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자료 기준으로만 도내 3위 … 분양가 높을수록 미분양 더 많아

거제지역 아파트 분양 시장이 심상찮다. 거제시에선 건축허가를 얻어 「짓기만 하면 대박」이라던 분양공식이 깨지고 있다. 신현읍 등 주요 지역 신규 분양단지의 초기 분양률이 대부분 50%를 밑도는데다 기존 분양단지의 미분양 물량 적체 현상도 심각한 양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말 2,012세대에 달했던 지역내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올 2월말 기준 1,895세대로, 반년이 넘도록 겨우 117세대가 줄어든데 그쳤다. 꾸준히 제기돼 온 「아파트 공급과잉」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마디로 모델하우스 문을 열기 무섭게 청약자들이 줄을 서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는 얘기.
관련업계 일각에선 「앞으로 거제에서 아파트 사업으로 재미보기는 힘들 것」이란 성급한 체념까지 흘러나온다.

아파트 분양 시장 공급과잉

지난 7일 거제시에 따르면 지역내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분양과 임대를 합해 총 1,895세대로 집계됐다. 특히 이 같은 수치는 도내 20개 시·군 가운데 김해(4,485세대)와 양산(2,685)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준인데다 도내 전체 미분양(1만1,000여세대)의 약 20%에 가까운 물량이어서 공급과잉 우려를 더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준공전 미분양이 1,808세대로 전체 미분양 물량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공사가 끝나 「준공」이 났서도 주인을 찾지 못해 빈집으로 남아있는 미분양 물량은 87세대.
2004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분양이 승인된 아파트는 18개 단지 총 6,314세대에 달한다. 지난 3년간 6,000세대가 넘는 물량이 거제지역에 쏟아져 나온셈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매머드급 물량이 집중 투하됐다」며 공급과잉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분양률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 현재 분양률이 100%인 업체는 덕진휴먼빌 3차(임대·총 94세대)가 유일하다. 분양률 90%를 넘긴 곳도 롯데캐슬 아일랜드(98.7%), 일성 아리채(99.4%), 덕산 아내(임대·91.3%), 장평 코아루(93%) 등 손에 꼽을 정도다.
반면 상당수 아파트 단지는 저조한 분양률에 자금난을 겪고 있다. 신현읍 상동의 S아파트(43세대)와 아주동 C아파트(49세대)의 경우 이미 공사가 끝났지만 각각 38, 42세대가 여전히 빈집이다. 상당수 공사가 진행중인 단지도 절반에 가까운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프리미엄급 아파트 단지 또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진출 초기 브랜드 파워로 인해 대단한 관심을 끌었으나 막상 분양이 시작되자 「찬 바람」을 맞고 있다는 것.
두산 위브, GS 자이, 포스코 the#, SK 뷰, 현진 에버빌 등 각 단지마다 차이는 있으나 전국적인 명성에 비해 저조한 분양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두산 위브가 80%대의 분양률로 선전하고 있을 뿐 자이는 709세대(총 1,196세대), 더샵은 208세대(총 473세대), 에버빌은 144세대(총 420세대)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아주 대동 다ː숲도 712세대 중 280세대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이같은 미분양 수치는 업체가 제시한 데이터를 토대로한 것이어서 실제 미분양 세대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물량 과잉·분양가 급등이 원인

계약금 파격 할인, 중도금 무이자 융자, 계약자 고가 경품 증정 등 일부 업체들의 눈물겨운 「선심 마케팅」에도 불구, 아파트 미분양 물량의 적체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분양대행사 등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역내 아파트 분양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접어들었고 분양가도 최근 몇 년새 급등해 실수요자들의 발길을 잡기가 쉽지 않아졌다는 것. 특히 지난 2005년 말부터 지금까지 5,000여세대에 달하는 아파트 물량이 쏟아져 수요 이상의 공급에 따른 적체가 생겨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함께 몇 년새 급등한 평당분양가도 낮은 분양률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거제지역 아파트 평당분양가(부동산114 자료 기준)는 지난 2002년 279만원에 불과하던 것이 03년 385만원, 04년 479만원, 05년 571만원으로 해마다 100만원 가량씩 올라 지난해에는 645만원으로 치솟았다. 2002년 대비 2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모 아파트의 경우 평당분양가가 690만원에 달해 분양가 700만원 돌파도 머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거제지역 아파트 분양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면서 『워낙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투하(공급)돼 업체간 경쟁이 심화된데다 분양가도 급상승해 시장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거제지역의 경우 분양가가 낮은 단지 순으로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시공중인 상당수 아파트 단지의 입주시기도 2008년으로 잡혀있어 역전세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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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가 4년새 2배 이상 올라

평당 평균 645만원, 2002년 대비 131%↑… 도내 최고

최근 치솟는 분양가 상승의 영향으로 거제지역 아파트 평당 평균분양가가 지난 2002년에 비해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지난해 전국에 분양된 아파트 분양가(기준층 기준, 최상층 펜트하우스 제외)를 조사한 결과 거제지역의 지난해 평당 평균분양가는 645만원으로 2005년 대비 12.96%, 2002년과 비교하면 무려 131.18%나 올랐다. 지난 4년새 2배 이상 분양가가 오른 셈이다.

이는 평균분양가 663만원을 보인 지난해 경남의 상승률 18.82%에 비해 다소 낮으나, 2002년 대비 68.27%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거제지역 평당 평균분양가는 지난 2002년 279만원, 2003년 385만원, 2004년 479만원, 2005년 571만원, 2006년 645만원으로 올라 2005년 대비 마산(32.83%) 양산(20.23%) 김해(18.39%) 다음으로 도내에서 많이 올랐으며, 2002년 대비 상승률은 도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도내 주요 도시의 2005년 대비 상승률은 마산 다음으로 창원(31.15%)이 많이 올랐고 이어 양산(20.23%) 김해(18.39%) 거제(12.96%) 순으로 상승했다. 진해(5.93%)·진주(3.52%)는 큰 변동이 없었다.
또 2002년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분양물량이 많았던 거제(131.18%)에 이어 마산(113.75%) 창원(94.64%) 진해(72.34%) 김해(63.90%) 진주(60.95%) 양산(58.38%) 순으로 높았다.

한편 지난해 분양가 1,000만원을 넘어선 울산지역은 전년대비 45.78%, 2002년 대비 156.03%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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