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진 오
/본지 발행인

S형!
지난 3월 산업은행이 ‘연내 매각’을 밝힌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기업 인수·합병(M&A)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두산, GS, 포스코, 한화 (가나다순)등 내로라하는 그룹들이 모두 공개적으로 ‘인수 의지’를 강력하게 밝혔습니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인수전담 TF팀을 구성, 그룹 총수의 지휘 아래 인수 준비 작업을 깊이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인력도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미국 메켄지 출신들을 스카웃한 그룹도 있으며, 어떤 그룹은 대우조선 부사장 출신의 조선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등 그 맨 파워도 상당하다고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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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독자들이 새거제에 전화를 걸어 ‘왜 국내 4대 그룹이 대우조선 인수에 사운(社運)을 걸고 있느냐’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어떤 이점(利点)이 있어 큰 기업들이 안달을 부리느냐’고 묻는 이도 더러 있습니다. 한마디로 대우조선은 그 자체가 ‘커다란 현금 보따리’이기 때문입니다.

대우조선은 지난 해 7조 1,000억원의 매출과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 데 2010년에는 매출액 11조원에, 영업이익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투자금융기관에선 평가하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대우조선을 인수하는 그룹은 해마다 1조원이상 버는 회사를 안게 되며, 대우조선이 갖고 있는 현금성 자산 2조원도 얻게 된다는 분석입니다. 인수회사는 2조원 가량을 그냥 손에 쥐는 횡재를 만난다는 것입니다.

일감 확보는 2004년 67억달러에 불과했던 수주액이 2006년에는 100억 달러를 넘어 선 뒤 2007년에는 215억달러로 치솟았습니다. 지난해만 한화로 20조원어치 일감을 주문 받아 영업활동을 중단해도 4년은 먹고 살수 있는 세계적인 조선소가 대우조선이라는 것입니다.

S형!
대우조선의 전망은 지난 세월보다 훨씬 더 밝고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우선 기술력이 탄탄해 드릴십(시추선), LNG선, 군함, 잠수함 등 고부가가치 선종 이외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부문은 최근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원유를 캐내고 저장하는 데 필요한 설비를 말하는 해양플랜트는 부유식 원유 생산 및 저장 장치를 말하는 FPSO와 심해 원유 시추선인 드릴십, 반잠수식 시추선 등이 대표적입이다.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부문 경쟁력은 세계 최고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연말 대우조선이 유럽의 메이저 석유회사로부터 수주한 FPSO는 한 척이 2조원짜리로 단일 수주 금액으로는 세계 조선 사상 최대라고 합니다.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부문 수주액은 2004년 6,0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51억달러로 급신장했습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석유 메이저들은 육지에서 기름 찾기가 힘들어지자 깊은 바다에서 유전 개발에 눈을 돌리면서 세계적으로 해양플렌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S형!
외환위기 같은 ‘경제 파탄’이 다시 터지지 않는 한 대우조선 같은 알짜배기 회사가 ‘공매’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과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그룹은 재계 순위가 바뀔 정도로 그 파급효과가 엄청나다는 점 때문에 인수 경쟁에 뛰어든 그룹들을 조급하게 만들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가격은 얼마인지가 궁금할 것입니다.
자산규모는 8조원이 넘는다고 알려졌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를 28일 종가(4만6,800원)기준으로 총 발행주식수(1억9천1백39만주)를 셈하면 9조원에 이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인수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 대우조선 인수 가격은 1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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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의 매각과 관련, 지난 주 거제시민대책위원회가 발족했습니다. 각 읍면동 주민자치위, 번영회 등 지역단체와 경실련 등 시민단체, 농민회 등 직능 단체 등 거제 시내 40여개 단체가 참가한 것은 대우조선이 거제의 지역경제와 시민 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 대기업인지를 말해 줍니다.

시민대책위는 대우조선의 주식 31.3%와 19.1%의 자산관리공사 지분을 행사하는 대주주 산업은행이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하게 대우조선의 인수·합병 업무를 처리할 것인지를 주시할 뿐 아니라, 어떤 회사가 인수하는 것이 거제의 지역 발전은 물론 거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더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를 잘 살펴 냉정하게 중지를 모아야 합니다. 어떤 기업이 옥포만의 새 주인이 될 것인지는 거제지역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일부 범시민 대책위 관계자 가운데는 “국가 지원으로 성장해 온 공기업 성격의 기업이 민간 기업과 경쟁해 정부(산은)가 관리하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는 것은 이 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공기업 민영화’ 정책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가 아니냐”고 비판하는 사람도 없지 않습니다.

대우조선 매각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이 절실합니다.

전의승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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