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설비·기술 등이 中·日 위협 불식
'Cruise선' 등 고부가 선형 개발이 과제

하나금융연구소 전망

한국 조선산업의 선도적 위치는 계속되는 기술개발과 우수인력, 대형 설비 등을 바탕으로 향후 20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대대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Big 3」의 위치는 최소 10년간은 넘보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분석은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한국 조선산업의 중장기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이 전망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조선 호황은 해운수요에 의한 것으로 지난해 하반기를 끝으로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고유가에 따른 호황이 다시 시작돼 탱커와 LNG선의 발주 물량이 급증하고 해양플랜트 발주도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조선산업은 지난 2003년 이후 수주량이 크게 늘고 있고, 현재 4년치의 수주잔량을 확보한 상태. 세계 시장 점유율 35%이상으로 현재 시장점유율 1위이며 상당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일본·중국의 경쟁력과 관련, 세 나라는 세계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주요 조선국이며 경쟁국가로 일본은 우수한 기술과 품질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과 인력들의 대거이탈로 경쟁력을 상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낮은 기술수준과 신뢰도에도 불구하고 저임금과 정부의 대대적 지원, 자국 해운산업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상당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 조선업체들은 그러나 저선가 물량의 소진으로 올해부터 수익성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이 같은 추세는 향후 4∼5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삼성·대우 등 초대형 3대 조선사도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겠으나 별다른 위협 없이 독보적 위치를 지키고 장기간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양종서 수석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조선산업의 중장기 전망」을 정리했다.

세계조선산업 현황

지난 2003년부터 3년간은 국제해운 선복량 수요증가와 노후선 교체가 겹치는 호황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컨테이너선 발주량 급감이 나타나면서 해운발 호황은 사실상 끝났다. 반면 올해부터는 고유가발 호황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

고유가발 호황은 원거리 원유 및 정유수송 수요로 인한 탱커의 수요 급증, 대체에너지 수요 증가로 인한 LNG선의 발주량 급증, 해양석유 추가개발 수요로 인한 해양플랜트의 발주 증가 등의 특징으로 나타난다. 또 하나의 고유가발 특징은 선박의 대형화 추세다.

LNG선 및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독보적인 경쟁력과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고 초대형 건조설비가 집중돼 있는 한국이 고유가발 호황의 가장 큰 수혜자이다.

한국조선산업 현황

2003년 세계 조선호황기 시작 이후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량도 급격히 증가 추세다. 올 1분기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18.7% 늘어난 492만CGT로 집계됐고, 사상 최대의 분기별 수주량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수주는 양적 측면 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의 비중이 늘어나는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고무적인 기록을 나타냈다. 수주잔량도 2003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 올 1분기 말을 기준으로 약 4천만CGT로 한국 조선공업 전체의 4년치 건조물량을 확보했다.

특히 지난해 이후 건조량·수주량·수주잔량 등 모든 면에서 점유율 35% 이상을 나타내며 확고한 세계시장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시장점유율은 수주잔량 등을 고려할 때 최소 5년간은 무난히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일본 중국 등 경쟁국의 동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그 이후에도 긍정적일 전망이다.

韓·日·中의 비교

한국·일본·중국 등 3개국은 세계 조선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주요 국가다. 지난 2004년 이후 한국의 꾸준한 성장세와 일본의 퇴조, 중국의 비약적 발전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2002년까지 선박 건조에 있어서는 일본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2003년부터 한국이 1위로 올라섰고 일본의 건조량은 정체상태다.

수주에서도 일본은 급격한 퇴조를 보이며 지난해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마저 추월당했다.
경쟁력과 관련,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일본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며, 한국은 생산기술과 기자재 기술 측면에서 일본에 약간 뒤져 있고 중국은 아직까지 기술수준에서 크게 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90년대 대형설비 투자를 늘리고 꾸준한 기술개발 투자로 일본에 앞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높은 신뢰도와 풍부한 기술인력을 바탕으로 고유가 기조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대형선종들을 중심으로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으나 인건비 상승과 이공계 기피현상, 중국의 빠른 추격 등은 부담이다.

일본은 높은 신뢰도와 기술력을 갖추고 큰 규모의 내수시장을 갖고 있으나 기술인력의 이탈이 경쟁력 저하 요인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낮은 기술력과 신뢰도를 갖고 있으나 저임금에 의한 원가경쟁력과 정부의 대대적 지원, 내수시장의 성장이 큰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한국은 20여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되며 일본의 점유율은 점차 감소하는 반면 중국의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

향후 시장 전망

탱커(Tanker) 시장은 고유가 지속과 미국·중국 등 경제대국들의 에너지 확보전이 치열해 지면서 원유 및 정유의 운송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향후 3∼5년간은 수요증가가 지속될 전망이다. 올 들어 수주량이 2배 이상 늘었으나 중장기적으로 연평균 3∼5%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컨테이너(Container)선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냉각양상을 보이고 올 1분기 수주가 극히 부진한 양상을 보였으나 이는 선가의 추가하락을 기대하는 선부와 상대적으로 물량확보에 여유가 있는 조선소간의 신경전 양상에 의한 결과로 보이며 서서히 회복될 전망이다.

컨테이너선의 교체발주 물량이 이미 거의 소화된 것을 감안하면 신조선 증가는 약간 낮은 수준인 연평균 7% 정도의 증가가 전망된다.
LNG선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며 장기적인 호황과 연평균 8% 가량의 성장이 전망된다. 향후 중국의 LNG선 시장 진출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나, 한국 조선소들은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과 신뢰도를 기반으로 장기간 이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플랜트 시장은 해상 석유의 개발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중장기적인 호황이 예상되며 연간 발주대수가 적으나 대당 단가가 5억불을 넘는 FPSO, 리그선, 드릴쉽 등 고부가가치 선종이 많아 조선회사의 수익성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조선의 수익성 전망

세계 신조선 시장의 선가는 2003년 이후 꾸준한 증가추세다. 특히 한국 조선산업의 강점으로 꼽히는 LNG선 등 고부가 선박의 가격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삼성·대우 등 「Big 3」는 향후 최소 5년간 지속적인 개선을 나타낼 전망이다. 환율 불안과 원자재가 불안 요인이 있으나 현재 신조선 시장은 대형 조선소의 공급부족 심화가 계속되고 있어 이 같은 불안요인을 선가에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향후에도 이 같은 초대형 설비에 대한 신규진입이 어려워 Big3의 위치는 10년 이상 지속될 전망이다.
Big 3와 함께 세계 7대 조선소에 포함되는 현대미포·현대삼호·STX 조선·한진 중공업 등 4개사는 중국의 도전 목표가 돼, 거센 도전을 받게 될 전망이다. 다만 이들의 주력 선종이 탱커와 컨테이너 선이어서 중장기적으로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현대미포 등 4개 대형조선소들은 중국 등 후발국의 거센 도전이 뒤따르지만, 오랫동안 축적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상당기간 동안 경쟁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육상건조공법·메가블럭공법·용접자동화 등 기술개발이 진행중이라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반면, 크루즈 선 등 고부가 선박의 끊임없는 개발이 경쟁력 우위의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전의승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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