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정 희
/거제문화예술회관 마케팅팀장

거제시문화예술재단에서 8월 7일(목)부터 17일(일)까지 11일간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극장과 주변야외무대에서 개최한 시민과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예술체험 및 공연으로 그야말로 축제의 바다를 유영한 기간이었다.
이번 축제의 특징은 실내공연장이라는 전통적인 공연방식에서 벗어나 야외무대로 공간을 확장, 무대와 객석의 거리감을 없애고 공연자와 관람객이 하나 된 축제라는 등의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여러 가지을 기획한 축제였다. 그 중 단연 돋보인 부분은 지역의 불우시설 및 장애우 단체들을 초청하여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한 계층 간 보이지 않는 유리벽을 걷어낸 진정한 통합사회 축제 프로그램의 첫발을 내딛은 휴먼축제였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는 기업메세나를 실천하는 기업체들로 구성된 경남 메세나협회의 ‘즐거운 나눔 티켓’ 예산을 확보하여 지역의 장애우들을 축제에 초청하였다. 축제에 초청된 장애우들은 공연을 감상하며 해맑은 웃음이라는 행복을 만끽하는 기회를 즐겼다.

장애우들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복지시설의 사회복지사는 장애우들의 ‘이동권’의 불편과 장애우들을 부담스러워하는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 특별한 초청이 아니면 문화예술의 즐김은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사회복지사의 대화중에서 장애우들의 문화예술향수권에 있어서 두 가지 큰 걸림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신체적인 불편함으로 원하는 장소로 마음대로 이동할 수 없는 사회적인 환경과 어느 장소를 가던지 장애우들을 부담스러워하는 사회의 시선이다.

장애우들 역시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잊은 듯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불편한 시선, 그 시선은 장애우에게 마음의 창살이 되고 담장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다.

문화예술을 삶과 존재의 의미로 바라보았을 때, 문화예술에서의 소외는 곧 일상적 삶과 사회적 존재감으로부터의 소외를 의미한다.
장애우들의 66%가 스포츠 경기장을 평생 가보지 못했고, 40%가 극장 구경을 온전히 해본 적이 없다는 자료도 나와 있듯이, 이런 경우는 문화적 소외를 넘어 사회적 배제도 될 수가 있다는 사실이다. 문화예술을 하나의 소통수단으로 여길 정도로 말하면서도 장애우에 대한 배제가 일상화 된 듯 한 사회라면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장애인이 문화생활을 향수한다는 것은 커다란 인내와 고통을 삭혀야 하는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을 일상적 삶의 영역에서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이 시대에, 장애우들의 ‘신체적 장애’는 ‘일상성의 장애’라는 또 하나의 장애로 이어질 개연성이 매우 크다.
오늘날의 문화예술향유는 기본권이자 사회적 소통의 수단이면서 장애우들에게는 더더욱 삶의 질을 보장하는 요소 중의 하나이다. 즉 이들에게 문화 예술 향유권은 경제권, 이동권, 교육권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삶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이면서 사회적 존재감을 확인하는 척도인 것이다.

이런 선상에서 축제 후반부를 장식한 ‘가족극페스티발’에서는 비장애아동과 장애아동들이 함께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서 장애아동들에게는 차별 없는 통합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당한 일원이라는 자부심과 비장애아동들에게는 약자에 대한 배려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휴먼축제의 첫 시도였다고 볼수 있다.

거제문화예술회관의 대표적인 여름축제로 선보인 “2008년 블루거제페스티발” 축제의 진정한 참여자로 동참한 장애우들에게 내년에는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정신적인 포만감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진정한 휴먼축제를 기대해본다.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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