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후보 등록 7명, 주말께 10명 될 듯
예비주자 8명 한나라 … 전례없던 난립

4.9총선 거제지역 예비후보 등록이 부쩍 늘었다. 23일 현재 모두 7명이다. 민노당 2명을 제외하면 전부 한나라당 소속이다. 경남도내 17개 선거구 중 가장 많은 인원이며 도내 평균 경쟁율(4:1)도 훨씬 웃돈다 .
이번 주말께 김기춘 의원과 김현철 전 거미련 소장의 예비후보 등록이 예정돼 있고, 지만호(매일건강신문 회장)씨도 후보등록을 준비중이다. 대통합신당도 내달 중 1~2명이 예비후보에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모두가 가세할 경우 예비후보만 무려 10명을 훌쩍 넘는다.

한나라 예비후보 왜 많나

현재까지 등록된 예비후보 중 5명이 한나라당 소속이고, 추가등록이 예상되는 3명도 한나라당 소속이다.
한나라당 공천경쟁에 무려 8명이나 뛰어든 셈이다. 전례가 없던 후보군 난립이다.
총선 공천경쟁에 왜 이리 많은 인사가 뛰어든 것일까.

10년만의 정권교체, 보수세력의 분화(分化) 조짐, 당내경선에서 당선인의 반대진영에 섰던 현역의원, 현역의원의 고령화, 권불십년(權不十年)에 대한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너도나도 공천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공천구도 난립을 달리 설명하면 현역의원의 공천가능성이 그만큼 약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핵심쟁점 ‘당규’ 논란

지난해 9월11일 개정된 한나라당 공직후보자추천규정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 공천향배의 주요 관심 포인트다.
당규 적용에 가장 큰 기대를 거는 후보는 김기춘·진성진 후보다. 진성진 후보는 아예 여타주자군의 당규적용에 따른 사전탈락을 기정사실화 하며, 자신과 김기춘 의원과의 양자대결 구도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김기춘 의원도 사석에서 같은 취지의 발언을 몇차례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두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주자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일부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는 후보도 있지만, 대부분 불필요한 ‘마타도어’라며 펄쩍 뛰는 분위기다.
당규적용 논란이 쟁점화 되자 일부 주자는 아예 별도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이를 강하게 반박했다. 당규를 기계적으로 해석해 소급적용하자는 논리는 현실정치를 모르는 순진한 발상이라는 게 그 요지.

실제로 한나라당 중앙당 입장도 당규의 소급적용에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규를 소급 적용할 경우 이에 저촉되는 실세 현역 의원이 워낙 많다 보니, 당규에 의한 후보자격 제한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하는 분위기다.

인맥, 어느 줄이 진짜인가

한나라당 공천경쟁에 뛰어든 예비후보(대기후보 포함) 모두가 자신의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1장뿐인 공천티켓을 저마다 자신하는 데는 그들 나름대로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뭘까. 바로 중앙당 유력자와의 교감(交感)이다. 그것이 썩은 새끼줄인지, 든든한 동아줄인지 공천심사가 끝이 나 봐야 알 수 있다. 과연 누가 공천권에 직행하는 진짜 동아줄을 잡고 있는 것일까.

우선, 이번 공천경쟁의 ‘태풍의 눈'으로 지목되는 김현철 전 소장의 가장 큰 우군은 부친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지난 11일 열린 YS 팔순잔치에 이명박 당선인이 직접 참석해 YS를 극찬했다. YS는 본선보다 치열했다던 당내 경선 때부터 이명박 당선인을 도왔고, 그런 그를 이 당선인도 팔순 잔치에서 ‘극찬'으로 화답했다.

최근 중앙 유력일간지에서 박근혜계 의원 지역구에 도전하는 친이명박계 인사로 김현철 소장을 지목하고 있는 보도 태도도 눈여겨 볼 만한 조짐들이다. 이명박 당선인의 실세그룹으로 꼽히는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이 YS 집권당시 김현철 소장이 천거한 인물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전도봉 전 해병대사령관의 친 이명박계 인맥도 일반인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당선인의 전국투어에 대부분 동참하며, 가장 가까이서 이 당선인의 눈도장을 찍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당선자의 맏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과의 친분도 꽤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공천과정에 직간접적 지원이 예상된다.

김한표 전 거제경찰서장의 숨은 인맥도 만만찮다. 대부분 이명박 당선인의 신 직계라인으로 꼽힌다. 지역내에선 유일하게 대통령취임준비위 자문위원으로 선임(전국 200명) 됐다는 점을 들어 “중앙당에서 그만큼 챙기고 있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대선당시 이명박 사조직을 총괄했다는 ‘선진국민연대' 거제지역대표를 역임했고, 청와대 생활과정에서 맺은 인맥도 만만찮다고 귀띔했다.

윤영 전 거제부시장의 인맥도 이명박 당선인의 직계라인과 맞닿아 있다. 실세중의 실세로 꼽히는 이재오 의원이 회장을 맡고 있는 6.3동지회 경남부회장 및 거제지회장을 맡고 있고, 청계산악회 경남회장, 나라사랑 국민협의회 등 이명박 당선인 사조직은 물론 대선 경남선대본 참여촉진위원장 등 공조직에도 다수 참여하며 인맥을 넓혀왔다. 행정고시 선후배 다수가 이 당선인 진영에 포진해 있고, 부산고교 선후배 10여명이 현역의원인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진성진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에서 파생된 법조계 인맥이 최대 우군이다. 진 변호사와 수십년간 교류해 온 법조계 선배가 중앙당 핵심당직자로 활동 중이다. 대선 법률특보, 청계포럼 거제책임자 등 공·사조직을 통해 쌓은 인맥도 꽤 두텁다는 평이다.

22일 예비후보에 등록한 김기호 전 도의원의 인맥도 여타 주자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2년여가 넘게 중앙당 당직자(당 부대변인)로 활동하며 꾸준히 인맥을 넓혀 왔다. 특히 강재섭 당대표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역인 김기춘 의원은 탄탄한 당내 입지를 최대 우원군으로 삼고 있다. 김 의원은 22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10년간 야당의원으로서 당을 지켜 왔고, 지역사업도 열심히 챙겼으며, 도덕성에서도 시민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공천을 자신했다.

특히 대선에서 경남도당위원장을 맡아 선거전을 지휘하며 55%가 넘는 높은 득표율을 올렸다는 점에서 자신이 공천에서 배제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 내 5~6선이 현존하는 상황에서 자신도 힘있는 집권여당의 4선의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기방  skj6336@kornet.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