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호

동의보감은 한의대생과 한의사들의 바이블 ＇허준＇의 인기는 한의학이 곧 자연의학이기 때문 김경택 원장 텔레비전에서 10년을 주기로 한의학을 소재로 한 대하드라마를 방영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기억으로 70년대 ＇집념＇이 있었고 80년대 ＇동의보감＇이 그랬다. 영향력이 큰 TV를 통해 한의학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이니 한의사로서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드라마 시청률이 높으면 그만큼 한의원 내원환자가 증가할 정도라니 허준선생께 몇 번이고 큰 절을 올려야 할 형편이다. 허준의 스승이 유의태가 아니라 양예수라는 논란이나 공개 채용시험을 통하지않고 추천에 의해 입궐하여 어의가 되었다는 주장 등이 사실(史實)과 다르게 방영되는 점이 있으나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그저 한의학을 안방에서 편안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지만 너무 신비롭고 과장된 내용이 방영되어 한의학의 본질을 오도하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 14년에 걸쳐 집대성한 동의보감은 한의학과 임상교재로 기독교인들의 성경처럼 한의대생이나 한의사들의 바이블에 해당된다. 동의보감내에 한의학의 기본이론인 정기신혈(精氣神血)과 오장육부가 있고 외감(外感) 내상(內傷)뿐 아니라 부인병 소아과 이비인후과 안과질환 등 질병별로 상세히 기술되어 최고의 한의서로 꼽는다. 한 학문의 교재에 불과한 동의보감과 저자 허준선생이 왜 현대인에게 관심의 대상일까? MBC에서 방영하는 ＇허준＇이 시청률 60%를 상회하는데 디지털시대에 왜 400년전에 살았던 허준과 한문으로 씌여진 동의보감이 인기가 있을까? 그 해답을 한 두가지로 말할 수 없다. 한의학을 전공한 한의사로서 그 이유를 진단해 본다. 냉장고를 만드는 회사들의 첫째 화두는 김치독 같은 성능을 가진 냉장고를 만드는 일이다. 여름철 시골 우물안에 매달아 놓았던 그 열무김치의 맛, 겨울철 뒤뜰에 묻어 자연속에서 숙성된 김장김치의 맛, 요즘은 맛볼 수 없는 살얼음 얼은 동치미 맛. 분유 회사들의 연구목표는 모유와 같은 분유이다. 엄마젖과 같은 성분 그리고 유아의 정서까지 생각한 분유, 엄마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분유. 모두가 자연에 가까운 제품을 만드는 일이다. 한의학 역시 자연으로 인체를 소우주라 하여 음양과 오행이론을 설정하였다. 우주의 운행법칙을 인체에 적용시켜 한의학 이론을 세웠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속에서 살아가고 있기에 한의학 이야기는 시대를 뛰어넘어 우리 생활속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단풍이 물든 가을 설악을 보고 눈에 쌓인 겨울 지리를 보고 감탄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초근목피(草根木皮) 한약을 자연에서 체취하고 침과 뜸은 인체의 기(氣)를 바로 잡는다. 또한 ＇허준＇의 시청자 중에는 초등학생이 많다고 한다. 컴퓨터 게임과 DDR을 좋아하는 초등학생이 허준 할아버지를 좋아하는 이유도 한의학이 자연이기 때문이다. 또한 ＇허준＇의 성공은 주인공이 서자 출신으로서 정1품 숙록대부에 오른 인간승리가 한몫을 하지만 인술을 베푸는 그의 심성에 시청자들은 흠뻑 젖었다. 요즈음 각박한 의료인들과 대비되는 허준의 인술에 시청자들은 TV앞을 떠나지 못한다. 필자는 종종 가족과 같이 ＇허준＇을 시청하는데 뒤통수가 가려운 것은 웬일일까. 아이들의 시선은 그리 따뜻하지 못했다. 그저 아빠가 허준 할아버지의 새까만 후배라는 사실에 폼꽤나 잡겠지만 허준과 같은 레벨로 보지 않는다. 원래 한의학은 서민 대중의학이면서 혜민사상(惠民思想)을 이상으로 하는데 허준은 그 실천을 보였다. 10년후에 허준과 동의보감을 다시 한다해도 전통의학인 한의학은 진한 한약냄새를 풍기며 안방의 인기를 독차지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자연의학＇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며 우리 인체가 곧 자연이기 때문이다. 김경택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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