Wandle Valley) ④웨스턴웨지(Western Wedge) 등 4개의 공간개발회량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 4개의 공간개발회량은 기존 지역의 성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소외되고 침체된 지역의 전략적 개발을 담고 있다. 공간개발전략과 4개 공간개발회량은 기존에 형성된 교통시설의 연계와 함께 새로운 교통 인프라의 건설을 통해 침체되고 소외된 지역의 장기적인 재개발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셋째, ①기회지역(opportunity area), ②집중개발지역(for intensification), ③도시재생지역(urban regeneratation area)의 지정과 (재)개발 정책을 통해 주택과 일자리 창출, 그리고 낙후된 지역의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그리고 런던플랜은 지속적인 ‘경제적 성장’과 ‘일자리 창출’ 그리고 증가하는 인구와 성장을 담을 ‘주택공급’ 문제를 가장 큰 현안으로 다루고 있으며, 이들 지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적 방편이 되고 있다. 현재 런던플랜은 이들 지역을 구체적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이들 지역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5,000개의 일자리와 주택 2,500호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 지역을 ‘기회지역’으로 정하고 체계적인 전략과 실행계획을 세우고 있다.

넷째, 런던플랜은 월드 런던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이룩하기 위해 콤팩트시티, 복합용도, 고층빌딩 그리고 양질의 디자인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런던플랜에 나타난 도시조건환경과 관련된 정책은 이러한 원칙을 반영하고 있다. 보행하고 싶은 자연환경이 함께 공존하는 살 만한 도시의 공공공간, 녹지공간, 보행로, 자전거도로, 건축디자인, 수변공간에 대한 지침과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월드시티 위상을 고려하여 적제적소에 필요에 따라 고층빌딩을 건설하는 것에 긍정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다섯째, 런던플랜은 친환경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공기오염을 예방하고 기존의 녹지공간과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자전거와 공공교통 그리고 보행을 유도하는 도시의 물리적 공간구조와 디자인을 장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며, 자연녹지나 공원의 소실을 막기 위해 택지재개발이나 여타 도시개발이 기존의 녹지나 보존지구보다는 산업유휴지(brownfield)에 먼저 개발되도록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러한 녹지와 공공공간을 최대한 보존ㆍ관리하기 위해 런던차원의 오픈스페이스의 위계를 정하고 런던시민들의 생활환경에서 쉽고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섯째, 런던플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인 ‘권역계획(sup-regional planning)’을 통해 런던플랜이 추구하고자 하는 전략적 계획을 실현하는 것이다. 즉, 광역런던의 개발전략을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권역별 계획의 중요성과 내용을 런던플랜의 5장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효율적인 공공서비스를 위해 각각의 자치구 차원에서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여러 자치구를 하나로의 생활권으로 묶어 접근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예: 쓰레기, 공공교통, 건강, 교육 등) 이와 관련하여 런던을 구성하는 32개의 자치구와 시티오브런던은 크게 5개 권역 즉, ①Central London 권역, ②East London 권역 ③West London 권역, ④North London 권역, ⑤South London 권역으로 나누고 이에 대한 정책을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정책을 상세히 설명하기 위해 런던시장은 5개 ‘권역별 계획(Sub- Regional Development Frameworks)’ 문서를 부가계획지침서로(Supplementary Planning Guidance)로 따로 작성했다. 이 권역별 계획은 런던플랜처럼 법률적 문서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런던플랜이 지향하는 정책을 담고 있기 때문에 런던의 자치구들이 자치구계획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Material Consideration)할 중요한 문서다.

일곱째, 런던플랜은 정책의 실행과정에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의 파트너십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는 4년간의 런던플랜 작성과정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의 컨설팅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점과 함께 두드러진 특징이다. 런던플랜에 제시된 정책들이 런던정부나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가고 실행하는 데 중정을 둔 점이다. 이는 시민들이 소유의식을 느낄 수 있는 계획을 만들고 공간정책의 민주화를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런던플랜은 ①증거중심적인 실행목표를 세우고, 실행목표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②모니터링 ③관리 ④이에 대한 평가와 재반영 하는 과정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 점은 런던플랜의 6장에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이전 영국의 도시계획이 조사-분석-계획과정에 머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현실에 바탕을 둔 계획목표의 설정과 이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한 런던플랜은 정책의 실현과정을 평가하는 ‘연차모니터보고서’(Annual Monitoring Report)를 매년 2월에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 런던플랜의 정책을 보조하는 여러 문서들
런던플랜은 월드시티 런던을 다루기 위해 런던플랜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지 못한 내용을 여러 보조 문서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크게 런던플랜에서 상세히 다루지 못하는 내용을 ‘부가적’으로 설명하는 ①부가계획지침서(Supplementary Planning Guidances -SPGs)와 좋은 실행 사례를 소개하는 ②베스트실행지침서(Best Practice Guidances - BPGs) 그리고 런던시장의 런던에 대한 전략을 설명하고 반영하는 ③시장의 전략문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런던플랜과 관련하여 시장이 작성한 문서들은 다음과 같다.

- 런던플랜이 주는 시사점
거제시의 거제플랜작성에 있어 공간개발전략과 도시계획에 다음의 시사점을 주고 있다.
첫째는 2004년 런던플랜이 출간되기까지 4년간에 걸친 ‘연구’와 ‘컨설팅’ 그리고 ‘재검토’의 준비과정은 주목할 만하다. 연구와 컨설팅 그리고 재검토의 오랜 과정은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리고 도시계획의 여러 분야에 있어 목표를 제시하되 실질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하는 계획을 만드는 계기도 마련했다. 동시에 계획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앙정부, 지방정부, 비즈니스 관련자, 커뮤니티, 여러 이해 단체들 간의 참여와 컨설팅을 유도한 점은 공간개발전략과정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터전이 됐다.

둘째, 거제시가 1억원을 들여 발표한 ‘거제플랜’은 추상적이고 지역의 특색이나 환경을 교려하지 않은 일반적인 것에 비해 런던플랜을 통해 내놓은 여러 정책은 이상적 목표의 제시가 아니라 증거중심적인 정책(evidence - based policies)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노력은 실질적인 현실의 상황을 바탕으로 런던의 도시계획 현안을 다룰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런던플랜 부록에서 정책의 배경이 되는 데이터 제시, 필요에 따라 작성된 부가계획분서, 시장의 전략 문서, 베스트실행지침서, 여러 관련 문서를 통해 부가적인 정보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지속가능한 런던을 실질적으로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셋째, 경제적 번영, 일자리 창출과 주택공급, 친환경적인 그린도시, 살 만한 도시를 위한 물리적ㆍ사회적 인프라 건설, 사회적 융화는 런던플랜에 나타나는 키워드다. 즉 지속가능한 런던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시장이 누가 되더라도 정책이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넷째, 세계 문화와 금융의 월드시티로서 비전과 영국 경제활동의 중추역할을 하는 국가 수도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 (거제시는 누가 뭐래도 조선, 해양, 관광ㆍ휴양, 전원도시로서의 역할이 강조되어야 할 것임.) 세계화와 지방화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현재 거제시는 지역적 차원과 세계적 차원의 도시의 성장과 역할에 대해 도시계획과정에서 강조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성장 동력, 일자리, 주택공급, 농어촌의 공동화, 낙후된 지역의 개발을 위해 기회지역, 집중개발지역, 도시재생지역을 지정하여 토지자본을 최대한 활용하고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정책은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도심지역을 중앙활동지역(Central Activity Zone)으로 지정하여 문화와 관광, 금융 중심지로 성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는 정책을 펴고 있다.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고 동시에 농어촌의공동화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 거제시의 연건에서 볼 때 재개발이 가능한 산업유휴지나 농경지 등 2020도시기본계획이 주는 4개 권역은 거제발전과 미래를 향한 유용한 실마리를 제공한 샘이라 사료된다.

여섯째, 런던플랜의 실행과정에서 ‘참여’의 가치를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이는 비단 런던플랜만이 아니라 2004년 이후 새롭게 도입된 영국 도시계획시스템의 핵심 내용이다. 정책과 관련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참여과정을 법률적으로 의무화시키고 있다. 런던플랜에서는 이러한 기조를 파트너십이라는 용어로 요약하고 있다. 복잡한 도시계획정책의 실현과정에서 참여를 통한 많은 시간과 재원을 사용해야 하지만 참여를 통한 또 다른 차원의 민주주의 실현과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투명한 공공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런던플랜은 제시된 목표와 정책들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실행계획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정책들이 목표의 제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증거 중심적으로 작성된 정책이 - 어떤 경로로 - 어떤 수단으로 이룰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이뤄질 런던플랜의 정책과 목표들이 매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가에 대한 연차모니터링보고서를 작성 하고 있다. 계획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획이 실현되는 과정의 관리와 평가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재 반영 한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런던플랜은 관리차원의 도시계획을 강조하고 있는 좋은 예다.

※ 참고문헌
월간 국토 5월호/ 국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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