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피아노 학원에서 ‘아빠를 위한 노래’를 배웠다. ‘아빠 사랑해요. 요즘 얼마나 힘드세요. 아빠 얼굴에 생기는 주름살은… 웃는 모습 보고 싶어요. 아빠 난 믿어요. 아빠의 소중한 꿈들을…’이런 노래다. 꾀꼬리 언니가 이 노래를 아빠에게 불러드렸는데 꾀꼬리 언니네 아빠는 이 노래를 들으시다가 갑자기 눈이 빨개 지시더니 눈물을 흘리셨다고 한다. 어른들은 우리나라가 살기 힘들어졌다고 걱정을 많이 하신다. 지난번에 엄마랑 택시를 탔는데 택시 운전사 아저씨가 큰 소리로 막 욕을 하면서 화를 내셨다. 요새는 택시 타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돈을 조금밖에 못 번다고 하셨다. 나라 꼴이 이게 뭐냐고 그러셨다. 엄마랑 나는 무서워서 아무말도 하지않고 가만히 있었다. 아빠는 특히 뉴스를 보실 때면 화도 내시고 불평도 자주 하신다. 나는 머리를 빡빡 깎고 빨간 머리띠를 둘러맨 아저씨들이 구름같이 모여있는 것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 아저씨들은 손을 휘저으면서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불렀다. 여러 개의 큰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아저씨들의 입에서는 하얀 입김이 나왔다. 추운 날씨 때문에 코와 볼은 빨간 색이었다. 그 아저씨들은 회사를 그만두게 될까봐 화가 나셔서 그러는 것이라고 했다. 또 지하철역에서 종이를 덮고 자는 아저씨들도 나왔었다. 그 아저씨들은 집을 잃어서 잘 곳이 없다고 한다. 아빠도 없는 그 아저씨의 가족들은 어디서 또 고생하고 있을까? 나는 그런 걸 보고 가슴이 아팠다. 날씨가 추워진 다음부터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기도 귀찮은데, 그 아저씨들은 하루종일 바깥에서 벌벌 떨면서 지내시다가 밤에는 지하철역에서 쫓겨나고 있었다. 잠 잘 곳도 없는데 지하철역에서 쫓아내면 추운 밤에 어디로 가란 말인가? 나도 속으로 화가 났다. 우리나라는 이제 가난하고 우울한 나라가 되었다. 돈 많은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조금씩만 도와줬으면 좋겠다. 돈 쓰기가 아깝겠지만 추운 겨울 동안이라도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우리 집 앞 공원에는 반짝반짝하는 수천 개의 전구로 큰 나무들을 덮어놓았다. 또 높은 교회 탑은 색색깔의 긴 네온사인 줄을 드리워서 장식되었다. 그런 곳에 들어가는 돈을 아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면 다 함께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 나는 예쁜 풍경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 보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을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갖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2001년 새 달력이 걸렸다. 2000년은 지나가지만 추운 겨울이 지나가려면 아직 멀었다. 따뜻한 봄이 올 때까지 서로 도와주고 위로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다. 가난하지만 착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를 만들자. 그리고 2001년에는 한국이 힘차게 일어서서 웃음소리 때문에 시끄러운 나라가 되길 바란다. 홈페이지http://wonjae.pe.ly <방이초등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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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사망, 가해자 풀려났다? 검찰 입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