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해삼업자 관계기관 50여곳에 투서 … 전국적 파문 일 듯

3~4년 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이뤄지고 있는 해삼종묘 방류사업과 관련, 「종묘업체들이 중국산 해삼종묘를 대량으로 밀수해 납품,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내용의 진정서가 해수부 등 전국 50여개 연안시·군과 기관단체 등에 발송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진정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정부의 해삼종묘 방류사업 자체가 송두리째 뒤흔들리는 것은 물론 도비와 시비를 보조한 시·군마다 엄청난 파장에 휩싸이게 될 것 같아 그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익명의 해삼업자가 전국 지자체 등에 발송한 진성서에 따르면 지금 중국산 해삼종묘가 대량으로 밀수입되고 있고 국내에는 한국산 종묘소가 극소수 밖에 없다.

특히 업체에서 보유하고 있다는 해삼은 대부분이 밀수한 중국산이며 현재 종묘 생산업체들은 생산하는 척 흉내만 내고 종묘를 중국에서 가져와 방류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해삼종묘 생산업체들은 밀수입한 중국산 해삼종묘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폭리를 취하고 있으며 예전 따이공(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 장사)을 이용한 밀수 방법이 사실상 불가능해짐에 따라 최근에는 항공기를 이용하거나 컨테이너를 통째 빼돌리는 형태로 해삼 밀수 수법이 변화했다고 지적했다.

진정인이 언급한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연구소의 「해삼양식기술개발」 과제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각 도립수산종묘시험장의 연간 해삼 인공종묘생산량은 2003년에 20만 마리로 모두 합쳐도 양식장 1개소의 공급량에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한다.

진정인은 특히 대부분의 업체들이 밀수시기를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에 해수부에서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올 상반기 해삼종묘 방류사업을 취소하는 것이 옳다며 사업이 계속 진행된다면 우리바다는 중국산 저질종묘로 가득 채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한국의 해삼 종묘업체들은 이제 종묘생산에 주력하지 않고 생산하는 흉내만 내다가 8~9월에 1kg에 5,000~1만마리 짜리를 1톤만 들여오면 하루 아침에 텅빈 수조에 500만에서 1,000만마리의 해삼이 채워진다며 3cm 크기가 될 때 까지 한두달 더 키워서 방류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실태를 소개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거제의 경우 해삼종묘 방류사업은 거제시와 거제수협이 각각 실시하고 있으며 시가 방류하는 해삼종묘는 전량 국내산을 구입해 쓴다』며 『이 진정서 내용과 관련해 이미 검찰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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