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영 민
/본지 편집인

필자는 2004년 5월 뉴질랜드를 방문한적이 있다. 관광객들의 입장에서 스카이타워는 빼놓을 수 없는 오클랜드의 명물이기에 계획대로 남들과같이 관광을 하던 중 돌연 고함소리와 함께 서로의 머리카락을 움켜진채 한국말로 쌍소리를 하면서 싸우는 한국교민들을 보았다.물론 세계각국의 외국인이 보는가운데..

사유를 알아본즉, 퀸스트리트거리에 있는 골목에서 근근이 한국식 포장마차 선술집을 운영하는 한국인가게 옆에 또다른 한국인이 똑같은 형태와 메뉴로 포장마차집을 차렸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얼마나 부끄럽고 창피했는지 몰랐다.
재미있게 구경하고있던 외국인들은 『어느나라 사람들인가』 『왜 싸우는가』 『법으로 해야지』 『싸워도 왜 짐승처럼 싸우나』 등등이 그들의 질문이었다.
필자는 그들이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굳이 말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뉴질랜드를 방문하거나 관광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로토루아를 빼놓지 않고 관광하게 된다.
한국관광객들은 주로 킹스게이트, 레이크프라자, 또는 쉐라톤호텔 등지에서 숙박을 하는데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은 킹스게이트호텔로 알려져 있고 이 호텔을 중심으로 주로 쇼핑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로토루아에는 한국인이 경영하는 한국식당과 대형 기념품 판매점이 여럿 있다.
이들 기념품 판매점들은 잘 알려진 바와같이 주로 서울 및 오클랜드에 위치한 여행사들과 고객유치 계약을 맺어 운영하고 있으며 판매분에 대한 소정의 수수료와 가이드에 대한 별도의 수고료 지급의 건은 이미 통상관례화 되어 있다. 그 액수는 판매액의 30~40% 수준까지 다양하다고 한 여행사 직원이 귀띔한다.

이렇게 커다란 규모의 수수료와 수고료가 지출되는데도 불구하고 장사가 잘 되는지 향후 2~3개의 한국인 기념품 판매점이 추가 또는 신규의 형태로 기존의 한국인 기념품 판매점 주변에 더 생길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가라오케 형태의 술집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라고 소문이 무성하다.

그리하여 기존의 기념품 판매점들은 긴장을 감추지 못하면서 노골적인 불만을 터트림은 물론 옆 상점에 손님을 놓치지 않기위해 호객행위를 하는 등 머릿속이 매우 복잡하고 부산하기만 하다. 관광가이드를 하고 있는 한교민의 말에 의하면 계약된 기념품 판매점에 관광객을 풀어놓아도 가끔 몇몇 관광객들은 대열을 이탈하여 다른 판매점을 기웃거릴때 가슴이 조마조마하다고 애로사항을 털어놓았다.

또 저녁 자유시간에 킹스게이트에 머무는 관광객들이 임의로 쇼핑을 할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하여 야기될 수 있는 이해당사자들간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어떤 여행사의 경우 쇼핑은 로토루아에서 하고 숙박은 아예 로토루아에서 멀리 떨어진 타우포 지역을 고집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2~3년전 이 지역에서 한때 재미를 보았던 일본인 상점들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형태의 과다경쟁을 하면서 현지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결국 뜻있는 본국 관광객들과 여행사들의 외면으로 로토루아에서 성업중이던 일본인 기념품점 거의 대부분 문을 닫았다고 한다.

지난 여름휴가철에는 수많은 피서 인파가 거제로 몰려와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거제관광지의 면모를 과시하며 잔칫집 분위기였다.
그러나 웃을일 만은 아니다.
여름 한철 장사라고 하여 외지의 상인이 와서 마구잡이로 한탕(?)하고 가는가 하면 바가지 상혼이 기승을 부려 관광거제의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켰기 때문이다.

이처럼 특별히 뛰어난 관광지가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달라진게 별로 없는데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해마다 되풀이 되는 과다경쟁으로 인한 바가지 요금과 불친절 시비가 지속된다면 로토루아의 일본상인들이 그러했듯이 국제적인 관광휴양도시로 새로운 변화를 하겠다는 거제시의 장밋빛 꿈이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불과 2년전에 거제는 「바가지 천국」이란 오명을 남기고 해수욕장마다 사람이 없어 썰렁한 여름을 보낸 아픈 경험이 있기에 하는 말이다.
건전한 상도덕과 행정기관의 발빠른 근본대책이 절실히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전의승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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