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소 지중화 해결, 대안 있는 지금이 적기”

대동다숲아파트 주민들이 입주 1년여 만에 인근에 있는 변전소 폐해를 관계기관에 호소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집값하락을 우려해 「있어도 없는 듯」쉬쉬해온 각종 폐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
주민들이 1년여만에 내지른 포효(咆哮)의 중심에는 대동다숲입주민대표자회의 옥근호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개인사업차 사흘간의 서울 출장길에서 막 돌아온 그를 6일 어렵사리 만났다.

『변전소 문제는 한전도 한전이지만 거제시가 먼저 나서야 합니다. 거제지역 최대 아파트단지와 초등학교 중간에 「구닥다리」변전소를 그대로 둔다는 게 말이 됩니까』
첫마디 부터가 선 굵은 외모다운 강한 톤이다. 변전소 문제를 이토록 방치한 거제시의 책임을 먼저 묻고 있는 셈이었다.
아파트 주변에 들풀처럼 널려 있는 고압송전탑을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불안감과 불쾌함에 속이 뒤틀린다는 옥 회장은, 이번 주민서명작업도 이같은 불안감을 전 주민이 공감하고 있었기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지난 8월초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변전소관련 민원제기가 결의된 후, 불과 1주일만에 1,754세대 중 1,376세대가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나머지도 개인사정상 서명만 안했을 뿐, 민원내용에는 전부가 공감하는 분위깁니다. 변전소 문제는 입주민들에게 그만큼 심각한 사안임을 반증하는 결과이지요』
옥 회장은 변전소 이전이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어렵다면 지중화시설변경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3년 계룡산철탑반대시민연대와 창원전력처가 「07년 말까지 옥내화 시설 준공」을 합의한 바 있지만, 지금 여건상 시기적으로도 실현이 불투명한데다, 주민들이 원하는 최적의 대안도 아니라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 정자지구 등 일부 수도권 지역 변전소가 지중화 시설로 바뀐 예를 들며 『거제라고 못 할 게 뭐 있느냐』는 반문도 했다.

『03년 11월 철탑반대시민연대와 합의했던 옥내화 변경 시한이 내년말입니다. 벌써 3년의 허송세월을 보내고 1년만에 어떻게 준공한단 말입니까. 더구나 옥내화는 주변 송전탑이 정리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입주민들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이 어렵다면 이참에 아예 지중화시설로 바꾸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합니다』
옥 회장은 특히 지중화로 바꿀 대안도 있다고 장담했다. 지중화 변경에 따른 추가비용 약100억원을 인근 아파트 개발업자에게 부담시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최근 변전소 주변 땅을 사 들인 업체가 아파트건립을 목표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제시가 한전과 협의해 지중화 변경에 따른 추가비용을 이 업체가 부담한다는 조건에서 지구단위계획을 허가한다면, 누이좋고 매부좋은 상생의 결과가 되지 않겠습니까. 이 업체도 이같은 조건에 동의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변전소가 지중화되면 아파트 주변에 산재한 송전탑도 상당부분 지중선로로 바뀌게 된다. 지금같은 송전탑 전자파 논란도 일시에 사라진다. 문제는 이같은 시설변경에 따른 「돈」을 어떻게 마련하는냐는 것인데, 옥 회장은 그 돈을 인근에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중인 아파트시행사에 부담시키면 된다는 논리였다. 옥 회장은 한전을 넘어 거제시의 책임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옥 회장은 각계요로에 보낸 이번 건의서가 제대로 검토되지 않을 경우 2차 투쟁계획도 수립 중에 있다고 밝혔다. 주변여건상 해결 단초가 있는 이때 이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앞으로는 해결을 커녕 해결의 기회조차 잡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금이 변전소 문제를 풀 적기입니다. 한전에서도 내구연한이 다된 변전소의 재시설을 계획하고 있고, 인근에 아파트를 지을 사업자까지 나타났다면, 한전과 거제시가 머리를 맞대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내야 합니다. 한전과 거제시가 지금까지 해 오던 관행을 되풀이 하며 미적거리다 해결의 실마리까지 놓칠 경우, 그 뒷감당은 모두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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