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호

만년 준우승서 창단 13년만에 패권 지난달 17일 동대문운동장에서 벌어진 제54회 전국남녀고교축구선구권대회 남고부 결승전에서 창단 13년만에 고교축구 왕중왕 등극에 성공한 강동고등학교(교장 안규옥) 축구팀. 강동고는 이날 연장까지 2대2로 비긴뒤 승부차기에서 7-6으로 승리,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날 막판 동점골을 터뜨린 이동준은 최우수선수로 선정되었고 신진호 선수는 GK상을 수상했다. 축구부 부장 구자진씨는 우승 요인에 대해 "선수들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경기를 벌였다"며 "부상 입었던 선수들이 대거 복귀, 팀웍과 기량면에서 가장 절정을 이룬 경기였다"고 밝혔다. 창단이래 번번이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던 강동고로서는 이번 우승이 새 천년을 앞둔 시점에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학교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강동축구팀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학교측의 적극적인 지원과 선수들의 꺽이지 않는 투지 그리고 끈끈한 동료애가 밑거름이 되었다. 특히 안규옥 교장은 곤지암에 축구전용구장을 경남 진주에 합숙소를 둘 정도로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키는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안교장은 또한 운동으로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선수들의 인성교육에도 관심을 가졌다. 이를위해 매주 토요일마다 지체장애자들이 생활하고 있는 우성원을 찾아 원생과 축구시합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번 전국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두 주인공, 이동준 신지호 선수. 2학년인 신선수는 ＇신의 손＇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팀의 수문장 역할을 완수했다. 중학교때 승부차기에서 진 쓰라린 경험이 있었다는 그는 이번대회에서 만큼은 그때의 참담함을 다시 맛보고 싶지 않았다고 당시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동준 선수와는 초등학교때부터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는 ＇의좋은＇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축구팀 33명중 3학년은 모두 8명. 이들은 학교의 오랜 숙원사업을 이루고 졸업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고 이 전통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국대회를 앞두고 선배들의 건승을 기원하며 후배들이 금반지를 선물하는 것도 축구부의 오랜 전통. "졸업하려면 전국대회에서 꼭 우승을 해야한다"는 구자진씨의 말에 선수들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방학도 없이 눈이오나 비가오나 고된 훈련을 해내는 모습을 보며 애틋할때가 많았다"는 그는 훌륭한 선수이기 이전에 반듯한 사람이 되어달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않았다.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 정말 그러했다. 길고 긴 터널을 뚫고 정상의 자리에 우뚝선 강동고축구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유승원 기자> / 박명숙 기자

토요저널  hhr@toyonet.co.kr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