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홈페이지 네티즌 설전에 ‘몸살’
전국적으로도 열에 아홉은 ‘반대’

김영삼 전 대통령 기록전시관 건립과 관련, 시청 홈페이지가 네티즌들의 설전에 때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기록전시관 건립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난 5일부터 간간이 올라오던 글들이 6일 들어서는 수십여건에 달할 정도로 폭주, 지난 11일까지 120여건에 달하는 글들이 등록됐다.

「거제시에 바란다」 코너와 자유게시판에는 이와 관련된 글들이 도배되다시피 하면서 사이버 토론장의 형태로 변모했을 정도.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 기록전시관 건립에 반대하는 주장들이다. 더러 찬성하는 글도 있으나 반대 의견에 비해 그 세가 눈에 띄게 적은데다 「열에 아홉」은 반대 댓글이 달려 있어 반대 여론이 판정승(?)을 거두고 있는 분위기다. 글쓴이들이 사는 지역도 거제 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등 다양한 것이 특징.

김모씨는 「거제시에 바란다」에 올린 글에서 『재임기간동안 온갖 사고투성이에다 나라까지 망친 인간을 잊고 있었는데 또 들먹거리냐』면서 『누구의 발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한심하다』고 시 행정을 꼬집었다.
또 진모씨도 『IMF를 초래하고도 반성하거나 사과의 말 한마디 없이 온 국민을 거지로 내몬 국정책임자를 위한 기념관을 혈세로 건립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기 전에 스스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자신을 거제 향인이라고 밝힌 박모씨는 『김 전 대통령의 치적비용은 세금으로 할 것이 아니라 뜻있는 분들이 모여 별도로 진행해야 명분이 있다』며 『여기에 세금을 넣으면 국민정서가 이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외부에서 볼때 거제시의 예산집행과 지역별 예산편성이 매우 편향 되어 있다』며 『전체를 보는 도시발전전략에 신경을 더 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밖에 자유게시판에도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의 기념관도 없는 판국에, 웬 김 전 대통령의 전시관이냐』 『기념관을 건립하려면 자비로 건립하라』 『시 재정으로 짓는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등 상당수의 반대 의견이 올라 있다.

반면 기록관 건립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모씨는 『이번 김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은 거제시민과 거제의 미래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비정상적인 여론이나 정치적 공방에 현혹되지 말고 꼭 추진했으면 한다』고 시 행정에 힘을 실었다.
또 아이디 「경기도민」은 『재임기간 말년에 레임덕과 함께 찾아온 IMF는 문민정부의 많은 치적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버린 치욕이었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한 개인에게만 돌릴 수 없다』며 『김영삼은 당시 대통령이었기에 「독박」을 뒤집어 쓸 수밖에 없었다』고 김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이와관련, 거제시 관계자는 『시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기록관은 전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미화하거나 치적을 기리는 기념관이 아니고,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인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 전하기 위한 기록전시관』이라며 『향후 다방면의 여론을 수렴하고 타당성을 검토해 추진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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