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호

이영임(광진구 자양1동 225-20) 그것은 지독한 악몽이었다. 갈가리 찢어진 상태에서 다시 잘게 으깨어진 내 몸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어디론가 반송되고 있었다. 부패할 대로 부패한 살점에서 녹아 내리는 검붉은 핏물은 가뜩이나 더러운 거즈와 붕대를 물들이면서 용도를 알 수 없는 각종 병원 쓰레기에 마구잡이로 섞여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뼈가 부서지는 아픔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이렇게 잡 쓰레기에 섞이고 비벼지면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는 절망감이었다. 꿈은 항상 같은 내용이었다. 컨베이어 벨트가 끝나는 부분에서 저절로 깨어났다. 벌써 삼 일째 연속해서 같은 꿈을 꾸면서 나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비명을 지르며 꿈에서 깨고 나면 식은땀이 흐르고는 했다. 처음에는 애도 아니면서 가위에 눌리는 꿈을 꾼다고 걱정을 하던 남편도 서너 번씩 자다가 깨며 안절부절못하는 나를 말없이 바라보기만 한다. 남편의 표정도 밝지는 않다. 허해서 그럴 거야, 그게 벌써 언젯적 일인데. 나는 지난 일주일 동안 감기몸살을 심하게 앓고 나더니 기력이 빠진 탓이라고 애써 꿈을 잊으려한다. 그렇게 악몽에 시달리고 있을 때 같은 과 일 년 후배인 희경의 전화를 받았다.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둘이나 있는데 느닷없이 아이를 또 낳았다 기에 처음에는 반신반의를 했었다. 작년 연말에 만났을 때 몸이 조금 불었다는 것을 느꼈지만 임신중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마흔을 바라보는 언덕에서 아이를 그것도 세 번째 아들을 낳은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무모해 보이기도 해서 성남에 있는 희경이의 집을 찾았을 때에는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무렵이었다. "그 동안 피임을 잘하고 있었는데 십 년 만에 아이가 생기게 되었어." "그렇다고 요즘 시대에 계획에도 없는 아이를 그것도 셋씩이나 낳니? 의료기술도 얼마나 발전했는데." "언니는, 아이가 듣는다. 처음에는 형편도 어렵고 나이도 있고 해서 잠깐 당황했었어. 하지만 한 생명이 나를 통해 이 세상에 온다는 사실에 숙연해 지던데." 나는 나도 모르게 가만히 가슴을 쓸어본다. 환각일까. 손바닥으로 축축하고 비릿한 액체가 끈적끈적하게 묻어있는 기분이다. 희경이는 아직 핏덩이인 아들을 가만가만 어르면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들에게 끊임없이 이야기를 건넨다. 이제 많이 놀았으니 코, 자야지. 지금까지 죽 아이를 길러왔던 엄마처럼 능숙하게 기저귀를 갈고 젖병을 물린다. 젖살이 막 오르기 시작한 아이는 분홍빛 볼을 제 손으로 문지르며 잠투정을 한다. 산기가 가시지 않아 아직은 부석부석한 모습으로 과일을 깎으면서 희경이는 남편의 안부를 묻는다. "좀 그래." "좀 그렇다니. 다 늦은 나이에 사랑싸움이라도 하는 거유?" "사랑싸움은, 자꾸 여자아이를 입양하잔다." "이나가 있는데도?" "누가 아니래. 꼭 여자아이만 고집하는데 그 속을 누가 알겠니." "너무 오랫동안 동생을 못 보니까 그렇지." 희경이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내 얼굴을 바라본다. 마치 둘째가 없는 것이 내 탓이라도 되는 것처럼. 나는 이나가 백일도 되기 전 정관수술을 받고 온 남편의 이야기를 하려다 그만둔다. 천장에 매달린 모빌을 반사시키며 아기의 이마 위로 내려앉은 오후의 햇살은 부드러웠다. 저녁까지 먹고 가라는 것을 뿌리치다시피 나오는데 관자놀이가 욱신거린다. 악몽에 시달리면서 계속 잠을 설쳤더니 아무데나 쓰러져 눕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그놈의 피비린내 나는 꿈에 또다시 시달릴 생각을 하니 가슴부터 조여온다. 성남의 달동네에서 희경이네 다섯 식구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돌아오는 길은 유난히 길게만 느껴진다. "어떤 생명이든 실수로 만들어지는 법은 없어. 잉태되는 그 순간이야말로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고귀한 순간이지. 생명을 받으면서부터 세상에 나가기 위해 최선의 준비를 하고 있는 아이를 나 편하자고 그냥 돌려보낼 수는 없잖아." 점액질처럼 귓바퀴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희경이의 목소리는 아예 나직한 귀 울음이 되어 내 머리를 자꾸만 혼란스럽게 한다. 푸른 잎이 무성한 가로수 터널을 벗어나자 오른 쪽으로 경사가 지면서 구부러진 길이 나타난다. 나는 차창 문을 내린다. 산바람은 싱그러웠다. 청계산을 끼고 가파르게 굽이진 언덕길을 올라서자 저 멀리 안양시내가 보인다. 산자락 아래로 주욱 늘어선 화물트럭 옆에다 무조건 차를 세우고는 눈을 감는다. 안전벨트를 풀고는 집게손가락으로 관자놀이에 힘을 주어 꾹꾹 눌러준다. 화물트럭 앞쪽으로 주황색 비닐에 덮인 간이 음식점 두 개가 보인다. 커피나 한 잔 마시자. 간이 음식점의 투명한 비닐 문을 열고 들어서자 얼기설기 놓여진 나무 식탁을 사이에 두고 화물트럭 기사들이 칼국수를 먹으며 정신 없이 떠들고 있다. 후터분한 실내공기와 식탁 주변에서 쏟아지는 과격한 언어들이 한없이 낯설다. 조그만 플라스틱 접시에 단무지를 담고있던 남자를 향해 내가 커피, 하자 남자는 커피믹스가 담긴 채로 잔뜩 쌓여 있는 종이컵 가운데 하나를 내려서는 등뒤에서 펄펄 끓고 있는 물을 국자로 떠서 종이컵에 붓는다. 남자가 나무젓가락으로 두어 번 저어준 커피를 들고 밖으로 나오며 나는 잠시 망설인다. 마침 음식점 뒤로 작은 계단이 보인다. 조금 가파른 계단을 오르며 시계를 본다. 남편의 퇴근 시간이 되려면 두 시간쯤의 여유가 있다. 높은 구두가 불편했지만 커피가 쏟아지지 않도록 조심을 하면서 앉을 자리를 찾아본다. 비석도 없는 무덤 가까이에 화강석 하나가 아무렇게나 누워 있다. 손수건을 꺼내려다 그냥 앉는다. 건너다 보이는 산등성이는 얼룩덜룩한 것이 무언가 선명한 색조를 딱 집어 낼 수가 없었다. 만개한 개나리 꽃 사이로는 푸른 잎이 드문드문 솟아 오히려 지저분해 보였고 진달래는 산 그림자에 가려 그나마 분홍빛보다는 거뭇한 보랏빛으로 암울하게 산골짜기를 물들이고 있다. 사월 중순, 뒷걸음치는 봄 햇살은 저만큼 떨어져서 이마 위로 배어나는 땀을 힘없이 반사시킬 뿐 더 이상 찬란하지도 희망적이지도 않았다. 비석이 없는 만큼 무덤은 초라했다. 듬성듬성 벗겨진 떼하며 한쪽 귀퉁이는 아예 무너져 내리고 있다. 버림받은 무덤. 한 떼의 구름이 얼굴 위로 길게 그림자를 끌면서 지나간다. 나는 이미 식어버린 커피를 천천히 마시면서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를 생각해 본다. 국문학을 전공하고 싶은 나에게 아버지는 일언지하에 가정학과가 아니면 등록금을 줄 수 없다고 했다. 두 언니들도 이미 가정학과를 다니고 있었기에 그나마 대학이라도 다니려면 아버지 뜻을 따라야만 했다. 과 친구들이 미팅이다 동아리다 해서 정신 없이 바쁘게 지낼 때 나는 시간만 나면 도서관을 찾았다. 스무 살 그 빛나는 나이를 책 속에 묻어버리면서 해가 바뀌었다. 수업이 없는 날도 도서관에 가서는 하루 종일 책만 읽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교정을 혼자 걸어나오며 느끼던 그 쌉싸래한 외로움이 결코 싫지 않았다. 그 즈음 희경이가 야학 동아리인 반딧불로 끌어들였다. 학교에서 소개받은 고아원을 택해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찾아가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임이었다. 나는 토요일 정오쯤 가서 취학 전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로 하였다. 마침 낮 시간이라 아버지 허락을 받기에도 편했다. 생각나면 한 번씩 와서는 사진을 찍어주던 남편을 그곳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학기초 동료들과 처음 그곳을 찾았을 때에는 몹시 추운 날이었다. 벼 그루터기가 누렇게 열을 맞춘 빈 논 위로 얇게 살얼음이 끼어 가뜩이나 세게 불어대는 칼바람에 두 볼은 차갑다 못해 아려왔다. 부평 시에서도 한참을 떨어진 그 고아원은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차가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신작로 옆에 있었는데 비좁은 논둑 길로 돌아가야만 했다. 고아원은 사방이 철조망으로 높이 둘러싸인 채 논 한가운데에 있었기 때문이다. 얕은 슬래브 건물 하나에 가건물로 따로 지어진 부엌, 그 곁에는 지붕도 없는 우물과 낡은 펌프가 을씨년스럽게 놓여 있었고 그 흔한 놀이기구 하나 없었다. 낡고 어두운 회색 건물 입구에는 나무 기둥에 역시 철조망을 엮어 만든 엉성한 대문이 매달려 있었고 그 옆에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사방으로 가지를 뻗고 있는 것이 인상 깊었다. 그 나무가 배나무라는 것은 한 여름이 다 되어서였다. 고아원을 창립한 미국인 선교사가 본국으로 떠나며 심어 놓았다는 배나무 외에는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람이 살만한 곳은 아니었다. 늘 바쁘기만 한 원장선생님 부부와 식사를 도와주던 할머니 한 분, 그리고 젊은 총무가 칠십여 명을 돌보고 있었다. 요일에 따라 조별로 찾아와서 놀아주고 공부도 함께 해주는 우리 일행은 그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세상을 향한 유일한 통로이자 희망이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사진 찍는 것이 취미였던 남편이야말로 없어서는 안될 아이들의 우상이었다. 70년대에 고아원에서 독사진을 갖는다는 것은 최고의 사치였다. 아이들과 처음 상견례를 하던 날 내가 얼마나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금방 쪄간 백설기와 사탕을 한 주먹씩 나누어 줄 때 보았던 아이들의 손등은 쩍쩍 갈라져 있었고 까맣게 피딱지까지 앉아 있었다. 나는 자꾸만 눈살이 찌푸려졌다. 어떻게 이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놀아줄 수 있을까. 닳아빠진 장판은 미적지근하지도 안 하였고 땟국이 오른 방석도 그나마 모자라서 치마를 입고 온 여학생에게만 주어졌다. 목이 메이게 떡을 먹는 아이들을 둥그렇게 앉혀놓고 학교에서 연습해간 노래와 율동을 가르쳤다. 먹을 것을 가져온 대학생 선생님. 아이들은 동경과 존경심이 가득 묻은 얼굴로 우리 일행을 바라보았다. 일반 가정집 아이들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선입견은 아닌 듯 했다. 병적으로 관심을 끌려는 아이에다 오로지 시상으로 걸린 사탕 몇 개를 차지하기 위해 사납도록 승부욕에 집착하는 아이까지 천진난만하거나 아이들의 특징인 순진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는 없었다. 그러다가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갑자기 경직된 표정으로 긴장을 하는 모습은 차라리 희화적이었다. 남편은 나보다 일 년 선배였다. 복학생이라 나이 차도 있었지만 말도 별로 안하고 밖으로만 빙빙 돌다가는 갑자기 생각난 듯이 사진을 찍고는 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동급생과 열렬히 열애 중 여자 쪽의 극심한 반대로 실연을 당했다고 한다. 그 상처로 자원 입대했다가 그 여자가 졸업을 하자 이번 학기에 복학을 했다고 한다. 어쨌든 첫 상견례 이후로 남편과 자주 만나지는 못했다. 남편은 아무 때나 찾아와서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주고는 말없이 가버렸고 그 사진을 찾으러 가는 것은 내 담당이었다. 나는 조카들과 비교해 볼 때 이해력이나 학업 성취도가 한없이 낮은 아이들을 인내심을 갖고 가르쳤다. 광대뼈가 솟은 얼굴에는 하나같이 마른버짐이 허옇게 피어 있었고 남자아이의 머리에는 간간이 기계 충이 올라 진물이 흐르고 있는 버려진 아이들. 그 가운데 유난히 깔끔하고 똑똑했던 아이가 하나 있었다. 하나를 가르쳐 주면 둘을 알던, 도저히 고아원에서 자라기에는 어울리지 않던 귀티가 흐르던 아이. 나는 간식을 나누어주고는 총무에게 슬며시 물어 보았다. 저 아이는 버림받은 아이 같지 않다고. 총무는 우리에게 이화가 처음 이 곳에 오던 날 밤의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그 날은 사월도 저무는 깊은 밤이었다. 총무는 잠들기 전 여느 때처럼 손전등을 들고 고아원을 한 바퀴 둘러보는데 배나무 아래에 시커먼 그림자가 얼른거렸다. 달도 없이 어두운 밤이라 잘못 보았겠지 싶어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 다가가자 젊은 남자가 더듬거리며 총무를 불렀다. 고아원에 아이를 버리는 사람들은 문 앞에다 아이를 놓아두고는 누군가가 데려 갈 때까지 멀찍이 떨어져서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인 일인데 이 남자는 아이를 직접 안고 와서는 통사정을 하였다.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낳게 되었다고. 더군다나 둘 다 생활 능력이 없는 학생이라고 잠시만 맡아서 길러 주시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아이를 찾으러 오겠노라고 눈물로 호소를 하였고 총무는 당연히 거절을 하였다. 날이 밝거든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다시 오라고 하였더니 주머니에서 입영 날짜가 일주일 남은 영장을 보여 주었다고 한다. 총무가 안 받아 주면 나중에라도 문 앞에 놓고 갈 것만 같아서 아이를 받으니까 출생일이 적힌 쪽지 한 장을 건네주며 심장에 새겨질까봐 차마 아이 이름은 지을 수 없었다며 울면서 돌아섰다고 한다. 얼마나 오랫동안 안고 서성였는지 잠든 아이 얼굴 위로 하얀 배꽃이 여러 장 앉아 있었고 총무는 그 배꽃을 걷어내면서 이화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다고 한다. 총무의 말이 끝나자마자 누군가가 비난 섞인 목소리로 한 마디 했다. "기르지도 못할 것을 왜 낳아. 차라리 지워 버리지." 희경이가 격앙된 목소리로 그 말을 되받았다. "책임지지 못하려거든 임신도 하지 말아야지. 제 멋대로 만들어 놓고는 자기 인생에 걸림돌이 된다고 혹 떼어버리듯 한 생명을 없애버려?" "그래도 부모에게 버림받고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며 사는 것보다는 낫잖아." "버림을 받았어도 살았잖아. 목숨이 있는 한 어떻게든 사람은 살게 마련이야. 빛도 못보고 죽임을 당한 아이는 어디로 가지? 그 가녀린 생명은 어느 하늘 구석을 헤매고 다니느냐고." 이러다 싸움 나겠다며 선배가 나서지 않았다면 그 날은 수업도 못할 뻔하였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명쾌한 답이 나올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쨌든 생명을 받은 목숨은 태어날 권리가 있다는 것은 희경이의 주장이었고 적당한 시기가 아닌데 세상에 나와봤자 저 고생 부모 고생이면 그냥 돌아가야 된다는 것이 다른 쪽 주장이었다. 나는 듣기만 했다. 나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는 그저 남의 이야기로만 들렸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아직도 분이 안 삭은 듯한 목소리로 희경이가 언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처음부터 아이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면 되지 뭐, 하고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오랫동안 차가운 돌 위에 앉아 있었더니 허리가 뻐근해져 온다. 나는 조금 남은 커피를 마저 마시며 무덤 가를 조금씩 걸어본다. 제 멋대로 자란 잡풀들이 발길에 차인다. 구둣발에 밟히면 그뿐 쓰러지지 않고 곧바로 다시 일어선다. 아무도 돌보아 주지 않는데 스스로 살길을 찾아 뿌리를 내리는 잡풀들을 가만히 쓰다듬어 본다. 손바닥으로 강인하고 질긴 생명력이 싱싱하게 전해져 온다. 생명이 있는 것은 어쨌든지 살아간다. 나는 다른 무덤에 비해 봉분이 턱없이 낮은 낯선 무덤에 등을 기대고는 잡풀 위로 무너지듯 주저앉는다. 주인 없는 무덤에 기대앉자 오늘 조간에 실린 어느 여류 수필가의 글이 생각난다. "조물주는 각 개인에게 항상 좋은 것을 보내온다. 죽음 또한 조물주가 그것을 보내는 그 시기에 있어서 최상의 것이다." 죽음도 그럴진대 생명은,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었다. 급경사를 조심스럽게 내려오던 차들은 산모퉁이를 끼고 안양 쪽으로 끊임없이 사라지고 있다. 시커먼 차도 위로 붉은 정지 등을 간헐적으로 켜가며 사라지는 차들이 마치 컨베이어 벨트 위로 반송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자 나는 본능적으로 진저리를 친다. 오늘밤도 피비린내 나는 악몽에 시달리겠지. 목덜미로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나는 솜털까지 일어선 목덜미를 손등으로 쓸어 내리며 며칠 전 보았던 시사프로가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을 애써 잊으려 한다. 하지만 아무리 이맛살을 찌푸리며 생각을 떨쳐 버리려 해도 소용이 없다. 악몽은 더욱 선명하게 살아나서 살이 터지고 저미는 통증으로 내 목을 죄어 온다.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아이들은 약 오천 명이 넘습니다. 열 다섯 명 정도가 매일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고 있다는 통계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탯줄이 채 마르기도 전 유기 되는 영아도 많다는 사실입니다." 탤런트로 잔잔한 인기를 끌고 있는 사회자는 적당히 근심 어린 표정으로 차분하게 프로를 이끌어 가기 시작했다. 화면에는 등교 길에 남의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은 여고생이라든가 미혼모들이 친권을 포기하는 모습 등이 자세히 그려졌고 무분별한 낙태시술에 대해 기자의 추궁을 받은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아무리 불법이지만 아이를 유산시켜 주지 않는 의사가 있으면 나와 보라고까지 했다. 미혼녀는 물론 기혼녀에 이르기까지 낙태는 일상의 용어일 뿐이었다. 적게는 한 번에서 많게는 스무 번 가까이 유산을 한 사람도 있다는 의료 관계자의 말도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잊을만하면 시사프로의 단골메뉴로 나오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소재였다. 하지만 막상 내가 경악을 한 것은 다음 장면에서였다. 어떠한 사정이 있든지 일정 기간이 지난 태아는 화장터에서 정상인과 똑같은 절차에 따라 소각되어야 하며 아직 달수가 덜 찬 태아도 합법적인 방법에 의하여 소각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단 적출물 업자에게 인계가 되면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불법으로 유출된 태아들이 장기 적출물과 각종 병원 쓰레기에 섞여 잘게 으깨어진 다음에 컨베이어 벨트로 반송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는 두 눈을 의심했다. 그 프로는 남편도 함께 보았다. "씨발,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저렇게 큰일이나 난 듯이 떠들어대는 방송사는 뭐 특별한 대안이라도 있다는 거야 뭐야." 거실바닥에 신문을 펼쳐 놓고 한가롭게 발톱을 깎던 남편은 갑자기 신문을 구겨 던지며 버럭 고함까지 질러댔다. 집안이 한순간 초긴장상태로 팽팽해진다. "당신, 왜 그래요?" "말이야 바른 말이지. 버리는 사람은 오죽해서 제 새끼를 버렸겠어. 죄의식으로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대책도 없이 들쑤셔놔서 어쩌겠다는 거야 " 나는 채널을 돌리려다 그만두고 방으로 들어왔다. 악몽은 그 날 밤부터 시작되었다. 태아가 아닌 바로 내 자신이 무자비한 기계 속으로 들어가 으깨어지고 뭉개지면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반송되는 끔직한 꿈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나는 이미 비어버린 종이컵을 구기면서 일어선다. 다리가 일순간 찌르르 저려온다. 절룩이며 무덤 가를 한바퀴 돌아본다. 무덤도 없는 아이들. 병원 쓰레기에 섞여 흩어진 몸뚱어리.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이물질을 제거하듯이 쉽게 하는 수술. 그 프로는 보이지 않는 몸 안으로 기계를 넣어 순전히 의사의 감각만으로 시행하는 수술장면까지 보여주는 친절도 잊지 않았다. 바둑판 모양으로 모자이크된 그림에서는 이미 뱃속에서 조각난 아이가 제대로 다 나왔는지 맞춰보고 있는 간호사의 모습도 보인다. 나는 의식적으로 남편의 눈길을 피했다. "나를 믿지마. 나는 아주 나쁜 놈이야." 처음 남편 앞에서 옷을 벗던 날, 남편은 선배 언니와 잠깐 동거를 했었다고 고백했다. 나는 다 지나간 일이라고 괜찮다고 했다. 나를 만나기 전이잖아. 남편은 상처가 아주 깊었었다고 네가 나를 잘 몰라서 그렇지 만약 나에 대해서 다 알고 나면 가증스러운 놈이라고 침을 뱉고도 남을 거라고까지 했다. 그리고 덧붙여서 절대로 아이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네가 조심해 줘. 자신 없으면 나를 떠나. 남편이 떠나라는 말에 나는 실수는 절대로 안 한다고 약속을 했다. 이미 내 마음은 그에게 다 가 있는데 이제 와서 망설일 것도 없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수업까지 빼먹으며 암실에서 살던 남편. 아이들에게 전해 줄 사진을 찾으러 가면 책상 위에 놓인 사진봉투를 말없이 턱으로만 가리키고는 곧바로 돌아서던 남편에게 정신 없이 마음이 쏠리는 것을 나도 어쩔 수 없었다. 아무 이유가 없었다. 정신 차리라는 친구들의 말도 들리지 않았다. 사랑하니까, 그 외에는 달리 설명할 말이 없었다. 항상 엄하기만 하고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강직한 아버지만 바라보다 어딘지 우수에 찬 모습의 남편은 아주 다른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전공도 아닌 사진을 통해 뛰어난 예술감각을 발휘하는 모습이 내 마음을 더욱 사로잡았는지도 모른다. 남편의 등만 바라보면 언제나 가슴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솔직히 나 혼자만 앓는 열병이었다. "흑백으로 정지된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명암이야. 빛과 그림자의 절묘한 조화, 거기에는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세계가 있지." 남편이 조금씩 내게 관심을 가질 무렵 전국 대학생 사진 콘테스트에서 남편의 작품이 대통령상을 받게 되었다. 겨울날 양지바른 추녀 아래에 쪼그리고 앉아 해바라기를 하는 조그마한 여자아이의 사진이었는데 눈빛에 실린 표정을 완벽하게 포착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그래서였구나. 예고도 없이 불쑥 와서는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표정을 그대로 담고 싶었구나. 하필이면 고아를 그것도 여자아이를 찍고 싶었을까. 그건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도 남편은 흑백사진만을 고집한다. 복지시설이 좋아진 만큼 예전의 그런 눈빛을 찾기는 힘들어. 가끔씩 고아원에 가서 사진을 찍고 오면 남편은 항상 실망을 하는 눈치였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아이를 그것도 꼭 여자아이를 입양했으면 어떻겠느냐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나나 잘 키우자며 들은 척도 안 해 왔다. 남편은 잊을만하면 한 번씩 입양문제를 꺼낸다. 꼭 내가 낳아야만 자식인가. 정들이고 기르면 다 자식이지. 공무원으로 있으면서 취미로 찍는 남편의 사진이 잡지에 실리기라도 하면 사례비는 어김없이 고아원으로 보내진다. 이 정도의 자선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나도 별 의의는 없다. 참을 수 없는 것은 이나에 대해 가끔씩 납득할 수 없는 말을 할 때이다. "이나야. 너는 부모 잘 만나서 호강하고 살지만 그렇지 않은 애들은, 특히 버려진 아이들은 얼마나 갖고 싶은 게 많겠니. 먹고 싶은 것은 또한 얼마나 많겠니. 어쩌면 아직까지 피자 한 조각 못 먹어 본 애들이 수두룩 할거다. 항상 그 아이들을 생각하고 너무 많은 것을 누리려고 하지 말아라." 이나는 아주 어려서부터 들어온 제 아빠의 말에 이골이 나서인지 미리 선수를 칠 때도 있다. 이것은 꼭 필요한 거지 절대 사치는 아니라는 둥 하복도 두 벌이 있으면 참 좋겠지만 부모가 없는 아이를 생각해서 한 벌만 사겠다는 둥 늘 그런 식이었다. 큰 호강은 못 누리게 해도 남만큼은 뒷바라지 해 줄 수 있는 형편인데도 남편은 이나에게 정말 너무하다 싶을 때가 많았다. 참다 못한 내가 몇 번씩이나 따져 물어도 남편은 가타부타 도무지 말이 없다. 그저 우리가 따뜻하게 사니까 추운 사람 생각도 해야지 그 정도가 전부이다. 견디다 못한 내가 목까지 올라오는 말을 억지로 삼킨 것을 남편도 알고 있을까. 차마 묻지 못하는 말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모든지 덮어 줄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큰소리는 쳤지만 늘 가슴속에 앙금처럼 남아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동거를 했다는 그 선배언니와 남편에 대한 의구심이 내가 감쪽같이 보냈던 두 아이에 대한 기억에 맞물려 가슴을 옥죄어 오기 시작한다. 자꾸만 헛구역질이 나온다. 나는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오면서 아무래도 커피 한 잔을 더 마셔야겠다고 생각한다. 손님은 나 하나였다. 이 번에는 의자에 앉아서 마셔본다. 그때는 정말 어쩔 수 없었어. 뜨거운 커피에 입천장이 데는 줄도 모르며 다시 한 번 나를 추스른다. 정말 어쩔 수 없었다고. 내 입장이 되면 어느 누구라도 나처럼 했을 거야. 젊음이 주는 열정은 잔인했다. 어느 날 소리도 없이 찾아와 내 안에 자리잡은 아이를 확인하던 날. 생명에 대한 신비라던가 기쁨 같은 것은 처음부터 없었다. 남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아버지였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내 자신이 감당할 수가 없었다. 다 큰딸의 치마 길이까지 일일이 간섭하시며 자신의 딸들이 얼마나 요조숙녀인가를 자부심으로 여기고 사는 아버지가 아닌가. 남편과의 미래마저 불확실한 상태에서 내가 달리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이 두려운 이물질을 감쪽같이 제거하지. 그때는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다. 어찌어찌 혼자서 해결을 하고는 스스로 대견하기까지 했다. 남편은 물론 아무도 몰랐다. 나는 몸이 회복되는 만큼 그 일을 의도적으로 잊어버렸다. 언제쯤이면 다른 여자들처럼 오늘 저녁은 뭐해 먹지 하듯 아무렇지도 않게 말 할 수 있을까. 어제도 목욕탕에서 처음 만난 여자가 막내 밑으로 넷이나 지웠더니 몸이 말이 아니라고 하는 것을 보지 않았던가. 다행히 남편과 결혼을 하고 삼 개월만에 이나를 갖자 모든 사람들이 축복을 해 주었다. 당당하게 입덧을 하면서 마음껏 응석도 부리면서 이 세상에서 나만 아이를 가진 것처럼 행복해 하던 그때였다. 느닷없이 가슴으로 통증이 느껴지며 얼마 전 교활하게 긁어버린 두 아이가 생각이 났다. 손으로 만지면 대 못을 박았던 상처처럼 흉터가 만져질 것만 같았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잘 살고 있었던 나를 돌아보며 느꼈던 그 처절한 혐오감. 안양에서 과천으로 향하는 언덕 위로는 바람을 타고 꽃잎이 하얗게 날리고 있었다. 나는 인도 쪽으로 차도를 바꾸고는 뒤차가 보일 때까지 될 수 있으면 천천히 차를 몰았다. 바람결에 날리다가 차창을 타고 흘러내린 꽃잎은 윈도우 브러시 사이로 겹겹이 쌓이다가는 제 멋대로 흩어진다. 꽃잎은 언덕 옆 배나무 밭에서 무더기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배꽃, 배꽃이 지는구나. 그래. 그때도 배꽃이 졌었지. 졸업반 이맘때였으니까. 내가 임신 사실을 안 것은 고아원에서였다. 토요일 어쩌다 일찍 고아원을 가면은 항상 수제비를 뜨고 있었다. 제법 나이가 든 여자아이들이 할머니와 함께 반죽을 했는데 거무죽죽한 것이 내가 평소에 알던 밀가루와는 사뭇 달랐다. 커다란 함지에 담긴 반죽을 펄펄 끓는 물에다 뜯어 넣는데 보니까 멸치는커녕 파 한 줄기 없는 맹물이었다. 소금간만 한 거친 수제비를 소금에 절인 배추와 먹고 있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무표정했다. "선생님도 드실래요?" 머리를 갈래로 따 검은 고무줄로 묶은 여자아이가 수제비 그릇을 내밀며 부끄럽게 웃었다. 속이 마냥 거북해 아침도 거르고 왔지만 선뜻 내키지는 않았다. 김치 흉내를 내느라고 고춧가루가 간간이 보이는 접시 하나를 가운데 두고 남자아이와 마주 앉았다. 앞에 앉은 아이의 머리에 부스럼이 앉은 것처럼 회색 양은 대접도 거뭇거뭇하게 부식이 되어 있었다. 내 곁에는 가슴이 막 부풀기 시작한 여자아이가 나를 빤히 내려다보고 서 있었는데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한 수저를 듬뿍 떠서는 입에 넣었다. 갑자기 속이 울렁거렸지만 대충 씹어 삼켰다. 아이들의 얼굴로 희미하게 미소가 번지다가는 씻은 듯이 사라지는 것도 잠깐 나는 우물가로 달려갔다. 속수무책으로 토하고 있는 나를 바라보면서도 아이들은 수저를 놓지 않았다. 그때도 아이들은 무표정했다. 수제비에서 나는 밀가루 냄새는 나의 빈속을 훑고도 모자라 눈물까지 쏟아내도록 하였다. 그 모습을 보고 동료 가운데 하나가 유난을 떤다고 했던가. 나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등뒤로 들으며 말없이 집으로 왔다. 사흘 밤낮을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괴로워했다. 나중에 희경이를 통해 자초지종을 들은 엄마는 끓인 설탕물에 대파를 가득 넣어서는 나를 먹였다. 밀가루 먹고 체한 데는 이거 이상의 약은 없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먹도록 지키고 앉아 있던 엄마가 나가자 쓰레기통을 껴안고 모두 넘기고야 말았다. 엄마가 반지고리를 찾으며 사관을 튼다고 하자 아예 밖으로 나왔다. 얼마나 거리를 헤매고 다녔는지 모른다. 어떻게 하지. 아아. 정말 어떻게 하지. 거의 쓰러질 지경에 이르러서야 병원을 찾았고 그 자리에서 나를 옭아매는 이물질을 제거하였다. 나는 종합청사 옆 한적한 길가에 차를 세우고는 시계를 본다. 남편의 퇴근 시간은 삼십 분쯤 남았다. 아직 여유는 있다. 등받이를 뒤로 젖히고는 편안하게 누워본다. 멀리 관악산 꼭대기에는 어둑하니 벌써 저녁이 내려앉고 있었다. 구름 그림자가 비껴 가는 산등성이를 바라보며 생생하게 살아나고 있는 상처를 다시금 느낀다. 언젠가 위탁 모가 아이를 보내며 눈물짓는 모습을 보던 이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저렇게 헤어지기 싫어서 서럽게 울려거든 위탁모 자신이 기르지 그래. 아이는 사랑하지만 책임을 질 수 없으니까 보내는 거야. 그럼 사랑하는 게 아니네. 책임지지 못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잖아. 그때 나는 예리한 칼 날로 가슴이 씀벅 베이는 기분이었다. 나도 모르게 남편의 눈치를 보았고 남편은 말없이 밖으로 나갔다. 한참이 지나서야 들어온 남편은 술부터 찾았다. 내가 내 마음대로 보낸 아이는 지금쯤 누구를 통해 이 세상에 왔을까. 그동안 깨끗하게 아물었다고 믿은 상처가 서서히 벌어지면서 아릿한 통증이 느껴진다. 나는 그 아픔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면서 차창에 붙어 있는 배꽃을 바라본다. 끊임없이 악몽에 시달리는 나처럼 남편을 힘들게 하는 그 강박관념은 무엇일까. 어쩌면 그것은 차마 내가 물어 볼 수 없는 바로 그 상처일지도 모른다. 말 못하는 짐승들은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며 살아간다, 결코 상처가 생기게 된 이유를 궁금해하지 않으면서. 내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남편의 상처를 핥아주는 방법은 무엇일까. 조금 있으면 남편의 퇴근 시간이다. 나는 휴대폰을 꺼내어 플립을 열고는 이미 알고 있는 남편의 전화 번호를 또박또박 정성껏 누른다. 그리고는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재빠르게 말을 한다. "이나 아빠, 우리 예쁜 딸 하나 데려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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