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진 오
/본지 대표이사

S형!
이제 35개월 이후로 예정된 거가대교 개통을 두고 ▲교통대란 ▲주차전쟁 ▲숙박시설 부족 ‘거제의 선물’을 말하는 ▲살거리 부실 등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개탄이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물론 거제시가 그동안 ‘거가대교 개통에 따른 사회변동 예측’같은 미래사회 진단에 제대로 투자 하지 못한 행정적 대비책 소홀을 탓할 순 있습니다. 그러나 거가대교 개통이후를 염려하는 총론(總論)은 지난해부터 쏟아지고 있지만 문제의 처방인 각론(各論)은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S형!
거가대교와 같은 바닷길이 이미 열린 곳 가운데 우선, 훌륭한 사례 탐방 대상을 소개해 해외에 나가는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둘러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북유럽의 외레순 브리지는 외레순해협 건너편 덴마크의 코펜하겐과 스웨덴의 남부도시 말뫼(Malmo)를 연결한 길이 7,845m의 교량입니다. 접속도로(8km)를 포함한 건설비 20억달러(1조9천억원)를 들여 48개월간의 공사로 지난 2000년 7월 개통했습니다. 4차선 도로와 2차선 철도 기능을 갖춘 바다 위 다리치곤 유럽에서 가장 긴 다리입니다.

개통 1년간 1,700만명이 외레순 브리지를 건넜으며 이 중 1,060만명(62%)은 자동차로 , 640만명(38%)이 기차를 이용했습니다. 자동차는 하루 평균 1만2,215대가 통과했다는 통계입니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중앙역과 스웨덴 말뫼역을 오가는 열차는 20분마다 하루 64회 운행되고 있으며, 왕복 운임은 142덴마크크로나(2만3,000원 상당)입니다.
외레순 브리지 개통은 유럽 대륙의 최북단 끝자락에 위치한 덴마크 코펜하겐을 북유럽의 관문으로 만들었습니다.

우선 말뫼 시민들은 물론 스웨덴 남부지역 주민들이 해외여행에는 거의 코펜하겐 국제공항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말뫼공항 보다 코펜하겐 국제공항의 비행기편이 훨씬 많고 공항 시설이 쾌적하기 때문입니다.
코펜하겐 국제공항의 2005년 이용객은 1,900만명으로 세계 18위의 공항으로 랭크되었습니다. 예전엔 생각도 못했던 ‘외레순 브리지 효과’라고 합니다.

현지 대사관 관계자는 “코펜하겐 국제공항의 이용객은 대부분 외국인이어서 자동차 새 모델을 전시 홍보하기에 좋은 곳으로 소문나 있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덴마크의 명품인 조립식 완구 레고(Lego), 비 앤드 오(B&O)는 그동안 유럽 최고 수준의 세금과 수요 감소를 피해 본고장보다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가 외레순 브리지 개통 3년이 지나면서 인파가 몰리는 공항과 코펜하겐 쇼핑가에 매장을 늘리고 있다고 합니다.

외레순 브리지 개통이후 코펜하겐에 사람과 기업과 돈이 몰리면서 도시가 젊어지고 활력을 되찾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난 1980년 말 9만명이던 20대 시민이 개통 5년째인 2005년에 14만명으로 늘어 인구는 60만명이 넘었습니다.

S형!
외레순 브리지 개통은 바다 건너 덴마크와 스웨덴 두 나라에 인력ㆍ교육ㆍ문화 교류가 확대되면서 두 도시가 하나의 상권 조성을 위한 자치단체간 긴밀한 협조가 이뤄져 시민들의 정신적인 공백까지 메우고 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습니다.
외레순해협 연안 지역은 11개 대학과 고등 연구기관 20여개가 몰려 있어 기업과 산학협력을 활발이 전개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코펜하겐시는 인구 유입을 예상하고 도심을 흐르는 운하 40㎞ 주변과 해안지역에 10년 내 4만가구의 주택건설 계획을 2005년 확정, 발표했습니다. 국제공항과 도심을 잇는 교통수단으로 운전사가 없는 최첨단 메트로(도시철도)를 건설해, 하루 24만명, 연간 8,000만명을 운송하고 있답니다.

말뫼는 스웨덴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로 인구는 30만명입니다. 19세기 중엽 이후 산업과 운송의 중심지가 되어 조선업에서 식품가공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도시이지만 외레순 브리지 개통 이후 스웨덴 남부 거점도시로, 유럽 북부의 신흥 도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말뫼는 언제나 붐비는 항구를 통해 석탄연료ㆍ유류ㆍ금속ㆍ화학제품 등이 수입되고, 곡물ㆍ사료ㆍ설탕ㆍ시멘트 등이 수출되고 있습니다. 공장들과 창고 등은 해협의 넓은 매립지에 세워졌으며 스톡홀롬과 예테보리에 철도가 연결되어 새로운 교역도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16세기 초 축성된 성(城)과 발트제국 초기 고딕양식 건축물(14세기 선크트페테로 교회) 등은 역사적 유물로 널리 알려졌으며 말뫼의 폴체츠 공원은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된 유원지로 유명합니다.
거가대교 개통에 대비, 이미 개통된 ‘세계의 다리’와 그 연결 도시의 변화 발전상은 거제시가 비용을 들여서라도 서둘러야 할 탐방 사례연구 모델 입니다.

전의승  skj6336@kornet.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