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신뢰·안정적 기업 운영에 최선"

'굴 스토아' 잇따라 개점, 기업 이미지 알려
'기술력 확보 및 투자'에도 적극 나설 계획

'바다의 우유' 또는 '바다의 의약품'으로 불리는 '굴' 생산과 가공 및 판매의 첨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대일수산(하청면 실전리 1005-1). 굴 판매 지점인 '굴 스토아'를 도심에 최근 잇따라 개점하면서 인지도 높이기에 나선 분위기다. 각종 굴 가공 제품을 선보이면서 해외 수출에도 열심이다. 지난 80년대 중반 대일수산 창업 초창기부터 사세 확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이정태(60) 대표이사를 만났다.

"소규모 굴 양식 어장을 부친께서 마련하신 게 시초였습니다. 당시에는 이렇게까지 규모가 커질 줄 몰랐죠."

이 대표가 고등학생 시절이던 그 시기는 1963년. 수협에서 일하던 부친은 칠천도 해역에 굴 양식 어장을 마련했고 이 대표가 군대를 제대한 뒤인 71년부터 본격적인 굴 가공과 판로 개척에 나서게 됐단다. 규모가 작던 어장 관리 목적에서 가공 판매로 돌아섰다는 것. 그러다 87년, 현 부지에 가공공장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92년부터는 냉동 냉장 허가와 무역업 허가, 통조림 제조 허가까지 얻어 미국 FDA에 등록하는 등 해외 수출의 물꼬도 텄다.

96년엔 5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면서 '굴'하면 '대일수산'이란 공식을 검증시켰다. 이어 99년엔 ISO-9002인증을 획득했고 위해요소 제거계획(HACCP) 공장으로도 등록됐다. 유럽에도 수출하면서 'EU수산물가공공장'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2000년 말엔 드디어 1,000만불 수출 고지에 올랐다. 직원 수는 250여명 선. 생굴 출하가 집중된 봄 시즌엔 350여명으로 늘어난다. 이만하면 세계적 기업인 셈이다.

"생굴은 일본 수출에 주력하고 있지요. 통조림은 주로 미국에 수출됩니다. 2년전부터 바지락 통조림을 스페인에 수출시켜왔습니다. 마른 굴은 싱가폴, 대만,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 주로 수출되죠."

대일수산 가공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몇 가지나 될까. 생굴 외에도 훈제굴 통조림, 굴보일드 통조림, 훈제홍합 통조림, 홍합보일드 통조림, 훈제바지락 통조림, 바지락 보일드 통조림 등이 통조림 제품이다. 냉동품은 냉동굴, 냉동홍합, 냉동바지락, 냉동훈제굴 등이 판매된다. 건조품으로 마른 굴, 마른 홍합도 주요 품목이다.

하루 생산 규모는 생굴 7-8톤, 냉동굴 6톤, 훈제굴 통조림 5만-8만개, 굴보일드 통조림 5만개다. 이밖에 어류 및 과실 통조림도 모 업체로부터 위탁받아 만들어 낼 정도다. 이들 제품은 철저한 분업 시스템을 갖춘 전문 회사를 통해 국내와 전 세계에 유통된다.

이처럼 가짓수가 많고 싱싱한 천연 굴이 원재료인 만큼, 국내 주문도 많다. 인터넷이나 전화 주문 접수가 줄을 잇는데, 명절 시기에도 그렇지만 평소에도 한 번 맛을 본 사람들이 주문을 많이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 게다가 별도의 홍보 없이도 입소문을 통해 전국에 많이 알려졌다고. 광고를 내는 것도 지역언론에 몇 번 낸 게 고작이다.

"일본에 생굴을 주로 수출하던 것이 다소 규모가 줄었어요. 중국산 굴 통조림이 바짝 추격해 온 탓입니다. 예전에는 중국이 60%선, 한국이 40%선으로 수출 규모가 흘러갔는데, 이젠 중국 물량이 85%쯤으로 부쩍 늘었죠."

하지만 동남아로 수출되는 대일수산 제품이 되레 비공식적인 중국 수출인 셈이라고 덧붙인다. 동남아시아 지역엔 중국계 사람들이 많은 만큼, 대일수산의 유명세가 점차 중국에도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3년전부터 추진했던 '굴 스토아' 개설은 고현과 옥포 등 도심에 문을 열면서 굴에 큰 관심이 없던 시민들의 눈길을 잡아 끌고 있다. 판매 확대보단 대일수산이란 브랜드 인지도를 좀 더 높여보자는 취지다. 안정적인 기업 운영에 충실하자는 것. 높은 품질을 위해 미생물 분석실과 제품 검사실을 갖췄음에도, 경비 절감 차원에서 폐박스나 나무로 불을 피워 데운 물을 보일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보조 시설을 갖춘 점도 이채롭다. 제품 신뢰와 직결되는 기술력 확보에 따른 투자엔 아낌 없다는 게 그의 지론.

"굴 특성상 비릿한 내음에 불만을 표하는 분들도 계시죠. 그럴땐 무조건 반품 조치를 시켜드립니다. 최대한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야죠. 양식으로 생산되는 굴이지만 어류에 비해 사료나 약을 따로 줄 필요가 없습니다. 자연산 굴이나 다름 없지요. 많이들 드셨으면 좋겠네요."

전의승  skj6336@kornet.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