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련 “폐기물 불법매립 市 몰랐다면 비정상”
업체측 “환경정비 복토가 불법매립 오해불러”

거제시 청소업체 비리(세칭 쓰레기게이트)를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이미 업체관계자 등 3명이 지난해 말 특가법위반 혐의로 구속되고 12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달 10일 태성기업 대표가 사기혐의로 전격 구속됐다가 18일 법원의 구속적부심을 통해 풀려났다.
이번 사건을 두고 시민단체는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지 못한 「면피용 수사」로 일관됐다고 비판하고 있고, 해당 업체측은 청소업무의 구조적 문제점이 노출됐을 뿐 고의성 있는 비리는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새거제는 연말연시 지역사회 최대 이슈로 등장한 이른바 ‘쓰레기 게이트’의 실체적 진실은 무엇이며, 거제시 청소업무의 구조적 허점과 대안은 무엇인지 짚어 보고자 한다.

환경련측 주장

지난해 말 지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세칭 「쓰레기게이트」의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새해벽두부터 또 다른 쓰레기 불법 매립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지난달 4일 모 시민의 제보에 따라 거제시, 검찰, 환경단체 등이 중장비를 동원, 시 환경사업소 일대 땅을 파보니 수백톤으로 추정되는 각종 쓰레기가 나온 것. 이는 곧 검찰 수사로 이어졌고 이미 「쓰레기게이트」에 연루된 T기업이 폐기물을 매립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시금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장면이 한동안 연출됐다.

이와관련,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련)은 불법 매립 현장확인이 있은 다음날인 지난달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쓰레기 수거업체 T기업이 냉장고 등 가전폐기물 수백톤을 환경사업소 앞마당에 불법매립한 것이 적발됐고 보름간 행해진 대규모 불법행위를 거제시가 몰랐다면 비정상』이라고 주장했다.

환경련은 폐기물이 불법으로 매립된 곳은 시 환경위생사업소(현 시설관
리공단 환경팀) 바로 앞이며 문제는 어떻게 이런 곳에서 대규모의 불법매립이 이루어 질 수 있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환경련은 또 『이번에 적발된 불법매립은 이른바 「쓰레기게이트」 사건의 핵심인 청소업체 「T기업」이 저지른 것으로 검찰조사 과정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제보자는 불법매립 당시 T기업에 근무했던 근로자로 불법매립 과정을 비교적 소상히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환경련에 따르면 제보자는 검찰진술 후 모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불법매립이 2002년 루사태풍 때 거제시청 주차장에 모아두었던 폐가전제품과 각종 쓰레기를 매립한 것이며 이 작업에 15톤 덤프트럭 2대가 동원됐고 자신도 참여해 보름동안 수백톤 분량의 폐기물을 매립했다고 전했다는 것.

환경련은 『제보자가 검찰 조사가 시작된 후 매립시점과 폐기물 발생처에 대해 당초에는 2002년 이라고 했다가 이제는 1998년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2002년 이라면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이 가능 할 수도 있지만 1998년 이라면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버려 형사처벌이 불가능 하다』고 덧붙였다.

업체측 주장

이번 사건과 관련, T기업 측은 지난 6일 새거제로 보내 온 해명자료를 통해 폐기물 이전 경위와 소각장 인근에 폐기물이 묻히게 된 사연을 비교적 상세히 밝혔다.
T기업에 따르면 97년 봄 당시 폐기물은 현 중앙중학교 부지(4~5,000㎡)에 쌓여있었는데 중앙고 신축 등 민원이 제기돼 시에서 이전 요구를 해 와 5월 15일까지를 이전 기한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 현 소각장 인근으로 옮겼다는 것.

당시 상황은 소각로가 시공중이어서 소각장 인근에 임시 적치했다가 소각장이 가동되면 폐기물 가운데 가연성을 분류, 소각처리 할 계획이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T기업 관계자는 『당초 지정된 이전 적치 장소는 폐기물관리소 사무소 옆을 지나 매립장 진입도로 바로 입구 우측이었으나 장소가 모자라 다른 장소를 추가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후 사건 장소를 포함한 S사 소유의 임야 비탈면(아마 당시에 상호 협의가 있었을 것임)에 5월 13일께 이전 적치를 마쳤다』고 밝혔다.

T기업 측은 기한 내 이전을 완료해 책임을 다했고 이후 관리책임은 시에 있었던 것이며 불법 매립을 저지른 사실도 없을뿐더러 비난 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항변했다.
또 폐기물 이전 업체로 선정된 것은 가전폐기물 수집에 필요한 집게차(경남 8 소 2671 차량에 장착)를 청소대행업체 중 유일하게 갖추고 있었고 운반용 트럭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반박했다.

업체 측은 특히 폐기물 불법매립 의혹과 관련, 환경정비를 위한 일부 복토작업이 매립화 된 것이며 시 담당 공무원 인사이동 과정에서 정확한 인수인계가 안돼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T기업 관계자가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97년 7월께 부임한 환경사업소장이 사무소 인근에 쌓여 있는 쓰레기가 미관을 해친다고 판단, 주위 환경정비 개선을 위한 녹화사업 예산을 배정받아 복토(녹화사업) 작업을 진행했다는 것.

다음해인 98년 2월께 소각로가 시운전을 거쳐 정상가동에 들어가 적치된 폐기물을 파쇄해 가연성은 소각하고, 불연성은 매립장으로 반입 처리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
T기업 관계자는 『사건이 된 것은 다름 아닌 환경정비를 위한 흙을 덮어 녹화해 둔 아래에 보관된 폐기물을 인식하지 못한데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이것이 불법 매립으로 비춰진 결과』라며 『공무원들의 순환보직에 따른 철저한 업무인수인계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공공시설물 바로 옆에 불법 매립이라는 엄청난 범죄 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상식이하의 가정』이라며 『이것이 시민들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던 「소각장 앞의 폐기물 불법 매립」에 대한 전말』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열  skj6336@kornet.net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