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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의 '의약론'에 나오는 의사 8등급
제206호

의술(醫術)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볼까 한다. 의사에도 등급이 있다고 한다. 조선 7대 임금인 세조(世祖)가 직접 편찬한 의약론(醫藥論)에서는 의사를 8등급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그중 가장 훌륭한 의원은 '심의(心醫)이다. 심의는 환자로 하여금 마음을 항상 편안하게 가지도록 가르쳐 환자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한다. 위태할 때에도 큰 해가 없게하고 환자가 원하는 것을 극진히 따른다. 이는 마음이 편안하면 기운이 편안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여 의원이 환자와 같이 술을 마시고 깨어나지 못한다면 심의라고 할 수 없다. 다음은 '식의(食醫)'이다. 입으로 음식을 달게 먹게하는 것이니 입이 달게 되면 기운이 편하고 입이 쓰면 몸이 괴로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음식에도 차고 더운 것이 있어야 처방할 수 있는데 지나치게 먹는 것을 금지하지 못한다면 식의가 아니다. 다음의 '약의(藥醫)'이다. 약처방문에 따라 약을 쓸줄만 알았지 환자가 위급한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약먹이기만 고집하는 융통(融通)이나 변통(變通)이라고는 전혀 없는 답답한 의원이다. 다음은 '혼의(昏醫)'이다. 환자가 위태함을 당하면 의원이 먼저 당황하여 자신이 먼저 실성하여 적당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된다. 설령 치료를 한다 하더라도 병의 원인을 알지못하고 하게되며, 환자의 말을 들어도 무슨 뜻인지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여 우두커니 앉아서 자기가 해야할 바를 모르게 되니 치료의 때를 놓치게 된다. 다음은 '광의(狂醫)'로 미치광이 의원이다. 광의는 환자의 상태를 자세하고 상세하게 살피지도 않고 환자에게 고열이 나게하는 약과 침을 쓰는데도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 위험한 의원이다. 그러고는 스스로 우쭐대며 말하기를 "나는 귀신을 만나도 이길 자신이 있다"라고 허장성세하며 병 고치는 무당의 굿판에 끼어 들어가 술을 얻어먹고 크게 취해서 노는 미친놈과 다름이 없다. 다음은 '망의(妄醫)'이다. 목숨을 건질 약도 없는 불치병(不治病)에 걸린 환자에게 의원의 솔직함만 앞세워 병세와 상황을 본인에게 상세하게 알려 환자가 겁에 질려 떨다가 더 살 수도 있는 목숨을 일찍 잃게 만드는 의원이다. 다시 말하면 환자의 가족, 간병인(看炳人)에게만 상의해야 할 사안을 변별없이 환자에게 발설하는 주책스런 의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다음은 '사의(詐醫)'이다. 마음속으로는 의원이 되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의술을 닦지않고 의술을 잘못 시술하여 환자를 곤경한 지경으로 몰고가는 돌팔이 의원이 여기에 속한다. 끝으로 '살의(殺醫)'이다. 이 자는 조금 총명한 점은 있으나 스스로 자신의 의술이 뛰어나다고 자만하거나 세상일을 제대로 겪어보지 못하여 인도(人道)와 천도(天道)에 통달하지 못한 의원이다. 이들은 병자를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도 가져본 적이 없다. 자신의 의술만 자랑할 뿐이지 거만과 거드름 속에 사람과 신을 소홀히 여겨 미혹(迷惑)한 일을 많이 범하는 사람이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게되는 의료인(醫療人)들은 나는 어떤 의원인지 자평(自評)해 보고 우리 일반인들은 내가 치료받은 의사가 어떤 부류에 속하는 의원인지 깊이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하나밖에 없는 내몸과 내 목숨을 잘 건사하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아야 하지 않을까? 박희 문학박사가 쓰는 야담야사 17번째 이야기

토요저널  hhr@toy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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