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동 석
/옥포고 교장

신록의 계절이 펼쳐지고 있다. 엊그제 지나간 오월의 이미지는 꿈과, 희망과, 새로움의 도전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1일 근로자의 날,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 19일 성년의 날, 21일 부부의 날이 있다. 더 나아가 교육주간, 과학주간, 청소년의 달, 가정의 달로 한 달이 온통 교육관련 행사기간으로 연이어 있다. 많은 행사로 인해 오히려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보와 왔고 행사를 끝맺는 달로 비춰지기도 하는 것이다.

5월의 기념일 중,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큰 관심거리는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이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의 뿌리에서 그나마 가정에서, 사회단체에서 경노사상 고취 교육에 힘입어 알찬 감사 행사가 이루어지는 어버이날은 퍽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하여 전통적으로 임금이나 부모와 동일시되었던 스승의 위상이 최근 들어 감사의 대상이기보다는 비난과 조소의 대상이 되곤 하였다.

특히 대중매체는 스승의 날을 전후해 스승의 날이 마치 금품이나 선물이 오가는 날로 희화화 하는 느낌이 풍겨지는 것이기도 한다. 올해부터는 휴일지정보다는 등교하여 스승의 날 행사로 발전적인 현상이 되살아나고 있는 실정이지만, 2~3년전부터는 대부분 학교가 스승의 날에는 아예 휴업으로 문을 닫아 버려 교육하는 사람으로서 무척 안타까운 현실을 볼 수 있었다.

지난 15일 스승의 날에서도 서울 어느 중학교에서는 두 학생이 싸움이 벌어지는 광경을 목격하고 그 자리에서 두 학생을 화해시키고 그 경위를 며칠 뒤(19일) 양학부모와 학생을 불러 교육적으로 화해시키려고 하다가 학부모로부터 전치 4주의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여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으로 고발하는 사태가 벌어졌는가 하면, 5월 27일 서울 어느 초등학교에서도 훈계하는 선생님을 욕설과 주먹으로 얼굴을 때러 입술이 찢어져 병원에 실려 가는 일이 벌어져 무척 험악한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자기 아이에게 불이익이 된다고 학교에 달려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학부형이 교사에게 욕설·폭행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모두가 감사하는 마음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감사하는 마음의 교육은 태교때부터 시작하여 어릴 때 일수록 그 교육의 효과가 크다. 교육현장에서도 소홀히 할 교육이 아니다. 비록 학교에서뿐 아니라 최근 우리나라가 선진화되면서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감사의 마음이 사라져 가고 있다. 선진화되면서 물질만능주의로 변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보여진다.

장미의 계절 6월은 호국 영령 보훈의 달이다. 역시 호국정신이 이어질려면, 감사하는 마음부터 시작되어야할 것이다. 애국 선열들의 공헌과 희생에 대해 1~10일은 추모의 기간, 11~20일은 감사의 기간, 21~30일은 화합과 단결의 기간으로 정부가 정해 먼저 가신 분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데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감사는 잘못된 것 대신 올바른 것을 바라보게 하므로 항상 행복을 느낄 수 있고 시야가 넓어지므로 그 옆에서 손짓하는 즐거운 일들을 발견할 수 있다.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할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풍요롭고 인간다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가 되어야 할 것이며 항상 향기로운 소리가 나오는 항성무진(恒聲無盡)의 말처럼 어느 날, 어느 시기에서만의 감사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항상 마음속의 감사를 간직하여서 몸속에서 감사의 향기가 뿜어나온다면 우리 모두 보다 밝고 맑은 아름다운 세상속의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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