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 활동도 날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각종 개발사업들은 어민들의 정상적인 어업 활동에 어떻게든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어민들이 자구책을 찾아 나선 것도 당연하다. 거제지역도 거가대교 건설사업 등 바다를 가로지르거나 매립하는 등 여러 프로젝트가 시행되면서 어민들의 터전이 서서히 잠식돼 가고 있다. 개별적인 어업피해대책위들이 하나 둘 구성되면서 이들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 어업피해통합대책위도 발족돼 있다. 최근 통합대책위원장을 맡게 된 이갑수(56·하청면 어온리 어촌계장)씨를 만났다.

각종 개발사업, 어업 사양화로 합리적 보상 강조
거제지역 67개 어촌계 15개 대책위 리드 역할

“통합대책위 위원장직에 지난 5일 취임했습니다. 통합대책위는 한 마디로 어민들과 해당 기관이나 사업자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고 합리적인 보상을 추진합니다. 전문성을 띠고 접근한다는 것이죠.”
통합대책위 산하 개별 어업피해대책위는 15개에 달한다. 어촌계도 67개에 이른다. 거가대교, 신항만, 각종 조선단지, 항로준설, 모래채취 등 개별 대책위 면면도 다양하다. 이들의 뜻을 한데 모으고 간결한 보상 체계를 갖추기 위해선 통합대책위 구성은 필수인 셈이다.
어업 전성시대는 지난 것일까. 40여년 간 칠천도 근해에서 어선어업에 종사해 온 이 위원장은 ‘예전처럼 풍성하게 고기를 잡아올리던 시절은 지났다’며 ‘한 평생 어업에 몸담아 온 어민들이 개발사업 탓에 일할 수 없다면 적정한 보상이 이뤄지는 게 순리’라고 말한다.

보상금을 부당하게 타내는 시도가 종종 일어나곤 했다는 물음에 “그런 일을 막기 위해서도 통합대책위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직하고 합리적으로 어민의 권익을 찾되, 보상을 빙자한 사기나 억지 보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고개를 젓는다. 누군가의 음해성 투서로 대책위에 대한 검찰 조사가 있었던 부분도 무혐의로 일단락 됐었다.
“어업에만 종사하던 어민들에게 보상 업무는 힘들 수 밖에 없지요. 세세한 절차를 알기도 쉽지 않다보니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음에도 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돕는 게 통합대책위의 역할입니다.”

신항만 비상항로 관련 보상 추진 과정에서도 통합대책위의 역할이 컸다. 당초 통합대책위가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보상 해역 범위가 좁혀질 뻔 했다는 것. 어선어업의 경우 칠천도 근해에서 하청 덕곡 지역까지, 지선 보상은 장목 유호에서 칠천도 근해까지 보상 범위를 넓히도록 협의를 마무리지었다고 했다.
“아무래도 돈을 취급하게 되니 통합대책위의 투명성도 요구되겠지요. 두달에 한 번 꼴로 정기적인 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거제수협으로부터 연 1회 회계감사를 받도록 한 것도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처입니다.”
통합대책위는 거제수협과 공조해 보상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어민들이 곧 수협조합원이니 수협의 전문성도 필요해 보인다.

“보상과 관련해 의문이 있거나 힘든 문제가 있는 어민이 있다면 언제든 거제수협 고현지소 5층에 마련된 대책위 사무실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어민들의 안녕을 늘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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