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거제문예회관 마케팅팀장

청마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거제시 둔덕면 방하리에 청마기념관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동랑과 청마의 예술혼을 기리는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인 동랑·청마기념사업회와 거제문인협회에서는 첫날 개관식을 시작으로 청마백일장, 청마문학제, 청마시낭송대회, 둔덕골 풍경 촬영대회, 청마탄생 100주년기념 시화전, 청마 우체통 운영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

한국시단 생명파의 거목이며 현대문학의 큰 별인 청마 유치환의 역동적인 시혼은 전 세계인의 가슴 속에 영원토록 각인될 것이다. 거제가 낳은 자랑스러운 한국의 영혼으로 언제까지나 기억될 것이다.

12년 전 청마 유치환 시인 작고 30주기를 맞이하여 평소에 고향에 묻히고자 한 청마 선생의 소원이 이루어진 '청마 선생 묘소 이장식' 행사로 전국 매스컴의 조명을 받았던 기억들이 새삼 새롭다.

그해 4월 동랑·청마기념사업회(회장 이영호) 는 청마 유치환 시인 내외분 묘소 이장식을 둔덕면 방하리 유 씨 선영에서 거행하였다. 양산 백운공원묘지에서 운구 된 청마 내외분 유해는 오전 거제대교에 도착 시청을 경유, 청마고향시비 앞에서 첫 노제를 지낸 뒤 방하리 생가 앞에서 두 번째 노제를 지낸 다음, 오후 선영에 도착 이장식을 거행하였다.

1908년 7월 14일 둔덕면 방하리 유준수씨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한국 문단의 거목으로 우뚝 섰던 그는 1967년 2월 13일 세인의 애도와 슬픔 속에 타계 한지 30년 만에 고향땅에 영면하게 된 것이다.

청마 묘소 이장식 전날 거제문인협회(회장 김한석)에서 주관한 청마 유치환 30주기 추모 문학세미나에서는 대인적 풍모와 생명주의라는 독특한 시정신으로, 한국 문단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던 청마 유치환의 문학 세계와 삶이 제조명됐다.

청마와 교분이 두터웠던 지금은 작고하시 원로 시인 설창수 선생은 젊은 시절 청마와의 만남과 묵언 속에서 세상을 관조하던 청마의 생전 모습을 회고했다.

오세영 서울대 교수는 생명 탐구라는 시정신으로 우리 문학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생명파에 대해 조명하면서, 청마가 갖는 시사적 위치에 대해 접근했다. 아울러 우리 시사(詩史)에 끼친 지대한 영향에도 불구하고 청마의 시세계에 대한 본격적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데 대해서는 학계의 불찰이라고 지적했다.

박철석 전 동아대 교수는 청마의 사상과 삶을 검증하면서 민족주의자로서 혹은 아키스트로서의 청마를 조명했다. 특히 일제하 민족운동의 중요한 부분을 점하고 있는 아나키즘의 피세례자로서의 청마의 삶, 자유당 정권 아래서 신문 지상에 발표한 사회 비판 칼럼을 중심으로 청마의 역사관을 돌이켜 봤다.

광주매일 부국장 김준태 시인은 난생 처음 거제도에 오게 되니 감회가 무량하다면서, 예전에 김동리 선생은 청마 선생의 시가 무엇보다도 넓이와 깊이를 총체적으로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그것이 바로 그의 시의 독특한 스타일과 에스프리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대구 영남일보 주간 부장 이하석 시인은 청마의 시에서 나타나는 이념과 애련에 관해 두 개념이 결코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통합을 이루고 있다고 청마의 시세계를 분석했다. 이 날 행사 뒤 문덕수 문예진흥원장은 거제의 동랑·청마기념사업회와 협의, 청마문학상 제정과 흉상 건립 등 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하였다.

동랑·청마 기념사업회는 청마 묘소 고향 이장식을 마친 후 다음 사업으로 청마생가·묘소를 자방문화재로 지정하고자 하는 사업을 결의하기도 하였다.

그 당시 이영호 회장은 청마생가가 이미 170년이 넘은 고택인데다 주위 여건을 종합하면 문화재 지정은 가능할 것이며 한국 문단에서 청마 출생지가 거제임이 밝혀진 이상 문화재 지정도 빠른 시일 내 이루어질 것이라고 그 당시 이영호 회장님은 기회만 있으면 지역예술인들에게 주지했던 기억들이 생생하다.

특히 청마묘소의 거제 이장에 이어 거제시 둔덕면 방하리 마을 전체가 경남도의 시범 문화마을로 지정되어서 이 사업회의 앞날을 밝게 해주었다. 거제시는 둔덕면 방하리 502 청마생가와 인근 청마 묘소, 동랑 유치진의 주요 행적지들이 문화적 보존 가치가 충분하다고 보고 경남도에 이 일대를 시범 문화마을로 추천했었다.

12여년 만인 다가오는 4월 18일 그동안 거제시의 담당공무원의 열정적인 업무추진력과 지역예술인들의 의지 그리고 지역민들의 힘이 합쳐져서 드디어 청마기념관의 역사적인 개관식을 앞두고 있다.

바다와 하늘이 예술의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에 바람조차도 예술이라는 거제의 4월이 시작되었다. 거제에서 출생한 청마선생을 기리는 '청마기념관 준공식 및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가 펼쳐지는 달이기에 거제의 4월은 진정 봄바람조차도 예술이 되는 달이라고 말하고 싶다.

전의승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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