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상 훈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상무

전국 자치단체에서 ‘부적격 무능 공무원 퇴출’ 바람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금부터 10년 전 국제통화기금(IMF)사태 때 수많은 기업들이 쓰러지고, 많은 직장인들이 일터를 잃고 길거리로 내몰릴 때 비교적 영향을 덜 받았던 공무원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일반 직장인에 비해 신분보장이 되는 공무원들의 자기계발 욕구는 확실히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냉엄한 현실은 이제부터 허용치 않겠다는 기세다.

결국 살아 남으려면 사람은 변해야 한다. 변화에 순응하지 않으면 퇴출될 수 밖에 없다. 사는 동안 계속 변화를 추구하면서 활동 엔진이 쉬지 않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하려면 우선 지속적으로 연료를 넣는 데 주력해야 한다. 여기서 자기계발은 엔진에 넣는 연료 같은 역할을 한다.

현재 우리 사회 개개인의 자아성장 및 자기계발 욕구는 가히 폭발적이다. IMF이후 한국 출판계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분야는 경제ㆍ경영서. 특히 이들 중 흔히 ‘처세서’라고 불리는 자기 계발서들은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수많은 직장인들의 발길을 서점으로 끌어당기고 있다고 한다. 이는 우리 시대 개인들이 시간을 쪼개 자기계발과 성장에 나선 결과이기도 하다.

국내 조선소에도 ‘샐러던트(salident)’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샐러던트는 참고로 ‘공부하는 직장인’을 일컫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3월 초 거제조선소에 조선해양공학과 학사과정을 신설했다. 부산대 조선공학과 교수진이 직접 거제조선소 생산현장에 학과를 개설, 생산시스템 공학 등 20여 과목을 강의하는 게 특징인 이 과정을 4학기 동안 총 70학점을 수료하게 되면 정식 부산대 학위를 받을 수 있다.

알다시피 거제 지역에 4년 제 대학이 없어 차로 1시간 넘게 걸리는 진주나 부산으로 공부하러 다니는 직원들이 적지 않았던 터라 이들의 공부에 대한 열망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 회사 차원에서 사내 대학을 신설하였다.

기업 역시 직원들에게 자기계발을 적극 독려해야 한다. “오늘날의 교육은 가장 진보된 투자로 여겨지고 있다. 투자가 많아지면 그만큼 생산성은 높아지고 수익도 증대된다.” 이는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통하는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 꾸준한 자기계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신을 업그레이드시켜 나가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교육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사내대학 신설도 좋고 독서경영도 좋고 건전음주 캠페인도 좋다.

변하지 않는 회사는 존속이 힘들다. 하지만 항상 변화를 추구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회사에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 창조형 전문가가 많은 회사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 Change(변화)의 단어 중 g를 c로 바꾸면 Chance(기회)가 된다. 변화를 기회로 바꾸는 사람들, 두뇌와 정보를 황금처럼 여기는 사람이 많은 회사는 미래를 선도할 것이라 생각한다.

공무원도 퇴출되는 이 살벌한 시대에 살아 남으려면? 정답은 자기계발 즉, 자신의 열정과 노력이 자신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회사, 더 나아가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끊임없는 자기부정을 통해 계발과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회사와 국가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스스로를 경영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불확실함을 분명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전의승  skj6336@kornet.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