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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없는 용도지역 변경은 도시를 망친다

이 수 호

최근 독봉산 일대를 평당 220만원에 매입한 후 5층 이하 건설이 가능한 1종주거지역에서 15층짜리 고층아파트 건설이 가능한 2종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모직장주택조합사업이 땅투기와 도시계획정보를 사전에 유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지난 95년 준공업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에 의한 시세차익의 일부를 공공건물 신축 후 기부채납한다는 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소송으로 번졌던 D종합건설 사례도 있다.

주차타워 건설 후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요구하여 논란이 되고 있는 K개발의 고현공설주차장 부지사례도 시민들의 주차난을 볼모로 기업이 폭리를 취하려 한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이밖에도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수월지역의 상업지역 용도변경에 대한 의혹이 일부에서 새어나오고 있으며 옥포에는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옥포랜드 부지를 공원지역에서 상업적 개발이 가능한 용도로 변경을 시도하려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용도지역이란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국가가 계획적으로 토지의 자연적 조건에 따라 정한 용도의 구분으로 국토 전체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국토이용관리법상의 지역과 도시지역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도시계획법상의 지역이 있다.

국토이용관리법에는 도시지역, 농업지역, 산림지역, 공업지역, 자연 및 문화재 보전지역 등으로 구분하고 있고 시나 읍과 같은 도시 및 특정한 요구에 따른 지역을 대상으로 적용되는 도시계획법에는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녹지지역이 있다.

각각의 지역들은 다시 토지의 세부적인 쓰임새를 정하고 있는데 주거지역의 경우 전용 및 일반, 준주거지역 등 3가지가 있으며 전용주거지역은 1종과 2종으로, 일반주거지역은 1종에서 3종까지 구분하기도 한다.

또한 이들 지역들과 별도로 도시지역은 필요에 따라 미관지구ㆍ풍치지구ㆍ고도지구ㆍ방화지구ㆍ보존지구 등과 같은 지구와 광역계획구역ㆍ개발제한구역 등과 같은 구역으로 나누어 다시 한번 더 쓰임새를 정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복잡하게 도시지역 땅의 용도를 일정한 공간적 범위로 묶어 다르게 구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밀과 혼잡을 방지하고 무질서를 개발을 억제함으로써 시민들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개별 토지소유주의 입장에서는 무조건 제한된 부지면적에 최대한 많은 건축면적을 확보하는 것이 최고의 이익을 추구한다고 오해할 수 있으나 도시 전체로 볼 때는 고층아파트나 빌딩만이 들어서서는 도시 자체가 형성될 수 없다.

도시란 상업시설이나 주거공간, 생산시설 이외에도 공원이나 체육시설도 있어야하고 앞산의 조망도 시원스레 뚫리면 더욱 좋고 시민들이 범죄나 화재와 같은 재난으로부터의 피해도 받지 않도록 여유있고 체계적인 공간을 계획하는 중요하다.

상업지나 고층주거단지의 지대가 비싼 이유는 해당 부지가 가진 모양이나 고저, 지반조건, 방향 등 물리적 특성도 중요하지만 주변을 둘러싼 환경 즉 용도지역의 구분에 의해 확보된 녹지나 조망권, 공공시설, 학교나 시장 등의 중요성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공원이나 녹지, 저층 주거지역 등 특정한 용도 및 최소한의 건축에 의해 제한적으로 이용되던 곳의 쓰임새를 낮춰 평가하고 용도변경을 통해 고층아파트나 고밀도 상업시설이 입지 가능한 부지로 바꾼다면 절대 다수의 시민들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쾌적함이나 조망권 등을 침해받게되고 과밀과 혼잡을 감수해야 하며 이러한 무분별한 용도변경이 계속 이루어진다면 결과적으로 도시 전체의 가치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도시의 합리적 개발과 재편 등 피치 못할 여건에 의해 용도지역을 변경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용도의 변경으로 발생된 이익이 세금 등으로 환수되어 시민들의 침해받은 생활공간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다시 투자되어야 함은 기본이지만 현실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와 같은 불합리를 막기 위해 용도변경으로 이익을 얻은 사업자 또는 수혜자에게 각종 개발부담금은 물론 초과이익에 대한 환수를 조세법에 규정하고 있으며 개발이익에 상응하는 토지나 건물의 기부채납을 통해 환원하는 방법도 동원되고 있지만 용도지역 변경의 이면에는 특혜시비나 뇌물수수의 잡음이 언제나라고 할 정도 항상 따라다니고 있다.

또한 특혜시비나 뇌물수수와 같은 논란의 문제를 떠나 거제지역에서는 용도지역 변경이 도심과밀지역인 신현읍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이와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경우 과밀과 혼잡으로 인한 도시환경의 급격한 악화로 인한 시민의 생활의 질 저하는 물론 상대적으로 개발에서 소외된 여타의 지역과의 불균형의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염려된다.

용도지역 변경의 칼자루를 사실상 쥐고 있는 행정기관에서는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보다 엄격한 잣대의 적용과 함께 부득이한 용도지역 변경에 있어서도 이익발생분에 대한 환수대책과 진행과정을 투명하게 시민들에게 공개해야할 것이며 의회 및 시민단체의 철저한 감시가 따라야 할 것이다.

/이수호 해양개발연구소 대표

새거제신문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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