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치가 교육의 주민자치로 승화되기를

윤 동 석
/거제교육청 교육장

지난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경남의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교육감 선거가 처음으로 실시되었다. 그러나 많은 유권자들이 모르고 있는 실정이었다.

더욱이 정당이 있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실시되어 정당 공천이 아닌 교육감 선거 혼란이 일어나 선거 기간 중에 이주영 국회의원(경남 마산갑)이 지난 12월 13일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과 교육위원 선거를 공직 선거와 구분할 수 있도록 ‘지방 교육 지자체에 관한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주영 국회의원은 교육감, 교육위원 선거는 정당 추천이 아님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정당의 기호와 다른 가,나,다로 표시하여 추첨을 할 수 있도록 현행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오는 2010년 6월 10일 광역 및 지방 단체장, 광역 및 지방 위원의 일제 실시와 함께 또다시 교육감, 교육위원 선거가 실시된다.
교육자치제는 우리나라 교육발전과 축을 같이 하여 옴으로써 우리나라 교육행정의 역사가 교육자지체 발전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교육자치제는 교육의 자율성과 정치적 중립성 그리고 전문성을 보장하는 핵심 기재로 인식되어 왔다.

그 동안 교육자치제는 1952년에 처음 시ㆍ군 단위의 교육자치제가 실시되었으나 1961년 5.16 군사 정변과 함께 교육자치가 일반 자치에 통합되어 운영된 적이 있다. 그러나 교육계의 들끓는 여론과 반발에 부딪쳐 1964년 다시 부활되어 시.도 단위에서 교육자치를 실시하여 왔다. 그러다가 1988년부터 시.도 단위와 시.군.구 단위의 교육자치제를 실시하였다.

특히 1988년 4월 개정된 ‘교육자치제도에관한법률(안)’은 시.도 단위는 물론이고 시.군.구에도 교육자치제를 확대 실시하려고 하였으나 아쉽게도 여.야 간에 첨예한 대립으로 이 법률안은 보류되었다. 1991년부터 시.도 광역 단위에 도입된 지방 교육자치제는 교육행정의 지방분권화를 통해 주민의 참여의식을 높이고, 지방교육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지역 실정에 부합하는 교육정책을 운영함으로써 지방교육의 발전과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신장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 그 시금석을 놓게 되었다.

종전 교육감, 교육위원 선거는 각 단위 학교에서 7~15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학교 운영위원들이 간선제로 하는 선출방식이므로 지방자치가 아닌 교육자치 또는 교원 자치라는 비판 속에 실시되어 주민 대표성이 부족하고, 선거 과정에서 지연, 학연 등과 같은 파벌 조성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날 뿐 아니라 후보자간 담합으로 인한 선거 휴우증이 유발되어 사회적 물의로 일어나고 있었다.

그 후 그러한 개선점을 보완하고자 1년간 이상 법률 공방으로 이어오던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이 지난 2006년 12월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2007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법률로써 지난 2월 14일 부산에서 교육감 선거를 최초로 실시하여 5명의 교육감 후보자가 출마하여 시민의 무관심 속에 15.3%의 사상 최저 투표율로 치러졌고, 임기가 12월에 끝나는 경남을 포함하여 충북, 울산, 제주 등 4개 시도에서 12월 19일 대선과 함께 실시되었다.

본 법률은 통과 전부터 교육자치를 일반 자치에 예속 시키려는 경향이 있다하여 교원 단체들은 매우 우려하여 법률 개정 백지화를 요구하며 여러 번 반대시위도 일어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방교육자치를 강화하기 위하여 교육감과 교육위원은 주민들이 직접 뽑아서 교육정책 선택권을 학부모와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계기를 마련하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교육위원이 도의회에 교육상임위원회로 전환됨으로써 일반 지방자치기구와 지방교육자치기구를 일원화하는 경우에 교육의 전문성이 침해받게 될 우려가 있을 것이라는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교육감과 교육위원의 선거구가 넓기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 정치적 영향을 받기 쉬운 문제가 있고, 광역 지역별 교육의 경우 기회 균등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책이 반드시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오랜 산고 끝에 모처럼 주민에 의해 선택되어지는 교육감, 교육위원이 앞으로 교육자치가 교육의 주민자치로 승화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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