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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대표이사
S형!
감투싸움으로 인한 거제시의회의 파행은 언제 어떻게 끝이 날지 예측조차 어렵습니다. 윤 영 국회의원(한나라당 지구당 위원장)을 따르는 4명의 한나라당 의원과 3명의 야당(진보신당·민노당) 의원 등 비주류 의원들은 “오는 광복절까지 의장단이 의회 정상화를 위한 책임 있는 조치를 하지 않으면 ‘의장단 불신임(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시의회의 파탄은 지난 4일 실시된 후반기 의장단 선거 때문입니다.
윤 영 국회의원은 거제시의회의 후반기 의장과 부의장을 자신이 신망하는 사람으로 바꾸려고 하였습니다. 거제시의원 재적 13명 중 10명이 한나라당 당원이란 실정으로 미루어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의 생각은 그릇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김 기춘 전 의원계로 분류되는 옥 기재 의원 등 3명과 김 한겸 시장계로 불리는 김 두환 의원 등 3명을 합친 6명의 의원은 “무슨 소리야. 다음 선거에서 ‘시민의 공천’을 받으면 될 것 아니냐”며 윤 영 국회의원에 맞섰습니다. 기득권 세력과 신흥 권력의 갈등이 드러난 것입니다.
선거 결과 옥 기재 의원(전반기 의장)이 진보진영의 도움으로 8표를 얻어 4표를 얻은 옥 진표 의원(윤 영계)을 물리쳤고, 부의장엔 김 두환 의원이 8표로 당선됐습니다.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도 운영위원장, 총무사회위원장은 옥 기재 의장 측근이 선출되고 산업건설위원장은 윤 영 국회의원 측근이 뽑혔습니다. 파행은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수락인사까지 마친 강 연기 산건위원장(한나라 당원)이 주말을 지낸 뒤 지난 7일(월요일) 오전 돌연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돌연한 사퇴’는 윤 영 국회의원의 뜻에 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방의회가 회기 중인 경우 상임위원장의 사퇴 처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하는 데 비주류계 의원들은 본회의 참석을 거부해 시의회가 폐회된 지난 14일 의장이 직권으로 처리했습니다. 시의회는 지난 7일 오후 2시 긴급 본회의를 소집, 산건위원장 사퇴 건을 처리하려 했으나 비주류 의원들은 ‘후반기 의장단 선거는 야합에 의한 선거로 무효’라고 주장, 의장단의 ‘책임 있는 의회 정상화 조치’가 있을 때까지 본회의 참석을 거부했습니다.
정·부의장 선거에서 김 기춘계(옥 기재 등 3명)와 김 한겸계(김 두환 등 3명) 6명으로는 과반수 확보에 1석이 모자라 진보신당 의원들의 협조를 받는 대신 상임위원장 2석 또는 1석을 진보진영에 내주는 조건의 ‘우군(友軍)화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보진영 시의원들은 의장단 선거는 ‘술수에 의한 배신행위’라며 ‘사과와 시정’을 촉구하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S형!
거제시의회의 파행은 어쩌면 ‘의장단 불신임’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치닫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의장단 불신임(안)이 재적의원 4분의 1이상(4명)의 발의로 제출되면 시의회는 15일 이내에 임시회를 열고 불신임 대상이 된 당사자를 불참시킨 가운데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7명)이 있으면 그대로 처리됩니다. 비주류 의원 수는 윤 영국회의원계 4명(옥진표, 이상문, 강연기, 김정자)과 진보계 3명(이행규, 한기수, 박명옥)으로 과반수입니다.
비주류 의원들의 결행(決行)엔 이탈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의회 주변의 전망입니다.
S형!
시의회의 이 같은 파행은 시·군·구 의원들에 대한 정당공천제 도입이 근본적인 불씨입니다. 2006년 도입된 기초자치단체의 장과 의원들에 대한 공천제 도입은 월급도 주고 공천도 받게 해 지방의 토호(土豪) 대신 당이 검증한 지역 엘리트들을 지방의회에 입성시키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시행 2년간의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합니다. 국회의원이 나온 정당의 ‘공천=당선’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지역에 따라서는 졸부들(?)의 ‘공천을 따기 위한 정치 보험’가입 양상으로 변질돼 시·군·구의회 운영은 시민들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습니다.
마침 한 국회의원(정 장선·평택을·민주당)이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법률 개정안을 지난 23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대표 발의자인 정 장선의원은 제안 이유를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기초의회 의원 선거에까지 정당공천제가 도입됨으로써 중앙의 정치적 대립이 지방에까지 확산되고, 해당 지역 현안과 관련 없는 사항에 대한 소모적인 정쟁(政爭)으로 지역사회의 분열과 편가르기식 선거 양상은 지방자치 발전에 역행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으며… 특히 전문성과 직능대표성 확대, 사표방지, 고질적 지역감정 완화를 위해 도입된 기초의원 선거의 비례대표제는 시·군별로 1~2석에 그쳐 실질적인 목적은 충족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시·군의회 선거는 의원 정수를 그 시·군의 읍·면·동마다 1인으로 하고 선거구도 읍면동 단위로 소선거구제로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S형!
때마침 박 희태 한나라당 대표도 “기초의원에 대해서는 공천을 배제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힌 바 있어 여야가 합의하면 시장·군수 및 시·군의원에 대한 선거의 정당공천제 폐지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2010년 지방선거부터 ‘폐해가 더 많은 정당공천제’의 폐지를 기대합니다.
전의승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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