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학생스포츠는 윈드서핑(요트)이나 축구, 탁구 등이 두각을 나타내왔고 육상 등 다른 종목들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왔다. 이런 가운데 사등면 오량초등학교 아이들이 경남 초?중학생 종합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무려 6개나 목에 걸었다. 윈드서핑이나 탁구 등 역사가 제법 있는 종목들에 비하면 거제에선 불모지나 다름 없던 ‘역도’에서 말이다. 어떻게 이런 성적을 냈을까. 오량초교 역도부의 오늘을 일궈낸 것으로 알려진 거제시역도연맹 김종원(42) 사무장을 만났다.

경남학생대회 휩쓴 오량초교 역도부 일궈내
지원 부족 등 ‘열악한 환경’ 불구 지도 헌신

“그저 역도가 좋아서 아이들에게 운동을 가르치고 싶었죠. 학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가능성을 설명했지만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었죠.”

김씨는 학창시절 역도선수였다. 여러 대회에도 출전했으나 프로 선수생활까진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역도에 대한 열정은 사그러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거제지역 몇몇 초등학교를 방문해 역도부 창단을 타진했지만 학교 측이 난색을 표하며 쉽게 성사되지 못했다.
사등 오량초등학교는 그래도 긍정적이었던걸까. 3년여전 학생 몇몇을 모아 운동을 시켜도 좋다는 승락을 얻어냈고 김씨의 헌신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그가 역도부 감독이었던 셈이다.

“그 당시 교감 선생님께서 적극 공감해주셔서 역도부를 꾸리게 됐지요. 부모님들의 승락도 얻어내야 했습니다. 다른 운동도 아니고 무거운 중량을 들어내야 하는 운동이니 걱정이 많으셨겠지요.”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역도를 하게 되면 혹시 키가 자라지 않을지,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지 걱정이 컸다고 한다. 김씨는 포기하지 않고 학부모들에게 믿음을 보여줬다. 학생들의 건강을 해치는 게 아닌, 체계적인 단계별 훈련으로 심신을 단련시킬 수 있는 점 등을 강조하며 설득시켜낸 것이다. 그렇게 꾸려진 오량초교 역도부원은 현재 5명. 다른 학생 한 명도 곧 역도를 시작할 것 같다고 한다.
감독 월급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닌데다 직장일에 바쁜 와중에도 그의 헌신적인 지도는 꺾임이 없었다. 1주일에 사나흘씩 지도에 임했고, 곧 좋은 성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남 초?중학생 종합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5개나 목에 건데 이어 올해는 하나를 더 추가했다.

“학교에서 나름대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죠. 선수들의 역도화를 마련해 주기도 하셨고요. 다만, 큰 대회에 참여해야 하는데...”

경비지원이 불투명해서인지 경남 대표 선수에 버금가는 성적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예정됐던 전국대회 참여도 어려울 것 같단다. 그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오량초교 역도부의 환경은 비교적 열악해 보인다. 학교 공터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상황은 제쳐두더라도 그가 사무장으로 있는 거제시역도연맹도 임원진 구성이 더뎌서인지 체육계 지원도 기대하기 힘들다. 거제시와 체육회의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꾸준히 준비를 해가야죠. 중요한 건 아이들이 상급학교 진학 후에도 운동을 이어갈 수 있는 여건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함안군청 소속 거제출신 여성선수가 있는데 거제로 섭외할 계획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할 때까지 책임을 지고 지도해 볼 생각입니다.”

전의승기자  skj6336@kornet.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