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의 고유문화 발굴·유지 모두가 고민할 때 ”

거제예총·거제문협 창립멤버…청마 묘소이장에도 공로 커

김무영 거제문인협회 수석부지부장(본명 김정식·49·옥포2동 사무장)이 제13회 거제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인으로 등단해 지난 82년 거제문인협회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지역 문화 발전에 공로가 큰 그를 지난 11일 한글 백일장 대회가 열렸던 아주동 3.1운동 기념탑 공원에서 만났다.

『이번 수상은 거제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묵묵히 노력해 온 모든 분들을 대신해 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겸손한 수상 소감을 밝혔지만 문인으로 활동해 오며 거제지역 문화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해 온 김무영씨. 본명외에 아호(雅號)를 따로 정한 것도 다소 딱딱해 보이는 공직자와 자유를 향유하는 문인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감안한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거제문인협회 사무국장과 편집장 등을 맡으면서 거제 문학의 밤, 한글 백일장 대회, 청마묘소 둔덕 선영 안장, 선상문학 축제 개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물 여섯 권을 펴낸 「거제문학」도 한해에 두권씩이나 펴내는 열정을 보이기도 한 그는 여러 직업을 거친 경험이 문인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조선소에서 일 하기도 했고, 지세포 석유비축기지에서도 근무했었지요. 사업도 해봤습니다. 그러다 지난 89년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는 양산 백운공원묘지에 안장돼 있던 청마 유치환 선생과 부인 권재순 여사의 묘소를 둔덕면 선영으로 이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었다. 김씨는 그 당시의 일화를 이렇게 회고한다.
『지난 97년4월 청마 선생님의 묘소 이장이 마무리되고, 삼오날 밤이었습니다. 혼자서 선영으로 올라갔지요. 칠흑같이 어두운데다 고요한 밤이었던지라, 무서울 법한데도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영혼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청마 선생님이 저를 반겨주는 듯한 그런 느낌 말입니다.』

그러면서 거제만의 고유한 문화를 발굴, 보존하는 게 시급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죠. 충무 할매 김밥이 거제가 원조라는 얘기를 아세요? 사등면 성포에 살던 어느 노파가 만들었던 것이 원조라는 게 설득력 있는 얘기란 거죠. 현재 통영으로 예속돼 있는 남해안 별신굿도 거제 수산에서 열리는 것인데 그렇게 돼 버리고 말았습니다. 거가대교 개통 등 인구유입이 가속화 된다는 점을 생각해도 거제만의 고유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데 모든 문화예술인들이 고심할 때입니다.』

이와 함께 의미 있고 규모가 큰 행사가 예산문제가 걸림돌이 돼, 정작 행사기획보다는 예산을 걱정하는 실태를 지적하며 행정과 기업,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오는 16일 옥포 애드미럴 호텔에서 열리는 13회 거제예술제 개막식에서 거제예술상을 수상하게 된다.

전의승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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