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순 련
/신현초교 교사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종으로 종의 아비 다윗을 대신하여 왕이 되게 하셨사오니, 종은 작은 아이라 출입할 줄을 알지 못하고, 저희는 많은 백성이라 수효가 많아서 셀 수도 없고, 기록할 수도 없나이다. 이렇게 많은 백성을 누가 바르게 재판할 수 있사오리까? 지혜로운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바르게 재판하여 선악을 분명하게 구별할 수 있게 하여 백성을 바르게 이끌어가게 하옵소서.”

성경 이야기에 나오는 솔로몬왕의 기도내용이다.
솔로몬이 아버지인 다윗을 대신하여 왕이 되었을 때, 왕이 된 후 제일 먼저 하늘에 구한 것은 부와 명예와 권력이 아니라 백성들을 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지혜를 달라는 기도였다. 하나님은 왕이 된 솔로몬이 자기의 부도 구하지 아니하고, 원수의 생명을 멸하기를 바라지도 아니하고, 백성들을 위하여 송사를 듣고 분별하는 지혜를 달라는 기도가 너무나 마음에 흡족한지라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주며 너의 전에도 후에도 너와 같은 왕이 없으리라는 축복까지 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부와 명예와 무엇보다도 솔로몬을 보좌할 수 있는 적재적소에 인재등용의 은혜까지 덤으로 내려 솔로몬은 오늘날까지 지혜의 왕으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 대통령이 탄생된 지가 이제 딱 반년이 지났다.
우리 대통령께선 이 나라를 짊어질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나서 제일 먼저 어떤 기도를 하늘에 올렸을까? 아마 솔로몬 왕보다 더 많은 기도를 올렸을 것으로 믿어진다. 솔로몬 왕 시절엔 왕의 역할이 자급자족하여 백성들이 굶지 않는 것과, 외적의 침입에 나라가 멸망하지 않는 것과, 많은 백성들을 바르게 재판하여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 불과했지만 복잡해진 세상을 이끌어갈 오늘날의 대통령은 국민을 책임진 나라님으로써 하늘에 부탁할 일이 오죽이나 많았을까? 아니, 대통령이 된 후 하늘에 올린 기도보다 지금 현재 이 힘들고 어려운 나라 사정에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늘을 향해 마음을 모으지 않은 날이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나라가 참으로 어지럽다. 한미간의 소고기 파동으로 인한 촛불시위, 독도라는 암초에 부딪혀 해결되지 않는 일본과의 문제,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인한 북측과의 문제 등 풀리지 않는 실용경제의 현안문제까지 겹쳐 7개월 전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문제들이 대통령은 물론 국민 모두를 혼란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또한 생각하지도 못할 만큼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된 17대 대통령을 향하여 던지는 촛불 시위 속의 원망과 질타는 그냥 듣고 있기에는 민망할 정도다. 세계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헤매어야 하는 이런 어려움을 가장 현명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바른 길을 알려주는 정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정답이 있다면 대통령을 위시한 우리 모두는 좌충우돌하지 않고 한 마음이 되어 그 누구도 어려움에 빠지지 않게 하고, 다툼 없이 그 길을 함께 걸으며 또 다른 역사를 엮어갈 수가 있을 텐데?.

하지만 나라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어디 대통령 혼자이단 말인가? 그리고 솔로몬 왕과 같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기도를 올리지 않은 대통령이 어디 있단 말인가? 오히려 복잡하고 걱정스러움이 더 많은 세상이다 보니 오늘날의 모든 대통령은 솔로몬왕의 몇 배에 달하는 기도가 더 필요했을 것이다.

이젠 국민 모두가 좀 성숙해 졌으면 좋겠다. 이런 나라의 어려움은 내가 아니며 나라를 책임진 사람과, 정치에 참여하는 사람과,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사고는 다시 한 번 살펴보아야 할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 가정의 시어머니가 훌륭하다는 이야기는 며느리의 입에서 나오고, 한 조직의 성패는 리더의 경영방침도 중요하지만 팀원들의 부단한 노력과 성실함과 상황을 바르게 분석할 수 있는 판단력에 달려있지 않는가? 우리나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성군으로 이름난 왕은 백성들을 우선으로 여기는 직언으로 보좌한 충신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뜻에 따르며 성실히 살아가는 백성들의 깨끗한 삶이 있지 않았던가?

이젠 잘잘못을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다. 이런 힘들고 어려운 일을 이겨낼 수 있는 첫 번째 길은 무엇보다도 국민모두가 올바른 판단력으로 자신의 위치를 바르게 지켜가며 책임을 다하는 것에 있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가 이미 결정해 놓은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미덕과, 진정으로 나라를 위해 걱정하며 마음을 한 곳으로 모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우리 대통령께도 솔모몬왕에게 덤으로 내려준 적재적소에 바른 사람을 심어두는 인재등용의 은혜를 주길 갈망해 본다. 세계와 겨루어 넘어지지 않을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능력과, 바른 정치를 펼 칠 수 있는 올곧은 심지를 가진 정치의 동역자, 솔로몬 주변의 인물과 같은 그런 인재를 우리 대통령 주변에도 심어주는 은혜가 있길 바랄 뿐이다.

어제 저녁 9시55분에 미국으로 이민간지 32년이 되는 친구가 전화를 했다. 가끔씩 동기들의 이야기도 묻고, 미국 생활이야기도 전해주어 귀동냥으로 우리 재미교포들의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 그 날 저녁 그 친구는 비싼 통화료를 지불하며 50분간이나 열변을 토했다. 미국 시간은 아침 10라고 하면서 뉴스로 보는 대한민국의 앞날을 온 교포들이 가슴아파하고 있으며 나라가 너무 걱정스러워 전화를 한단다. 대한민국이 잘 살아야 자신들의 어께에도 힘이 생긴다며 국민 모두가 바른 길을 갔으면 좋겠다는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물 건너 교포들도 걱정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앞날을 위하여 이젠 우리 모두가 어떤 선상에 서서 한 목소리를 내어야 하는지를 우리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

솔로몬왕이 나라를 바르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하늘에 올린 그 기도를 우리 대통령 혼자서 올려야 하는 기도가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이 바르게 걸어가야 할 길을 열어달라고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올려야 할 기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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