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열 /취재기자

언론의 오보는 늘 있어 왔다. 기자나 데스크의 실수로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기도 하고, 때론 취재원의 말바꾸기나 상황변경으로 「결과적 오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최근 일부 언론에 보도된 「장목면 구영마을 파리떼 소동」은 현장 확인 소홀에서 빚어진 「대표적 오보」였음이 여기저기서 확인되고 있다.
해당 언론이 일부 주민의 일방적 주장만 너무 믿은 채 견문발검(見蚊拔劍·모기를 보고 칼을 뺀다는 뜻. 하찮은 일에 너무 거창하게 덤빈다는 말)의 우를 저지른 것은 아닌가 싶다.

기자가 발품을 팔아 확인한 「파리떼 난리」 현장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과는 큰 차이가 있었고 일부는 상당부분 부풀려져 있었다.
『「문을 못 열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표현은 어불성설에 가깝고 밤이면 불빛 주변에 파리 십수마리가 모여드는 게 전부인 것을 두고 마치 마을 전체에 파리가 들끓는 것처럼 보도됐다』는게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의 한결같은 주장이었다.

더욱이 언론이 파리떼 이동경로의 철저한 조사에 이은 유입경로 차단, 대규모 방역활동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 것은 확대해석도 모자라 아예 「호들갑」을 떨고 있다는 인상마저 심어주고 있다.
『기자가 특종에 눈이 멀게 되면 이성적 판단이 흐려질 수 밖에 없다』는 대학시절 한 교수의 가르침이 귓전을 맴도는 것은 왜일까. 언론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독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그것이 언론의 사명이다. 언론이 너무 앞서가거나 섣부른 결론을 내릴 경우 의도하지 않은 피해를 당하는 쪽은 그 보도를 신뢰하는독자들이다.

이번 경우만 하더라도 단순 파리떼 출몰 쯤으로 보도할 수도 있는 것을 주민들이 엄청난 고통을 당하는 양 과대포장 해 결과적으로 사정을 모르는 독자들에게 「구영마을이 파리떼 마을」로 낙인찍히게 한 인상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한 마을 이미지 훼손으로 피서객 감소 등 주민들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아니면 말고」식이나 「받아 베끼기」식 보도 행태는 이제 과감히 벗어던져야 한다. 적어도 「독자가 주인이며, 독자를 위한 언론」을 자처한다면 말이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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