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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포초 모듬북 동아리 정길호 지도교사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 안기고 싶어요”

벽지 초교 모듬북 동아리 결성해 전국대회 금상 차지

전교생 수가 40명에 불과한 벽지 초등학교 동아리가 전국 규모 대회에서 금상을 차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외포초등학교 모듬북 동아리 ‘난리벅꾸'. 천진난만한 학생들을 신명나는 두드림으로 이끈 사람은 이 학교 정길호 교사(31·장목면 대금리 출신). 악동(樂童)들과 자연스레 어우러져 북을 매개로 교감하는 그를 만나 동아리 결성에 얽힌 얘기를 들었다.

“대학 시절 풍물 동아리에서 활동했어요. 초임지로 외포초교에 발령된 뒤 아이들과 뭘 해볼 수 있을까 생각하다 북을 함께 두드려보는 게 어떨까 싶었죠."

교사의 권위로 아이들을 대하는 대신 친근하게 어울려 북을 치는 탓일까. 그의 얼굴은 무척 맑고 앳되 보였다. 그를 대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스스럼 없이 밝다. 2001년 초임 교사로 외포초등학교 교문을 두드린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이 학교로 돌아왔다.

마침 외포초등학교가 각종 시범학교로 선정되면서 자신의 취미활동을 자연스럽게 접목시켰다. 외포초교는 2004년부터 토요휴무 시범학교, 효행체험 시범학교 등으로 선정돼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적응해 왔던 것.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하는 한편 전통 악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교육적 효과도 높을 것이란 그의 판단은 적중한 셈이다. 하나 둘 관심을 가지며 북을 두드리던 아이들의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거제지역 학생들이 참가하는 여러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경남도 단위 대회에도 참가해 수차례 입상하면서 단순한 취미활동을 넘어 뚜렷한 기량을 선보이기에 이른다. 최근 개최된 ‘제2회 전국타악경연대회'에선 금상의 영예까지 거머쥐었다.

“이렇게 큰 상을 타게 될 것이라곤 미처 생각치 못했습니다. 동아리 결성 당시만 해도 환경이 좋진 않았으니까요. 북 받침대를 손수 만들 정도였거든요. 지금은 다르죠. 교장 선생님과 다른 교사분들의 지원과 도움에 감사하고 있어요. 물론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도움도 고맙습니다."

외포초교 모듬북 동아리가 알려지면서 올해부터 ‘민속음악교육' 시범학교에 선정된 것도 그의 공로인 셈이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지정 ‘문화예술교육’ 선도학교로도 지정됐다. 그런데 동아리 이름이 ‘난리벅꾸'라니, 다소 경망(?)스러워 보이는 단어라 무슨 뜻인지 물었다.

“난리벅꾸를 친다는 말이 있잖아요. ‘벅꾸'란 단어는 농악에서 상모를 돌리는 사람의 손에 들려진 작은 북을 뜻하는 말이예요. 그래서 상모를 이리저리 빙글빙글 돌리는 걸 보고 난리벅꾸 친다는 말이 나온 것 같아요."

악동들은 어르신들의 경로위안잔치에도 종종 참석해 멋드러진 공연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자리 잡은 모듬북 동아리는 내년이면 그의 자취가 사라질 것 같다. 다른 학교로 발령받게 되기 때문. 착잡할 듯 하다.

“처음 교사로 근무하게 된 학교에서 어렵사리 동아리를 만들어 지금까지 왔으니 아쉬움도 없지 않죠. 하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학교에 가서도 모듬북 동아리를 만들어 볼 생각이에요."

외포초교 모듬북 동아리가 ‘난리벅꾸 1기'라면 다른 학교에서도 2기, 3기 등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인터뷰를 하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연출해달란 제의에 북채를 집어든 그는 한바탕 신명나는 북소리를 들려줬다. 호흡도 척척 맞다. 힘차게 북을 두드리며 아이들과 연신 미소를 띤 그의 모습이 싱그럽다.

전의승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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