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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년 새해의 소망
을유년 새해가 밝았다. 금년에는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할까? 닭의 해라고 하니, 계룡산부터 올라본다. 사방으로 터진 거제의 바다가 한눈으로 들어온다. 새로운 다짐이라도 요구하듯 파도는 밀려와 바위를 핥으며 보챈다. 갈매기의 외마디 소리 너머로 닭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저 닭의 부지런함과 자애로움을 터득하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닭은 아침을 알리는 일을 맡아 한다. 다른 동물들이 다 잠들어 있는 시간에 홀로 일어나 새날의 밝음을 알리어 함께 일터로 나서게 한다. 혼자만의 부지런함을 고집하지 않고 함께 하는 삶을 추구한다. 그래서 우리는 닭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난 한해 많은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지역의 큰 일꾼을 자처한 시의원이 우리를 실망시켰고, 깊어만 가는 경제의 수렁 속에서 헤어나려 몸부림쳤지만 거가대교 침매터널 제작장 건립 같은 사업은 멀어져가고 있다. 악순환만을 거듭한 우리 사회가 도덕성을 상실한 체 일회주의와 황금만능주의로 치닫는 현실 앞에서 무능한 자신을 탓했던 것도 우리다.

여하튼 그 고통의 해는 물러가고 새해는 밝았다. 이 순간, 새해를 여는 닭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우리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의 고통을 다시금 새겨볼 필요도 있다. 과거에 너무 얽매어 있어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는 장애가 된다. 잊어야 할 것은 바로 잊더라도 가슴에 묻어 두고 곱씹어 약으로 쓸 것은 잘 간직해야 한다. 중용의 미덕을 이미 몸에 달고 다니는 우리들은 이런 일에는 너무도 익숙하다. 과거에 너무 얽매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과거를 너무 가볍게 내치지도 않는 것이 우리들이다.

을유년 새해를 맞아 지난해의 어려웠던 일에서는 영원히 벗어나고 새로운 희망을 갖기를 소망해 본다. 이러한 소망은 한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우리 모두의 힘이 한데 어우러져야 이루어진다. 닭의 지혜를 배우고 싶다. 나 혼자만의 삶에 얽매이지 않고 이제는 우리 모두의 삶을 생각해 보고 싶다.

나 혼자만의 안녕과 즐거움에 안주하지 말고 이웃을 생각하는 사랑이 필요하다. 내 이웃과 어깨동무하며 가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같이 하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닭이 이른 새벽 홀로 깨어 제 혼자 먹이를 쪼아 먹지 않고, 주위의 다른 동물들을 깨워 함께 아침을 여는 지혜를 우리는 배워야 한다. 내 이웃의 아픔을 같이 나누는 사랑이 있으면 그 사회는 밝아진다. 그리고 그 사회는 힘이 있다.

을유년에는 그 동안 우리가 풀지 못하였던 추모의 집(납골당) 건설, 쓰레기 소각장 위치 선정, 도시가스 저장소 부지 선정, 사등 도장공장 등 주민들의 민원이 야기되었던 혐오 사업들도 대화에 의해 슬기롭게 처리되었으면 좋겠다. 일을 추진하는 쪽에서는 지역 주민에게 충분한 반대급부가 제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역 주민들 역시 지나치게 반대급부를 요구해서는 결코 일이 성사되지 않는다는 것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일이다.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일을 주도하는 업체나 기관에서 지역주민들과 충분한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일이다.

또 장기적인 차원에서 거제와 통영의 두 지역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여야 한다. 두 지역이 함께 어우러져야 모든 일이 수월해지고 지역 주민의 삶이 편리해진다. 동일한 역사적 문화적 지리적 조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행정구역이 둘로 나누어져 있어서 협조가 되지 않는 일이 너무도 많았다. 한산도 연육교 개설, 장사도 개발, 도토수중공원(주)의 매물도 관광 잠수함 투어, 외도 유람선 관광, 거가대교 건설 침매터널 제작장 유치, 청마 출생지 법정 소송 등 그 동안 크고 작은 일들이 협력에 의한 상생의 길을 걸어온 것이 아니고, 지역 이기로 갈등을 빚어온 것이 사실이다.

을유년 새해를 맞아 서로 협력하는 두 시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우선 그러기 위해서는 두 지역은 서로 원활한 교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공감대를 형성해 갈 수 있다. 두 지역이 하나의 생활권이 되었을 때 지역주민의 이기는 없어진다. 우선 손쉬운 거제와 통영의 시내버스만이라도 이어졌으면 좋겠다. 거제대교에서 멈추어 버리는 버스를 상호 연장하여 운행함으로써 차단의 의미를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

을유년 새해에는 지난해에 있었던 좋은 기억도 오래 간직할 필요가 있다. 지세포 다기능 어항 선정, 와현 이주단지 조성, 문예회관을 통한 문화도시로의 발돋음 등 우리를 즐겁게 했던 몇 가지 굵직한 일들도 가슴에 새기며 밝은 미래를 꿈꾸어도 좋을 것이다. 계룡산 정상으로 내비치며 솟구치는 저 태양처럼 우리 희망을 가지고 살자. 그리고 닭의 지혜를 익혀 함께 공생하는 마음으로 화합하고 협력하는 거제시민이 되었으면 좋겠다. 을유년에는 거제 시민 모두 희망 한 접시를 받아 드시길 두 손 모아 빌어본다.

강돈묵/거제대학 교수

새거제신문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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