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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의원 왜 이러십니까?

박 기 섭

-망국병 패거리 정치

정치에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패거리 문화이다.
정치에 패거리문화가 스며들면 국민을 무관심 속으로 함몰시키는 「정치냉소주의」가 만연하게 된다. 패거리 정치가 갖고 있는 편협성, 배타성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편협성과 배타성은 올바른 인재등용의 길을 막고 국리민복(國利民福)을 도외시한다. 뿐만 아니라 책임지지 않는 「적당주의」가 만연하면서 사회적 개혁이나 문화적 발전도 기약할 수 없게 된다.

우리나라에 있어 패거리 정치의 유래는 1958년(선조1년) 문신(文臣)의 인사권 장악을 놓고 동인과 서인으로 분열, 대립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동인에서 갈린 남인과 북인, 서인에서 나뉜 노론과 소론 등 사색당파(四色黨派)싸움이 전개됐다.
수많은 사화가 일어났고 국가의 운명은 백척간두(百尺竿頭)에 몰렸다. 그러나 패거리 정치인들은 오로지 그들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한 당리당략(黨利黨略)에만 집착했다. 결국 임진년에 삼천리 방방곡곡이 짓밟히는 왜란을 자초했다.

19C에 들어서면서 붕당은 사라졌지만 다른 유형의 패거리 정치가 시작된다. 이른바 「세도정치」 「외척정치」다.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의 세도정치는 사적치부에 모든 권력 장치를 악용함으로써, 민중들로부터 광범위한 저항을 받게 된다. 결국 망국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패거리 정치의 폐해를 두고 예부터 성현들은 신랄한 비판을 주저하지 않았다. 성호 이익선생의 「붕당론」과 공자의 「군자론」 등이 대표적인 비판론이다. 이익은 『현명한 사람이냐 어리석은 사람이냐 혹은 그 인품이 높은 사람이냐 아니냐는 오로지 당색을 기준으로 평가한다』며 조선의 사색당파를 신랄히 비판했다. 공자는 논어 「위정」 편에서 「군자는 두루 하고 치우침이 없으며 반면 소인은 치우치고 두루 함이 없다」면서 패거리정치를 경계했다. 끼리끼리 코드 맞는 인사들끼리 사적인 정을 앞세워 정치를 하는 것은 한마디로 소인배정치라는 이야기다.

정치인의 권력은 시민으로부터 출발

망국의 패거리정치문화가 거제시 전역을 뒤덮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이 대표적 예로써 이번 기초의원 공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나라당 기초의원 11명 후보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패거리정치란 어떤 것인지 확실히 보여준다.

김기춘 의원과 학연(學緣), 혈연(血緣), 지연(地緣)으로 묶어지면서 충성도까지 가미됐다. 『이번 공천은 2007년 대선에 모든 초점을 맞추기 위해 포용과 화합을 전제로 한다』던 김 의원의 어록이 무색하다. 김 의원의 말만 믿고 합리적 개혁, 합리적 보수 정치를 기대했던 중도파 시민들은 『이 무슨 날벼락 같은 결과냐』고 허탈해 한다. 이 땅의 지식인들은 「친위대 정치」가 시작됐다고 두려워하기까지 한다.

김 의원 본인이야 정당후보인 만큼 당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변명하겠지만, 이는 너무나 염치가 없는 변명일 것이다. 십 수년을 「한나라당공천=당선」이라는 선물을 선사했던 거제시민들에게 반드시 동의를 구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흔적이 없기 때문이다.

11명 공천자 중에 어느 누가 전문성이 있단 말인가. 수산전문가가 있나, 조선 전문가가 있나, 도시행정 전문인이 있나, 관광전문인이 있나 심지어 가장 못한다고 평가됐던 현직 시의원에게까지 공천장이 돌아갔다. 한나라당과 김기춘 의원에게 계속적으로 거제의 미래를 맡겨야 할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다. 적어도 염치가 있는 정당이라면, 염치를 아는 정치인이라면 이럴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어떻게 공천을 했는지 지역별로 살펴보자. 장승포 지역의 경우 수많은 신청자 중에서 김 의원에게 가장 충성도가 높은 2명의 인물이 선택됐다. 거제~일운 지역 또한 장승포 지역과 다를 바 없다. 선거 때마다 죽기 살기로 뛰어다니던 사람들로만 채워졌다.

신현읍지역은 그나마 낫다. 3명 공천자 중 1명은 합리적 보수 인물로 낙점 했다. 그러나 이것도 「눈 가리고 아웅」하는 포석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1명이라도 각색을 해야 최소한 체면치레는 되니까....

연하장, 옥포지역을 보면 참을 수 없는 정치의 가벼움에 분노까지 치민다. 김 의원의 출신지역인 장목이 우선 배정된 것은 물론이고, 외척(외가 쪽 먼 친척)까지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학연(學緣), 지연(地緣), 혈연(血緣)에다 충성도까지 곁들인 철저한 김 의원의 친위세력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정치인의 권력은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권력이어야 한다. 이 말은 정치인의 권력의 정통성은 시민의 합의와 동의에 의해 발생되며, 시민의 이익과 편리를 위해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궤도를 이탈하는 순간 그 권력의 효력 또한 상실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제시의회가 잘못 구성돼 제 기능을 못 할 경우, 김기춘 의원이 어떤 식으로 책임질지 주목된다.

/월간거제 편집국장.전 거제환경련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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