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잖은 신도 수를 자랑하는 신현읍 고현교회가 일부 장로들의 담임 목사에 대한 고소 사태로 내홍을 겪고 있다.
고소장 등 의혹 내용이 지역언론사에 보내지면서 불거진 이번 사태는 「그간 내재됐던 교회 분열 양상이 위험 수위에 이른 결과가 아니냐」는 추측을 유발하면서 파장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
일각에선 「신앙을 매개로 하는 조직 특성상, 문제를 내부에서 처리하지 않고 지역사회에까지 폭로한 것은 오해와 왜곡을 조장할 우려를 감안하면 부적절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진위 여부를 떠나 무엇보다 신앙에 기반해야 할 조직의 씁쓸한 단면을 표출했다는 점에서 상당수 신도들에게 상처를 남길 것으로 우려된다.

일부 장로들 주장

K모씨 등 고현교회 장로 5명이 지난 5월께 검·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이 교회 담임목사인 P씨가 지난 2005년 말부터 1년간 150억여원의 사업비로 교회 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시공사와 협의로 면허를 임대받아 신축을 추진하고 면허임대료를 지급, 건축법을 위반한데다 업무상배임 의혹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배임 의혹과 관련해 『교회 신축 공사가 마무리된 뒤, 수주과정에서 많은 액수의 리베이트가 목사에게 지급됐다는 의혹이 남게 됐다』며 『교회가 직영한 공사계약서에 따라 공사비로 지급한 것으로 처리돼 있는 금액보다 적은 금액이 하도급 공사업자에게 지급된 사례를 발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교회당 건축시 토지 형질을 무단으로 변경한 사실이 있다며 이 또한 범죄행위라는 주장이다. 각종 공문서도 증거자료로 첨부했다.
세금 탈루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목사는 각 시공업자들과 공모해 세금을 탈루한 의혹이 있다』며 『교회가 종교법인으로서 공사대금을 지출하더라도 반드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야 하는 필요성이 있는 것이 아님을 악용해 실제보다 훨씬 더 적은 금액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부목사들에 대한 노회비를 갈취했다는 주장과 관련, 『2003년 4월7일부터 2005년 4월4일까지 매년 실시되는 봄노회와 가을노회 등 총 5회에 걸쳐 부목사들의 노회 참석 경비로 교회예산에서 지급되는 돈 500만원을 부목사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갈취했다』고 밝히고 있다.

자신들에 대한 명예훼손도 거론했다. 교회 신축과 관련해 법 위반 사항을 지적하는 자신들에게 불만을 품은 목사가 직권으로 임시재직회를 열어 『할말이 있어도 참고 말할 수 없는 수모를 당하면서도 참았다』라고 발언한 것은 공공의 장소에서 장로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교회 측 입장

교회 측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음해성 의혹」에 불과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불법 면허임대와 업무상 배임 주장과 관련, 시공사의 부도 등 문제를 막기위해 회사와 이면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85년 교회를 신축할 당시 업자의 부도와 도주로 큰 시련을 겪은데 따른 조치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종합건설사가 맡아야 하는 공종을 제외한 나머지 공정은 교회내 건축실행위원회가 절차에 따라 입찰해 도급계약을 체결, 하자가 없다는 입장.

리베이트 지급 의혹에 대해서도 노골적인 음해라고 못 박았다. 교회 측은 『건축위원회는 하도급업체선정 등 모든 건축의 실무를 위해 72차례 실행위원회를 열었고 고소인 중 한사람인 K모 장로가 총무로서 그 실무를 총괄했기 때문에 그 어떤 이해당사가가 업체를 선정할 수도 없었고 임의로 선정될 수 없는 체제였음을 밝혀둔다』며 『건축위원회에 참여하지 않는 담임목사가 리베이트를 지급했다는 의혹은 노골적인 음해』라고 되받았다.

무단형질 변경 문제와 관련해 『녹지공간을 형질변경하지 않고 조성했다는 지적으로 생각한다』며 『조성 당시 도민체전을 앞두고 있던 만큼, 방치됐던 빈터를 녹지공간으로 만들었고 교회 건물이 이 곳을 침범하거나 훼손한 부분은 단 한 평도 없다. 잡목과 잡초를 걷어내고 나무를 심는 것이 무단형질변경인지 거제시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해명했다.
노회비 갈취와 세금탈루 의혹에 대해서도 상식 밖의 문제 제기라며 사법당국이 그 진위를 밝혀 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수습위원회 구성 해결 나서

이번 사태와 관련, 교회 측은 지난달 29일 임시노회를 소집해 수습위원회(위원장 이경렬 목사)를 구성한 가운데 지난 2일에는 임시재직회가 소집돼 「시무장로 9명의 재신임을 묻는 공동의회 소집 청원」이 투표 끝에 가결됐다. 이날 오후 본당에서 열린 재직회에서 이 소집 청원안은 찬성 192표, 반대 71표, 기권 10표를 얻었다.

또 재직회와 별도로 이 교회 교인들이 시무장로 재신임을 묻는 공동의회 소집을 위한 서명에 나서 800여명의 서명을 받았고, 담임목사와 고소고발에 관여한 장로 5명에 대한 신임 투표를 하자는 제안은 유보됐다.

교회 한 관계자는 『3,000여명에 달하는 성도를 가진 집단에서 일어나는 음해는 큰 혼란을 가져 올 수 있는 중대문제』라며 『건축에 관한 모든 사항을 당회, 제직회, 공동의회에서 결산을 끝냈는데도 실무를 담당한 일부 장로들에 의해 고소되고 외부에 알려진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전의승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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