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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걱정이다
제225호

우리 집에 전자제품이 새로 생기면 언제나 내가 제일 먼저 사용한다. 나는 새 물건을 보면 참지 못하고 이것 저것 눌러본다. 엄마는 아무거나 막 누르면 망가진다고 야단을 치신다. 아빠는 설명서 읽어보고 나중에 사용법을 가르쳐 주신다고 하고 며칠동안 그냥 내버려둔다. 아빠가 설명서를 꺼내서 읽으실 때가 되면 나는 그 사용법을 이미 다 알고 난 후다. 요즘 어른들은 컴퓨터나 새로 나온 전자제품 사용법을 잘 모르신다. 그리고 관심도 호기심도 별로 없다. 엄마 아빠랑 TV 볼 때 참 웃긴다. 엄마 아빠는 지금 무슨 광고하는 거냐고 서로 물어보신다. 인터넷 광고인지 전화기 광고인지 컴퓨터 광고인지 구별을 못하신다. “뭘 알아야 사든지 말든지 하지” 아빠가 그러시면, 엄마는 “알아도 못 사요. 저런 거 옆에 있으면 스트레스 쌓여요” 그러신다. 아빠는 그래도 컴퓨터를 잘하신다. 그런데 엄마는 실력이 엉망이다. 우리 엄마가 자신있게 쓸 수 있는 기계는 세탁기 밖에 없다고 한다. 아예 배우려고 하시지도 않는다. 아빠가 컴퓨터를 가르쳐 준다고 하면 엄마는 설거지를 하신다. 얼마 전에 인터넷으로 TV 보는 방법을 겨우 배우셨다. 아빠가 스포츠 중계나 뉴스를 보실 때 드라마를 보기 위해서다. 못보고 지나간 드라마를 한꺼번에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되게 좋아하신다. 엄마는 아직도 핸드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받은 메시지를 보는 방법을 모르신다. 전화 벨 소리 바꾸는 것도 모르신다. 아는 것이라곤 전화 받는 거, 거는 거, 그리고 시간 보는 거 이렇게 세 가지뿐이다. 내가 오늘 엄마 핸드폰 벨 소리를 바꿔 드렸더니 엄마는 무슨 마술 쇼를 보는 것처럼 놀라셨다. “어? 너 이거 어떻게 했어?” 내 얼굴과 핸드폰을 번갈아 보시더니 “나두 좀 가르쳐주라” 그러셨다. 가르쳐 드렸는데 잘 모르신다. “응! 응! 알았어. 한 번만 더 해봐!”가 몇 번이나 됐는데도 잘 모르신다. 엄마는 신기해서 핸드폰을 여기저기 누르시는데, 나는 옆에서 한숨을 쉬었다. 엄마가 “너두 엄마처럼 늙어봐! 다른 엄마들도 다 마찬가지야” 그러셨다. 엄마는 과학이 제발 그만 발달했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나는 엄마가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컴퓨터나 새로 나온 전자제품이 좋은 줄 알면서도 사용법을 배우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리고 애들한테는 열심히 노력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말씀하신다. 어른들도 열심히 노력해야 훌륭한 어른이 되는데 옆에서 구경만 한다. 아이고~ 어른들이 걱정된다. 홈페이지http://wonjae.pe.ly <방이초등 4년>

토요저널  hhr@toy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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