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선업계에 대한 퇴출과 워크아웃 등 ‘옥석가리기’가 시작된 가운데 조선산업의 ‘메카’로 꼽히는 거제시도 이번 구조조정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중심으로 한 조선업이 지역경제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70개가 넘는 지역 내 조선기자재업체 대부분이 삼성·대우 등 양대 조선사에 물량을 납품하고 있어 이번 위기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분위기다.
6일 거제시에 따르면 지역 조선기자재업체는 사내협력사 218개(삼성 116, 대우 102)를 비롯해 사외협력사 56개 등 모두 274개로 대다수 업체가 삼성·대우의 ‘일감’을 받아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지역 조선기자재업체 대부분이 삼성, 대우 물량을 납품하고 있는 데다 가동률도 높아 구조조정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원청업체인 삼성·대우조선이 3년치 이상의 안정적인 작업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하청업체들의 일감이 일시에 줄어드는 등 생산성 악화 요인은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삼성·대우조선 측은 대규모 수주 취소 등 잇단 악재로 원청(삼성·대우조선)이 급격한 위기에 빠지지 않는 한 지역 조선기자재업체들도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거제상공회의소와 등 관련기관의 분석도 낙관적이다. 거제상의는 최근 회원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조선산업 구조조정 등 동향을 논의했으나 크게 동요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거제상의 관계자는 “한화 인수 후 대우조선 협력사 개편 등에 대한 우려는 일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이번 구조조정 여파를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거제지역에서 접수된 ‘고용유지 지원금’이 단 1건에 불과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부산지방노동청 통영지청에 따르면 7일 현재 거제지역 제조업체 1곳이 고용유지 지원금을 신청했다. 지난해 11월 한 달간 마산·창원·진해·함안에서 모두 185건이 접수되는 등 도내 타 지역과 비교하면 극히 낮은 수준이다.

‘고용유지 지원금’은 사업주가 노동자를 감원하지 않고 일시휴업이나 휴직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게 되면 많게는 임금의 3분의 2를 지원하는 제도다.
통영지청 관계자는 “업체로부터 지원금 문의는 간혹 들어오지만 당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신청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같은 대형 조선소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기자재업계를 제외한 지역 내 일부 제조업의 경우 자금결재 등 유동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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